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부장 신사업 체크]자본 갉아먹는 '결손금' 자이글, 외부조달 부담 커지나②핵심사업 캐시카우 역할 부진, 현금자산 34억 불과
윤필호 기자공개 2023-06-21 08:15:30
[편집자주]
기업의 신사업 진출 또는 전환 결정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주식시장에는 활력을 안겼다. 그러나 일명 '테마주'에 편입돼 실제 기업가치와 무관한 변동성으로 피해 우려를 키우기도 했다. 개인 투자자는 크게 늘었지만 정보 부족으로 시장에서 소외되는 형상을 보이기도 했다. 더벨은 신사업에 출사표를 던진 상장사의 진출 배경과 역량, 성과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9일 07: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자금 등 기초 체력이 필요하다. 실제 수익을 거두기까지 기간도 기업이나 업종별로 천차만별이고 기반을 갖추기 위한 투자금액도 당초 예상과 달라지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기간을 버티기 위해서는 기존 핵심 사업의 꾸준한 캐시카우 역할이 필요하다.자이글은 지난해 12월 2차전지 관련 공장과 설비를 인수하며 ‘LFP(리튬·철·인산) 배터리’ 신사업 진출을 알렸다. 미국 현지 합작법인(JV) 설립과 자금 조달 등 추진 단계를 밟는 모습이다. 다만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고 국내외 공장의 양산 시점도 미정인 상황인 만큼, 기존 주방가전 사업의 역할이 막중한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적자가 이어졌고 재무구조도 부담이 커진 모습이다.
자이글이 2차전지 신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기존 사업이 충분히 뒷받침돼야 한다. 그러나 그간 팬데믹 시기에 경영환경 악화로 적자가 이어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1년과 2022년 각각 영업손실 51억원, 27억원으로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도 46억원, 37억원으로 집계됐다. 부진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1분기 영업손실은 7억원, 당기순손실 9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마찬가지로 적자를 냈다.
영업손실이 이어지면서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전환했고, 재무구조에도 균열이 생겼다. 2020년말까지 플러스(+) 흐름을 유지하던 이익잉여금이 2021년에 마이너스(-)로 전환하면서 결손금이 쌓이고 있다. 결손금은 2021년말 4억원에서 2022년말에는 42억원, 올해 1분기말에는 50억원으로 크게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부채가 늘긴 했지만 적절한 수준에서 관리했다. 부채총계는 2020년말 106억원에서 2021년말 129억원, 2022년말 193억원으로 늘었다. 2023년 1분기말에는 190억원으로 다시 감소했다. 이 기간 결손금 증가의 영향으로 자본총계가 520억원에서 409억원으로 100억원 넘게 줄었다. 부채비율도 20.4%에서 46.6%로 상승했지만, 안정권을 유지했다. 차입을 위한 룸이 아직 남아있는 셈이다.
문제는 현금(현금및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도 급속도로 줄었다는 점이다. 2020년말 현금자산은 118억원 규모였지만, 빠르게 감소했고 올해 1분기말에는 34억원으로 절반 넘게 줄었다. 당장 2차전지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많은 자금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처럼 적자가 이어진다면 영업수익을 통한 현금 마련을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기존 보유하고 있는 현금자산을 활용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정작 곳간이 줄어든 만큼, 외부 조달의 필요성이 커졌다.
실제로 자이글은 지난해 12월 LFP 배터리 신사업 진출을 알리는 공장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63억원 규모의 단기 차입을 진행했다. 현재 미국 진출을 위한 단계를 밟고 있으며, 이를 위해 300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하지만 신사업을 진행하면서 추가로 자금이 필요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 자이글은 확정된 사안은 없다고 밝혔다. 자이글 관계자는 “2차전지 사업의 특성상 제조시설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많은 자금과 시간이 소요되는 부담이 있다”면서도 “부담을 최소화하며 진행하는 방법을 찾고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면 별도 공시를 통해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