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플로 모니터]SK가스, 두배 늘어난 투자활동...FCF 마이너스 전환하절기 현금창출력 감소할 전망...수소 등 신규 투자 대비한 유동성 관리 필요성 ↑
이호준 기자공개 2023-05-24 07:12:29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9일 11:1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가스의 1분기 잉여현금흐름(FCF)이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LPG를 유통하고 판매하며 벌어들였던 현금보다 시설투자 등으로 빠져나간 현금이 더 많이지면서다. 각종 투자로 인해 부채비율도 높아지고 현금성자산은 감소한 상태다.LPG 난방 수요가 감소하는 여름으로 접어들면서 영업활동현금흐름마저 감소 추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현금화시킬 수 있는 단기금융상품이 많이 재무에 심각한 문제는 없지만 LNG·LPG 복합발전소, 수소 투자 등의 재무적 이벤트가 이어져 유동성 관리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영업활동현금흐름 두 배↑...겨울철 수요 증가 덕
SK가스는 역시 겨울에 강했다. 올 1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995억원으로, 작년 말에 비해 1500억원 가까이 늘었다. 특히 재작년 1분기에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적자를 볼 수준이었는데 지난해 2100억원으로 흑자 전환하더니 올해는 반전을 일궈냈다.
LPG 업체들이 한파를 반가워하는 이유다. 동절기에는 통상 난방용 LPG 수요가 견조한 흐름으로 전환되는 데다 해외 트레이딩 판매 물량도 확대돼 수익성이 탄탄해진다. 특히 이번 분기에는 거래처로부터 '받아야 할 돈'인 매출채권도 1000억원 이상 증가하면서 영업현금으로 유입되는 금액이 확 늘었다.
문제는 투자활동을 통한 현금 유출이 영업활동현금흐름보다 대폭 많아졌다는 것이다. 투자활동으로 순유출된 현금은 6919억원으로 작년 1분기(3322억원) 대비 두 배 넘게 증가했다. 무엇보다 유형자산 취득액이 작년 1분기 519억원에서 올 1분기 1200억원으로 늘어난 점을 보면 생산설비 구매 및 시설투자에 상당한 현금을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SK가스로서는 설비 투자에 고삐를 죌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숙원 사업인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 및 LNG·LPG 복합발전소(울산GPS) 준공을 1년 앞두고 있다. 공정률은 각각 78.7%, 77.6%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번 분기에만 복합발전소 전기생산설비 투자에 1000억원을 투입했고 3242억원이 더 집행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LPG 및 LNG 공급 연계 설비 구축에도 올해부터 4055억원이 빠져나간다.
투자가 늘어나면서 SK가스의 잉여현금흐름(FCF)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작년 말 현금보유량은 4047억원이었지만 올해 1분기 말에 2581억원으로 감소했다. FCF란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에서 자본적 지출(CAPEX)을 빼고 남은 현금흐름을 의미한다.
◇단기금융상품 현금화 전망...그래도 재무여력은 다소 빠듯
다만 FCF가 마이너스로 전환됐음에도 당장 SK가스의 재무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작년 1분기 3700억원 수준이던 단기금융상품은 최근 8561억원으로 급증했다. 통상 3개월~1년 내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금융상품은 사실상 현금으로 보기도 한다.
투자현금흐름 순유출이 많다고 해도 단기금융상품이 증가했다면 그만큼 여윳돈을 단기자산으로 굴리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결국 SK가스가 8561억원에 달하는 단기금융자산을 원하는 때에 현금화해 사용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낙관하기는 어렵다. 또 다른 미래 먹거리인 수소복합단지(CEC, Clean Energy Complex) 건설을 위한 추가 설비투자도 예상되는 시점인 데다 LPG 난방 수요가 감소해 현금창출력이 하락하는 여름으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현재 가진 단기금융상품과 보유 현금으로는 시설투자를 다 감내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SK가스의 투자 계획인 7297억원(전기생산설비+연계 설비)이 곧바로 올해 지출될 경우 추가로 조달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다만 현재 SK가스의 재무여력은 다소 빠듯해 유동성 관의 필요성도 같이 제기된다. 1분기 말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1조4000억원, 부채비율은 작년 말 149%에서 162%로 높아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내년에 LNG·LPG 복합화력발전소가 준공되면 하반기부터 관련 실적이 재무제표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하절기에 접어든 만큼 당분간 건전한 재무 활동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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