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8조 모은 스틱, 비결은 'LP 신뢰·사이드카 투자 전략' 2.4조 모집 목표액 목전, 새마을금고·부산은행 등 연 없던 LP도 다수 확보
김예린 기자공개 2023-05-30 08:13:02
이 기사는 2023년 05월 26일 14: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이하 스틱)가 작년부터 결성 중인 오퍼튜니티 펀드 3호에서 2조원에 가까운 출자금을 모은 것으로 파악된다. 출자자(LP)들과 공동 투자하는 ‘사이드가 투자 전략’을 펼치면서 펀드 사이즈를 키웠고, 이에 힘입어 기존 스틱과 연이 없었던 LP들도 ‘러브콜’을 보내는 등 초대형 펀드 결성이 순항하는 분위기다.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지난 18일 총 1조8400억원 규모로 오퍼튜니티 3호 펀드의 3차 클로징을 마무리했다. 결성 목표액 2조4000억원에 성큼 다가간 것으로, 연말 펀드를 최종 클로징할 예정이다. 해외에서 5억달러(약 6600억원) 이상의 자금을 모집하겠다는 계획이 이뤄지면 전체 펀드 사이즈는 본래 결성 목표 수준을 넘어설 전망이다.
스틱은 올 초 1조2800억원에 오퍼튜니티3호 펀드 1차 클로징을 완료했다. 이후 MG새마을금고와 군인공제회에서 각각 1000억원, 200억원을 추가 조달했고, NH투자증권도 LP로 확보했다. 국민연금·교직원공제회와 공동 투자를 위한 사이드카 펀드를 병행펀드로 포함하기로 하면서 올 4월 1조7100억원 규모로 2차 클로징을 마쳤다. 최근 신협에서 1000억원을 조달하고 부산은행과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까지 LP로 확보하면서 3차 클로징도 순조롭게 마무리했다.
펀드 사이즈가 수개월 만에 급격히 커진 배경에는 사이드카 펀드가 있다. 스틱은 작년 국민연금과 교공으로부터 각각 4000억원, 2000억원 출자를 받았다. 다만 3호 펀드를 최종 결성하고 이후 조단위 투자에 나설 경우, 해당 펀드 1개만으로 전체 투자금을 조달하긴 쉽지 않다. 대게 PE들이 조단위 투자에 나설 경우 보유 블라인드 펀드를 활용하는 데 더해 LP 대상으로 공동 투자를 제안하는 이유다.
다만 공동 투자를 제안하고 결정을 내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기에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 한계를 극복하는 차원에서 스틱은 LP들이 투자 건마다 별도로 추가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했던 기존 방식을 버리고 미리 사이드카 펀드를 결성해 자금을 즉시 조달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제안을 받아들인 국민연금과 교공이 기존 출자와는 별도로 각각 2000억원, 1000억원을 투입하면서 3000억원 규모 사이드카 펀드가 조성됐다.
사이드카 펀드는 글로벌 PEF 운용사들이 해외에서 활발하게 운용하는 투자 전략 중 하나다. GP는 더 큰 자금을 굴려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LP는 더 큰 수익을 돌려받아 ‘윈윈’하겠다는 차원으로, GP와 LP간 믿음이 깔려 있어야 가능한 구조다. 스틱이 20년 넘는 업력을 통해 투자·회수 실적을 축적하며 얻어낸 신뢰를 바탕으로 꺼내든 공동 투자 카드가 통하면서 초대형 펀드 출범을 목전에 둔 형국이다.
기존 LP가 대거 참여한 점도 이 같은 신뢰관계를 입증한다는 평가다. 오퍼튜니티는 구조조정 등 특수 상황에 투자하는 펀드로, 앞서 2016년과 2019년 각각 1호(6032억원), 2호(1조 2200억원)를 결성했다. 1호 펀드의 경우 하이브, 한화시스템, 한컴라이프케어, 더블다운인터액티브, HK이노엔 등 비상장사에 투자했는데 모두 IPO가 흥행하면서 고수익을 냈다. 펀드 1호 포트폴리오 중 일부 지분이 남아있는 한컴라이프케어와 더블다운인터액티브도 연내 최종 회수한다는 계획으로, 24% 이상의 내부수익률(IRR)이 기대된다.
그동안 스틱과 관계를 맺지 않았던 새로운 LP들이 출자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MG새마을금고와 총회연금, 부산은행, KB캐피탈 등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내달 3~4곳이 추가 출자를 단행할 예정으로, 이미 출자한 LP들만 20여곳이다. 연내 해외 LP들까지 확보함으로써 스틱 자체적으로는 물론 국내 PEF 중 최대 규모로 3호 펀드 결성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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