[CFO 워치/현대코퍼레이션]다운사이클에서도 함박웃음, 김정식 상무의 한수는장기화된 차입구조 완성...어닝 서프라이즈에 따라 현금창출력 ↑
이호준 기자공개 2023-05-08 09:41:09
이 기사는 2023년 05월 03일 14시42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X인터내셔널, 삼성물산 등 지난 2년간의 호황기에 따른 기저효과가 종합상사 곳곳에서 두드러지고 있지만 현대코퍼레이션만은 예외다.현대코퍼레이션은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8.52%, 76.60% 오른 1조7706억원과 256억원을 기록,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법인세 등 각종 세금을 제외해 최종적으로 남는 여러 순이익 지표 역시 모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실적이 고공 행진을 하면서 재경실장인 김정식 상무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김 상무는 지난해부터 금리 인상기 등에 대비하며 차입구조 개선에 여념이 없는 한 해를 보냈다. 이 덕에 현대코퍼레이션의 차입구조는 현재 효율적으로 바뀌었다고 볼 수 있는데 호실적에 따른 두둑한 곳간 사정에 더해 차입 장기화 효과까지 누리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금성자산 '4000억원' 돌파
현대코퍼레이션이 고공 행진하는 이유로 높은 철강 가격을 꼽을 수 있다. 지난해 대러 제재가 심화된 데 이어 튀르키예 대지진까지 겹치며 유럽 내 철강제품 공급 수요가 늘었다. 이에 더해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풀리면서 아프라카 및 중동 등 신흥국 내에서 승용부품에 대한 주문도 크게 늘어났다.
당초 상사업계는 올해를 '호황기에 따른 기저효과의 해'로 전망하면서 실적이 꺾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에 비해 낮아진 석유화학 부문의 평균 유가도 한몫했다. 하지만 실적이 예상외로 고공 행진을 펼치면서 올해 현대코퍼레이션의 전년 대비 영업이익 증감률(76.60%)은 LX인터내셔널(-34.2%)과 삼성물산(18.3%) 등 주요 경쟁사들의 숫자를 압도한다.
실적이 좋아지니 현금성자산 역시 두둑해지고 있다. 현대코퍼레이션은 2022년 말 3600억원의 현금을 보유했었지만 올해 현금성자산은 1분기 기준으로 4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작년 같은 기간(3000억원)과 비교하면 1000억원을 훌쩍 넘겼다. 단기금융상품 등 기타금융자산을 포함한 금액이다.
무엇보다 지난해부터 재경실장인 김정실 상무가 차입 효율화에 '드라이브'를 걸어오면서 실적 호조에 차입 장기화 효과까지 더해지게 됐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말 현대코퍼레이션의 단기차입금은 4061억원으로 1년 새 38% 가까이 줄었다. 같은 기간 장기차입금 증감률(-0.4%)을 훨씬 넘어선다.

현금창출력이 좋아진 데다 차입구조가 장기화된 덕에 현대코퍼레이션이 당장 이 빚들을 감당하기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 이번 분기 증권업계 추산 현대코퍼레이션의 올해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가 880억원으로 작년보다 100억원 가까이 늘어나게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재무건전성이 양호해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8년째 재무 업무 보는 김정식 실장
최근 현대코퍼레이션의 곳간 사정이 주목을 받는 또 다른 원인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는 신규사업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사실 현대코퍼레이션뿐만 아니라 글로벌 종합상사업을 영위하는 여러 기업들이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 위해 진땀을 빼고 있다.
현대코퍼레이션은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산업, 물류용 등 로보틱스 제조, 판매 및 관련 부품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고 로보틱스 사업 진출 소식을 알렸다. 이밖에 호주 지게차 사업, 승용부품 사업 등수익원을 넓히기 위한 회사의 여러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다.
당장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이 없는 데다 영업에서 벌어들인 돈도 많아 자본적지출(CAPEX)을 커버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이에 다운사이클 및 금리 인상에 대한 불씨 속에서 김 상무가 앞으로 재무적 전략을 어떻게 가져갈 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진다.

일단 김 상무의 운신의 폭은 예년보다 넓어진 상태로 보인다. 1965년생인 김 상무는 2018년 초 새 재경실장에 선임됐다. 이전에도 재정팀장, 법인지사 관리 등을 맡아왔다는 점에서 재무·자금 관련 업무를 담당해 온 지도 벌써 8년이 넘었다.
앞서 언급한 신사업 부담에 더해 연간 150억원 이상의 수익을 인식하는 오만LNG의 배당금수익 수령 기간도 1년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현대코퍼레이션의 지난해 CAPEX는 겨우 80억원. 여전히 적은 금액인 점을 감안하면 재경실장인 김 실장도 추후 유동성 확대에 힘쓰는 전략을 펼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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