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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진에어]곽주호 상무의 영구채 조기상환 셈법은영구채 금리 스텝업 시 이자부담 연 31억 증가, 조기상환 시 부채비율 급등 불가피

강용규 기자공개 2023-06-14 07:40:20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2일 16:1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CC(저비용항공사)들은 코로나19 시기 대규모 적자로 결손금 누적에 따른 자본 훼손이 나타났다. CFO(최고재무책임자)들은 훼손된 자본을 보강하기 위해 유상증자나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 다양한 조달전략을 구사했으며 진에어의 경우에는 신종자본증권의 일종인 영구채의 발행이었다.

진에어의 CFO를 맡고 있는 곽주호 인사재무본부장 상무는 지난해 영구채의 리파이낸싱을 통해 자본 규모를 최대한 유지하고 이자부담을 억제한 바 있다. 올해는 다시 발행한 영구채의 이자율 상승(스텝업) 시기가 돌아온다. 이 영구채 역시 조기 상환 절차를 밟을 것인지가 올해 진에어 재무전략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로 꼽힌다.

진에어는 2023년 1분기 개별기준으로 자본총계가 164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보다 50.7% 늘었다. 분기 신기록인 600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결손금(마이너스 이익잉여금)을 2908억원에서 2356억원까지 낮춘 것이 자본 급증의 핵심 원인으로 분석된다.

진에어는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해도 자본총계가 -12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져 있었다. 당시는 결손금이 3396억원까지 불어나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엔데믹화에 발빠르게 대응해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연속 순이익을 내며 반년 사이 결손금을 1000억원 가까이 줄이는 데 성공했다.

진에어가 호실적을 기반으로 결손금을 지워가고는 있으나 그에 따른 반작용도 있다. 코로나19 엔데믹화에 따른 노선 정상화 과정에서 운항 항공기 대수를 늘리며 리스부채가 늘어나 이자부담 역시 커지고 있다.

진에어는 1분기 이자비용 41억원을 지출했다. 전년 동기보다 4억원, 11.5% 늘었다. 다만 이 기간 진에어의 부채총계가 4208억원에서 6354억원으로 51%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CFO 곽주호 상무가 이자부담 억제에 공을 들이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곽 상무는 조만간 진에어의 이자비용이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진에어는 지난해 10월31일 620억원의 영구채를 발행했으며 계약상 만기일은 2052년 10월31일, 이자율은 최초 1년동안 8.6%였다.

이 영구채는 발행 뒤 1년이 지나고부터 조기 상환이 가능하지만 상환하지 않을 시에는 이후 1년동안 최초이자율에 5%를 가산한 13.6%가 적용된다. 그 뒤로는 해마다 이자율이 2%씩 가산된다. 올해 조기 상환하지 않는다면 진에어의 연간 이자비용은 31억원 늘어나고 이후로는 해마다 12억4천만원씩 불어난다.

최근 진에어의 실적 호조세를 고려하면 영구채의 조기 상환을 위한 이익 창출능력이 부족하지는 않을 공산이 크다. 그러나 곽 상무로서는 영구채가 회계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분류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조기 상환을 추진한다면 진에어의 자본에서 620억원이 사라진다는 말이다.

1년 사이 진에어의 부채가 크게 늘었음을 고려하면 조기 상환은 오히려 재무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 진에어는 1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이 386.6%로 집계됐다. 영구채를 제외한다면 620.7%까지 높아진다.

결국 이 영구채의 상환은 진에어가 조기 상환 가능시점까지 결손금을 지우고 자본을 증대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이익을 낼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진에어는 2021년 8월에도 750억원의 영구채를 발행해 자본을 확충한 전례가 있다. 당시 이자율은 첫해 6.8%, 이후 1년은 스텝업 조항에 따라 5%를 가산한 11.8%였다.

곽 상무는 이 영구채를 금리 스텝업 이전인 2022년 8월 조기 상환하고 그 해 10월 620억원의 영구채를 새로 발행하는 방안을 통해 기존 영구채 상환에 따른 자본 감소를 최소화했다. 올해는 같은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내릴지가 주목되고 있다.

곽 상무는 1966년생으로 한양대 경제학과를 나왔다. 1995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자금기획팀장, 감사실장, 수입관리부 담당임원 등을 거쳤다. 2022년 1월 진에어 인사재무본부장으로 옮겨 CFO 역할을 맡았다. 올해 3월부터는 사내이사도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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