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하이텍 vs KCGI]"분쟁 아닌 윈윈하는 지배구조 만드는 목표 이룰 것"임현철 KCGI CIO 부대표
김혜란 기자공개 2023-06-26 13:21:03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1일 16시0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행동주의 펀드 KCGI는 '경영권 분쟁'이 아닌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권 회복'이 투자의 시작과 끝임을 명확하게 밝혔다. KCGI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임현철 부대표는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일반주주와 지배주주가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의사결정구조, 그런 지배구조를 만드는 게 저희의 투자 콘셉트"라고 강조했다.KCGI가 이달 초 DB하이텍에 주주서한을 보낸 것이나 회계장부·이사회 의사록 등 열람·등사 가처분을 낸 데 대해선 "싸움을 거는 것이 아니다"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임 부대표는 "공시로 확인할 수 없는 부분이 있는데 (DB하이텍이) 기업설명회(IR)를 안 하니 주주로서 의구심을 해소하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기밀 유출이 우려된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선 "(회계장부·이사회 의사록 열람 허용 여부는) 법원이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KCGI는 DB하이텍 지분 7.05%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앞으로 지분을 늘릴 가능성에 대해선 "그럴 수도 있다"고 답했다.
◇"괜스레 전쟁?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가 목표"
KCGI가 한진칼과 오스템임플란트에 이어 DB하이텍을 투자처로 점찍자 일각에서는 투자차익을 얻기 위해 기업 내 분쟁을 만드는 것 아니냐는 부정적인 시선이 쏟아졌다. KCGI도 "저희에 대해 피로감도 많이 느끼시는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KCGI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부대표는 "한국 기업 의사결정체제에서 중요한 이슈는 벌어들인 이익을 지배주주와 일반주주 간 어떻게 나누냐인데, 보수나 일감몰아주기 등으로 지배주주 쪽으로 많이 흘러가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그런 현실이 바뀌어야 한다. 지배주주가 기업 이익을 사익으로 편취하려 하지 말고 파이를 키워 회사를 크게 만들고 이익을 일반주주와 공유하게 만드는 지배구조가 됐으면 하는 게 저희의 바람"이라고 말했다.
KCGI가 DB하이텍을 다음 투자처로 선택한 것도 DB그룹 오너 일가의 사익편취 행위가 의심되고 이것이 기업의 신뢰도 저하, 주가 저평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해서다. KCGI는 지난 3월 29일 주주총회에서 팹리스(설계전문) 사업부문인 DB글로벌칩 물적분할이 가결된 다음 날 지분 7.05%를 보유 중이라고 공시했다.
임 부대표는 "그전까지는 DB하이텍 지분을 모으고 있었고 공교롭게 주총 이후 지분율이 5%가 넘은 것"이라며 "우리는 물적분할 자체에 대해서가 아니라 일반주주들과 충분한 소통 없이 물적분할을 한 데 대해 문제제기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반주주가 큰 피해를 볼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선 일반주주들만의 표결(MoM)로 의사결정을 할 것을 제안했다.

◇KCGI가 보는 DB하이텍의 거버넌스 문제점
KCGI가 DB하이텍에 제시한 주주제안의 핵심은 일반주주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다. 첫 번째로 일감몰아주기 의혹에 대해 경영진의 명확한 의혹 해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DB그룹은 2020년 12월 신설회사 코메를 세운 뒤 지난해 DB메탈과 흡수합병했다. 이 회사는 DB하이텍과의 100% 내부거래(공사 수주)로 수익이 발생한다. KCGI는 코메와 DB메탈이 사실상 오너일가의 개인회사라는 점을 들어 지배주주의 사익편취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그는 "DB하이텍이 지난 7일 공문을 보내와 DB가 보안상의 이슈로 (공사를) 아무 회사에나 맡길 수가 없었던 데다, (2년간 내부거래) 금액이 (660억원이면)얼마 안 되지 않느냐고 해명했다"며 "그런데 보안은 비밀 유지계약을 통해 법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고 보안이 중요하면 회사 내부에서 내재화했어야 한다. 또 코메는 신설된 회사라 전문성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지주사 전환 문제도 남아 있다. 작년 말 DB하이텍의 지주회사 전환 이슈가 해소됐지만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DB하이텍의 주가가 올라 공정가치가 오르면 다시 이슈가 불거질 수 있다. 임 부대표는 "주주입장에서는 지주사 전환 이슈 때문에 주가를 억누르겠다는 생각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DB Inc는 DB하이텍 지분 12.42%를 보유하고 있는데, DB하이텍 주가가 올라 지분의 장부가액이 별도재무제표 기준 장부가액이 5000억원 이상이 되면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전환 대상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DB Inc의 또 다른 자회사 DB메탈과의 합병을 통해 DB Inc의 몸집 자체를 더 키우는 방안도 대안으로 일각에서 제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그것도 방법이 될 수 있지만 주주들에게 피해가 가게 해서는 안 된다"며 "주주들이 의심하는 행위를 하지 마시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KCGI는 DB하이텍에 자사주 소각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선 "연말에 자사주를 시장에 매각해 주가를 낮추는 식으로 지주회사 요건에서 빠져나오거나 '자사주의 마법'을 활용한다면 주주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며 "자사주 소각은 왜 안 하려고 하는지, 경영진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KCGI와 DB하이텍은 이달 중 대면 미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주주서한을 발표한 이후 7일 DB 측에서 공문을 보냈지만 의혹을 해소하기엔 불충분했고, 이 때문에 가처분을 낼 수밖에 없었다는 게 KCGI의 설명이다. KCGI는 대면 미팅을 통해 소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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