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판매사 지형도 분석]DS운용, NH증권 최대 창구…다각화 속도옛 1위 삼성증권 하락세 지속, 거래 튼 판매사 26곳
양정우 기자공개 2023-06-08 08:18:57
[편집자주]
저금리 추세 속 판매사의 알짜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던 헤지펀드가 연이은 사고로 골칫덩어리로 전락했다. 라임·옵티머스 사태로 책임이 무거워지자 주요 판매사들이 리스크 점검을 내세우며 헤지펀드 판매를 꺼리고 있다. 점검이 장기화되자 운용사들은 판매사들의 그물망 심사에 대응하면서도 생존을 위해 다양한 판매 채널을 모색하고 있다. 금융사고 이후 헤지펀드 운용사별 주요 판매채널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더벨이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02일 15: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S자산운용의 최대 판매 창구로 부상한 NH투자증권이 선두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대형 판매사에 의존하기보다 채널 다각화로 판매 안정성에 무게를 싣는 전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 DS운용의 판매사 설정잔액은 1조5403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말 1조6487억원과 비교해 1000억원 가량 줄어든 수치다.
다만 2020년 말 1조294억원보다는 여전히 50%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글로벌 자산시장의 폭락세에 따라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이 받은 타격을 고려하면 DS운용은 오히려 선전을 벌였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지난 한 해 DS운용의 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한 채널은 NH증권으로 집계됐다. 판매 잔고는 2999억원을 기록해 전년(2620억원)보다 300억원 가까이 늘어났다. 판매사마다 취급 잔고가 감소 일로를 걸었던 터라 단연 압도적 수치로 평가받는다. NH증권의 리테일 채널에서 대대적 판촉에 나선 게 아니라 특정 고객의 창구 역할을 담당한 결과로 분석된다.
설정잔액 2~5위인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삼성증권, 하나증권 등은 판매 잔고가 모두 수백억원씩 감소했다. 눈에 띄는 건 삼성증권의 부진이다. 2020년 판매잔고 1위였으나 2021년 말 3위로 하락한 데 이어 올해 4월 말엔 4위로 집계됐다. 오랜 기간 DS운용의 헤지펀드를 취급해온 판매사이지만 다른 증권사의 채널이 사력을 다하는 탓에 성장세가 주춤하다.
본래 삼성증권은 DS운용이 투자자문사에서 헤지펀드 운용사로 전환한 초기부터 거래를 튼 판매사다. 초고액자산가(VVIP)를 대상으로 비상장주식에 투자하는 블라인드펀드가 먹혀들 것으로 예견했던 증권사이기도 하다. DS운용이 국내 최초의 비상장투자 헤지펀드(블라인드펀드)인 '디퍼런트' 시리즈를 론칭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디퍼런트 시리즈는 5년 만기 폐쇄형 구조로 판매가 쉽지 않은 상품이었다. 하지만 삼성증권의 고액자산가 기반과 프라이빗뱅커(PB)의 역량을 토대로 판매 잔고를 쌓기 시작했고 DS운용의 성과가 뒷받침되면서 폭발적 인기를 누렸다. 삼성증권에서는 디퍼런트 시리즈뿐 아니라 코스닥벤처펀드인 '콰트로' 시리즈도 대거 판매했다.
삼성증권과 함께 1~2위를 번갈아 차지했던 건 신한투자증권도 NH증권과 미래에셋증권에 뒤처진 상태다. 올해 4월 말 판매 잔고 순위는 3위로 집계됐다. 이 판매사 역시 DS운용이 자문사였던 시절부터 꾸준히 거래를 해왔던 증권사다. 프리미엄 점포인 신한PWM의 고객층을 중심으로 헤지펀드 세일즈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DS운용의 판매사 비중 현황에서 유독 두드러진 대목은 판매 채널의 숫자다. 현재 26곳에 이르고 있다. 2021년 말 24곳에서 2곳이 더 늘어났다. 이 때문에 선두인 NH증권의 판매 비중이 19% 수준에 불과하다. 3위권부터는 점유율이 아예 10%를 밑돌 정도로 쏠림 현상을 지양해온 것으로 풀이된다.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를 연이어 겪은 후로 대형 판매사는 자산운용사와 헤지펀드의 리스크를 보수적으로 점검해왔다. 비시장성 자산을 담는 펀드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이렇게 시장 여건 변화에 따라 판매 채널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는 점이 확인되면서 중소형 판매사로 창구 다각화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DS운용은 직접 VVIP 고객을 소형 판매사와 연결해주는 마케팅을 소화하기도 했다. 그간 비상장사를 담는 헤지펀드에 투자하려는 고객이 꾸준히 늘어왔기에 중소형사 역시 상품을 전면에 내걸면서 '윈윈' 효과를 누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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