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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투자증권은 지금]6년만에 대표 교체…'들쑥날쑥' 수익성 회복 관건①한두희 대표, 불확실성 극복에 집중…과거 순손실 '재발 막기' 총력

이정완 기자공개 2023-06-21 07:23:18

[편집자주]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6년 만에 순손실을 기록했다. 공교롭게도 올해 초 새로운 대표를 맞이하며 리더십에 변화가 생겼다. 한화투자증권은 2021년 한화그룹 금융계열사 핵심 축인 한화생명 자회사로 편입된 뒤 디지털과 글로벌을 키워드로 활발한 투자를 이어오기도 했다. 새 대표 체제 속 한화투자증권이 직면한 과제를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9일 15: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두희 대표이사가 한화투자증권의 새로운 수장으로 선임된 지 반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다. 지난해 6년 만에 적자를 기록한 만큼 그의 최우선 과제는 수익성 회복이다.

좀처럼 외부에 노출되지 않던 한 대표의 방향성은 최근 발표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통해 드러났다. 증권업 환경이 우호적이지 못한 시기에 대표를 맡게 돼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안정적인 실적 수익성 기반을 마련하는데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내비쳤다.

◇'트레이딩' 실적 개선 '주목'

한화투자증권과 한화자산운용은 올해 1월 말 대표이사 트레이드(Trade)를 실시했다. 한두희 전 한화자산운용 대표(사진)가 한화투자증권 대표로 이동하고 권희백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는 한화자산운용 대표를 맡기로 했다. 한화그룹은 두 인물 모두 양사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사업 시너지가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한 대표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요인도 있었다. 한화투자증권이 지난해 2016년 이후 처음으로 순손실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인해 채권 운용이 부진에 처한 것을 비롯, 설상가상으로 CERCG(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 관련 소송으로 인해 충당금을 쌓으며 연결 기준 549억원의 순손실을 나타냈다.

우선 올해 1분기 실적은 선방했다.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수익은 6827억원으로 전년 동기 5127억원 대비 33% 늘었고 영업이익은 412억원으로 전년 동기 445억원에 비해 7% 줄었다.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트레이딩 사업이 흑자로 전환하며 실적 방어를 이끌었다.


트레이딩 사업 반등은 한 대표 선임 초기부터 기대됐던 부분이다. 그가 한화투자증권 트레이딩본부장으로 일하던 시절 호실적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1965년생으로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경영과학 석사학위를 받은 한 대표는 자산운용 업계에서 오랜 경험을 축적한 전문가다.

삼성생명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한 그는 2003년 외환코메르쯔투자신탁운용으로 이직해 본격적인 운용 경력을 쌓았다. 2005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현 신한자산운용)으로 이직 후엔 9년간 일하며 파생·대안운용본부장까지 역임했다.

한화투자증권으로 옮긴 건 2015년부터다. 그의 능력은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빛을 발했다. 2017년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에서 갓 회복한 트레이딩본부를 이끌어 2년 동안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을 이뤄냈다. 이 같은 능력을 인정 받아 2019년 말 한화생명 투자사업본부장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트레이딩 사업을 비롯한 1분기 실적 개선 성과를 한 대표의 공으로 평가하긴 아직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대표 역시 부임 초기 사업부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데 주력했다. 사업부 별로 회의를 소집해 사업 전략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ELS·CERCG' 교훈…'리스크' 관리 중점 둘 듯

오롯이 그의 성과를 평가하긴 위해선 1년 가량은 기다려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한 대표가 어떤 방향으로 한화투자증권을 이끌어갈지 엿볼 수 있는 자료가 최근 발표됐다. 한화투자증권은 19일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공개했는데 CEO 메시지를 통해 이해관계자에게 직접 이야기를 전했다.

한 대표는 "ESG 사업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신재생에너지 중심 지속가능금융을 확대하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을 가속화해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계획을 사업부별로 적용해 보면 IB본부의 인프라 투자 확대와 WM본부의 디지털 역량 강화가 점쳐진다. IB본부는 일본, 미국, 유럽 등 다양한 국가에서 인프라 투자처를 넓히고 있는 상황이다. WM본부의 경우 고객 편의를 높이기 위해 비대면 자산관리 서비스를 지속 선보이고 있다.

CEO 메시지 외에도 눈에 띄는 게 올해 경영목표다. 한화투자증권은 2021년부터 ‘B.T.S. 새로운 10년의 출발’이라는 목표를 제시해왔다. 한계와 경계 돌파(Breakthrough), 신뢰(Trust), 일하는 방식 혁신(Smart work)의 영단어 앞자리를 축약한 용어다.
한화투자증권 경영목표(출처=한화투자증권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올해는 경영목표를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지속가능경영의 기반을 구축한다'로 바꿨다. 증권업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리스크 관리 역량을 고도화하고 위기상황에 대비해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과거 적자가 발생한 사례를 보고 재발 방지를 위해 이 같은 목표를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투자증권은 2010년대 중반 ELS 운용 손실로 인해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순손실을 지속했다. 당시 홍콩 HSCEI지수 급락으로 인해 이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부실이 발생했다. 다른 증권사도 손실이 발생했지만 발행 한도를 과도하게 높게 설정한 탓에 적자 폭이 컸다.

지난해 손실도 불확실성 대비 역량과 관련이 깊다. 채권 운용 손실과 WM 사업 실적 감소 영향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흑자를 유지했지만 CERCG 사태로 인해 손실이 불가피했다. 한화투자증권은 2018년 중국 CERCG 자회사인 CERCG캐피탈이 발행한 외화채를 기초자산으로 자산유동화기업어음(CP)를 발행했다. 하지만 CERCG가 채무 불이행을 선언하며 당시 투자로 인해 손실을 입은 증권사와 소송전을 벌였다. 한화투자증권은 2심에서 일부 패소 판결을 받아 지난해 충당금을 설정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 대표가 회사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사건이 다시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리스크 전략 수립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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