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 탈탄소 드라이브]전기로 1위 현대제철, 전기요금·원재료비 '이중고'③차입금의존도 60% 재무구조에 부담 증가 우려...2050년 탄소중립 달성 목표
강용규 기자공개 2023-05-18 07:17:51
[편집자주]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친환경 보호무역주의가 대두되면서 국내 철강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이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산업계에서 철강은 탄소 저감의 압력을 강력히 받는 산업군이며 동시에 국제통상의 무대에서 한국은 주도국보다 각종 경제권역의 참여국에 가깝기 때문이다. 더벨은 국내 철강사들의 탈탄소 전략과 그에 따라 산업계에 미칠 파장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6일 17시2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제철은 포스코와 함께 국내에서 고로를 보유한 양대 제철회사다. 동시에 전기로를 10기 보유한 국내 최대 전기로 제강사이기도 하다. 전기로 생산 쇳물을 활용해 자동차강판 등 고급 판재를 생산해 본 몇 안 되는 제철회사이기도 하다.현대제철은 2050년까지 수소환원제철을 통해 탄소중립을 달성하고 그 이전까지의 공백을 전기로의 적극적 활용으로 메운다는 탈탄소 로드맵을 수립했다. 이 과정에서 비용과 관련한 현대제철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대규모 설비투자를 계획한 상황에서 눈앞에는 치솟는 전기요금, 중기적으로는 원재료 조달비용의 부담 증대가 불가피해 보인다.
◇전기로 활용 중단기 탈탄소 계획, '80년 업력' 뒷받침
현대제철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에 앞서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기존 대비 12% 감축한다는 중단기 목표를 세워뒀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전로(용광로 쇳물을 정련하는 설비)에서 고로와 전기로의 쇳물을 혼용해 고급 철강제품을 생산하는 체제의 구축에 나선다.
우선 당진공장에서 휴지(가동 중단상태) 중인 연 100만톤 규모의 전기로 2기 중 1기를 쇳물 혼용 공정에 쓰일 전용 전기로로 개조해 재가동할 계획이다. 여기에 올해 말부터 2025년까지 15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2026년 시행될 유럽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적기 대응하기 위한 준비다.
이와 별도로 신식 전기로의 신설투자도 준비 중이다. 이 전기로는 고로에서 뽑아낸 쇳물을 철스크랩(고철) 등 전기로용 원료와 혼용해 철강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현대제철은 연 100만톤 규모로 신식 전기로를 지어 2029년 가동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업계에서는 이 전기로의 설치에 6000억원 수준의 금액이 투입될 것으로 내다본다.
일반적으로 전기로 쇳물은 자동차강판 등 고급 판재보다는 봉형강 등 강재 생산에 적합하다. 고로 쇳물은 철광석에서 직접 뽑아내는 순철인 반면 전기로 쇳물은 철스크랩을 녹인 재활용 쇳물이라 불순물이 함유되기 때문이다.
다만 현대제철은 1953년 전기로 사업을 시작해 80년의 업력을 쌓는 동안 일반론을 극복할 수 있는 수준의 기술력을 갖췄다. 전기로 쇳물에서 불순물을 배제하는 정련기술이 대표적이다.
현대제철은 2010년 당진제철소의 고로 1호기를 가동하기 이전인 2007년부터 전기로 쇳물을 활용해 자동차강판을 생산한 경험이 있다. 지난해에는 전기로 쇳물로 강도 1.0GPa 이상의 초고강도 강판 생산을 생산하는 데도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다만 철강업계에서는 전기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현대제철의 중단기 탈탄소 계획이 설비투자비용 이외에도 추가적 비용 부담을 적지 않게 수반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 높아지는 비용, 차입 의존도 높은 재무구조에 추가 부담 우려
현대제철은 2021년 기준으로 연간 7038GWh 규모의 전기를 사용했다. 삼성전자(1만8412GWh)와 SK하이닉스(9209GWh)에 이은 국내 3위다. 이 때문에 현대제철은 해마다 2조원 이상을 전력비로 투입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전력비 지출은 2020년 2조894억원에서 2022년 2조5583억원까지 2년 연속으로 비용이 늘었다. 올해도 앞서 15일 KWh당 8원의 전기요금 상승이 발표된 만큼 전력비 부담 증가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원재료 조달비용과 관련한 우려도 있다. 전기로 제철의 주원료인 철스크랩은 글로벌 철강업계의 전기로 확대 움직임에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면 국내 철스크랩시장은 2022년 기준 소비량 2630만톤 중 2241만톤만이 국내에서 공급되는 등 수입산에 해마다 15% 안팎을 의존하고 있다. 수급 불균형 탓에 언제든지 가격이 인상될 수 있는 상황이다.
현대제철은 전기로 생산 철강제품의 탄소 저감을 위해 HBI(직접환원철의 일종)와 펠렛 등 저탄소 원료를 철스크랩과 함께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이 역시 원재료 조달비용 부담을 더욱 크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두 원재료 모두 가공원료인 만큼 가공비용이 조달비용에 포함돼 있을 뿐만 아니라 HBI의 경우는 2021년 미국 컨설팅회사 맥킨지&컴퍼니가 글로벌 수요 증가와 원재료인 고품위 철광석의 부족으로 공급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애초 현대제철은 투자여력, 즉 재무구조가 우량하다고 평가하기는 쉽지 않은 기업이다. 90~100%를 오가는 부채비율은 안정적이나 차입금 부담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말 연결기준으로 현대제철은 금융기관 차입금이 11조5461억원으로 집계됐다. 차입금의존도는 59.8%로 안정적 기업의 기준인 30%를 2배 가까이 웃돌았다. 결국 현대제철은 중단기 탈탄소 계획을 차질 없이 수행하기 위해 사업적 로드맵 이외에 정교한 차입 전략까지 요구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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