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판매사 지형도 분석]'리오프닝' 타임폴리오, 미래에셋·KB 비중 확대신한증권 3위로 밀려…'트로이카' 단독 판매 부각
윤종학 기자공개 2023-06-12 08:12:43
[편집자주]
저금리 추세 속 판매사의 알짜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던 헤지펀드가 연이은 사고로 골칫덩어리로 전락했다. 라임·옵티머스 사태로 책임이 무거워지자 주요 판매사들이 리스크 점검을 내세우며 헤지펀드 판매를 꺼리고 있다. 점검이 장기화되자 운용사들은 판매사들의 그물망 심사에 대응하면서도 생존을 위해 다양한 판매 채널을 모색하고 있다. 금융사고 이후 헤지펀드 운용사별 주요 판매채널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더벨이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08일 08: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지난해 소프트클로징(판매중단)과 올해 리오프닝(판매재개)을 거치며 판매사 지형도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이 타임폴리오운용의 사모 및 공모펀드 판매를 크게 늘리며 두각을 나타냈다.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 타임폴리오운용의 판매사 설정잔액은 3조224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변동성이 높아진 증시에 대응해 소프트클로징을 단행했음에도 2021년 말(2조9022억원)보다 설정잔액이 불어났다.
2021년 말부터 2023년 4월 말까지 타임폴리오운용 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한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이었다. 2021년말 5580억원에서 7316억원으로 약 1730억원이 늘어났다. 같은 기간 전체 설정잔액 증가액의 절반을 넘어선 수치다.
이에 미래에셋증권을 통한 판매 비중도 20%에서 22%로 높아졌으며 신한투자증권을 밀어내고 2위 자리를 차지했다. 앞서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최대 우군은 삼성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이었다. 두 증권사의 판매 비중은 운용사 전환 초기인 2016년 90%에 이를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삼성증권은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운용사로 전환하기 2~3년 전부터 고유자금을 투입하며 연을 맺었고 신한투자증권은 2015년 절대수익추구형스와프(Absolute Return Swap·ARS) 비즈니스를 시작으로 헤지펀드 판매까지 함께 해왔다.
다만 신한투자증권이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의 여파로 사모펀드 판매를 중단하며 그 자리를 미래에셋증권이 메우고 있는 모양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369억원가량의 설정잔액을 늘렸는데 이는 신규 판매가 아닌 기존 고객의 추가 납입분으로 알려졌다.
삼성증권은 8310억원으로 판매 비중 1위 자리는 지켰지만 설정잔액 증가폭은 257억원에 그쳐 신규 펀드 판매를 중단한 신한투자증권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에 판매 비중도 27%에서 25%로 소폭 낮아졌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3월 소프트클로징을 앞두고 '타임폴리오 위드타임증권자투자신탁'을 대거 판매하며 판매사 설정잔액을 크게 늘린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더해 올해 초 기관투자자로부터 500억원 가량을 모집한 사모펀드의 판매처로 활약한 점도 주효했다.
미래에셋증권에 이어 두 번째로 판매가 많았던 곳은 KB증권이었다. KB증권의 판매사 설정잔액은 2021년말 523억원에서 2023년 4월 말 1180억원으로 두 배 이상 덩치를 불렸다. 판매 비중도 1%대에서 3%로 올라서며 5위인 한국투자증권(1259억원)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KB증권 역시 지난해 3월 소프트클로징 직전에 공모펀드 300억원가량을 판매하며 설정잔액을 불렸다. 또한 올해 4월 타임폴리오운용이 새로운 콘셉트로 출시한 '타임폴리오 트로이카 Purple 일반사모투자신탁'을 단독 판매하기도 했다.
트로이카 펀드는 모집자금(설정액)의 90~100%를 국채와 통안채, 특수채 등 'AAA' 등급 이상 채권을 매입한 뒤 이들 초우량 채권을 담보로 상장주식을 차입한 후 숏 포지션을 취한다. 이를 매도한 금액을 토대로 롱 포지션을 갖춰 채권 이자와 롱숏 수익을 모두 거둘 수 있는 전략의 롱숏펀드다. KB증권은 이 펀드의 판매채널 역할을 도맡으며 약 340억원가량을 소화해냈다.
타임폴리오운용의 새로운 우군인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의 판매사 설정잔액은 향후 더 확대될 공산이 크다. 올해 1월 사모펀드 리오프닝에 나선 타임폴리오운용은 5월부터 공모펀드인 위드타임 펀드도 판매를 재개했다. 앞서 두 증권사 모두 타임폴리오운용의 공모펀드 비즈니스 확장과 함께 판매채널 역할을 키워왔다.
타임폴리오운용은 특정 판매사에 치우치지 않고 판매채널을 다변화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주요 판매사를 포함해 23곳에서 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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