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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 네이버 vs 카카오]현금배당 초점 맞춘 네이버, 자사주 소각 힘 준 카카오[주주환원]③잉여현금흐름(FCF)의 15~30%로 규모 동일, CFO 별 디테일 차 '뚜렷'

이지혜 기자공개 2023-06-15 09:04:24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2일 13:4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잉여현금흐름(FCF)의 15~30%'. 네이버와 카카오가 주주환원에 쓰겠다고 밝힌 금액규모다. 비율은 같지만 디테일 차이가 크다. 네이버는 최근 2개년의 평균 연결 FCF의 15~30%를 주주환원에 쓰겠다고 밝혔다. 반면 카카오는 별도기준 조정 FCF를 기준으로 삼았다.

차이점은 또 있다. 네이버는 주주환원 정책의 초점을 현금배당에 맞췄다. 과거 자사주 취득과 소각 등을 병행했던 것과 대비된다. 이는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가 2022년 자리를 맡으면서 생긴 변화다. 네이버가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을 세운 것은 오래됐지만 현금배당에 방점을 찍은 것은 네이버 역사상 드문 사례다.

반면 카카오는 현금배당으로 5%, 자사주 취득과 소각 등으로 10~25%가량을 쓰겠다고 밝혔다. 카카오의 주주환원정책은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 투자총괄대표가 주도해 2021년도부터 시행됐다. 이전까지 카카오가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을 내놓지 않았던 것과 대비된다.

디테일은 달라도 목적은 같다. 주가 부양이다. 경기 악화, 실적 부진 가능성, 플랫폼 사업규제 움직임 등 네이버와 카카오의 사업환경은 좋지 않다. 결국 주가가 내리자 대규모 주주환원으로 투자자를 달래려는 의도다.

◇FCF의 15~30% 주주환원, 네이버 김남선 표 정책 핵심은 ‘현금배당’

네이버와 카카오는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을 3년 단위로 세우고 이에 따라 현금배당 등을 진행한다. 네이버는 2019년 세웠던 정책이 2022년도를 끝으로 만료돼 올해 새로 만들었다. 카카오는 2021 사업연도부터 2023년까지 유효한 정책을 세웠다.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을 세우는 이유는 투자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투자자의 신뢰를 제고하기 위해서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둘다 FCF의 15~30%를 주주환원재원으로 쓰겠다고 밝혔다. 다만 디테일은 다르다. 네이버는 연결기준, 카카오는 별도기준으로 삼았다. 연결 재무제표는 종속회사까지 반영되기에 규모가 더 크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실질은 그렇지 않다. 회사마다 또는 시기마다 차이가 있다. 지난해 네이버와 카카오는 둘다 별도기준 FCF가 더 컸다.

연결과 별도 중 무엇을 기준으로 삼든 이것으로 주주환원 규모를 절대적으로 따질 수 없다는 의미다.


오히려 가장 큰 차이점은 현금배당 정책에 있다. 네이버는 FCF의 15~30%를 전액 현금 배당으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임직원 주식 보상 제도 운영를 운영하다보니 각종 규제에 걸려 자사주 취득과 처분에 어려움을 겪어서다. 이렇게 되면 2022년 회계연도에 대한 주주환원 규모는 620억~1200억원이 된다. 올 3분기에 특별배당으로 지급될 예정이다.

예년과 대비해 현금배당 규모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019년부터 2021년도까지는 직전 2개년 연결현금흐름 평균의 30%를 주주환원에 썼다. 이 때문에 전체적 주주환원 규모는 줄어들 수 있지만 현금배당 총액만큼은 늘어난다는 의미다.

적극적 현금배당은 김남선 CFO가 2022년 선임되면서 생긴 변화다. 김 CFO는 지난해 취임하자마자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는 대신 그만큼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3분기 말 주주를 대상으로 특별배당금 1371억원을 지급했다. 이에 따라 연결기준 배당성향이 2021년 4.9%에서 지난해 18%로 급상승했다.

이는 네이버의 자사주 활용 정책에도 부합한다. 네이버는 현금을 써서 타법인 지분을 인수하는 대신 자사주를 활용, 지분교환 방식으로 ‘혈맹’을 맺는 방식을 주로 취했다.

그렇다고 현금배당만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김 CFO는 '2023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네이버의 자사주 활용 방식에 대한 외부의 이해부족으로 인한 혼란, 일각에서 편향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 앞으로 3년 동안 해마다 1%씩 자사주를 소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현재 주가 기준으로 1조원에 가까운 규모다.

다만 임직원 주식 보상 제도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자사주 보유량을 장기적으로 발행주식 수의 5% 이내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 배재현 표 주주환원 핵심은 ‘자사주 소각’

카카오가 지난해 2월 공개한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도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 투자총괄 대표의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배 대표는 카카오그룹의 투자를 진두지휘하는 동시에 CFO 역할도 맡고 있다. 배 대표의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은 2021사업연도부터 2023년까지 유효하다.

카카오의 주주환원 정책은 그 자체로 눈에 띈다. 일찌감치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공표해왔던 네이버와 달리 카카오는 실적 불확실성을 근거로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지 않다가 지난해 기조를 바꿨다. 플랫폼사업자 규제 강화, 골목상권 침해 논란, 카카오페이 임원 보유주식 매각 등 각종 악재로 주가가 떨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현금배당을 별도 FCF의 5% 이상으로 설정하되 전년도 주당 배당금 이상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대신 자사주 취득과 소각으로 별도 FCF의 10~25%를 쓰겠다고 밝혔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발행주식 수가 줄어 주당 가치가 높아지는 효과가 생긴다.

이에 따라 카카오의 현금배당 규모는 네이버보다 현저히 적다. 2021년 배당총액은 230억원, 2022년 배당총액은 262억원 정도로 연결기준 현금배당성향은 각각 1.8%, 1.9%에 그쳤다. 2020년도 8.3%였던 것과 대비된다.

그러나 주주환원 규모는 약속했던 대로 충실히 이행했다. 2021년에는 별도 FCF 25%에 더해 특별소각을 추가, 지난해 5월 3일 기준으로 총 323만9741주의 자사주를 소각했다. 2022년 경영성과에 대해서는 FCF의 25%에 해당하는 189만7441주를 올 5월 3일 소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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