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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 운수권 전쟁]'하이브리드 꿈' 유턴했던 티웨이, 항로 되찾을까③중장거리 비행으로 대체 항공사 노려…다양한 노선·20년 업력 무기

허인혜 기자공개 2023-06-26 07:32:57

[편집자주]

최근 저비용항공사(LCC) 업계는 '운수권 전쟁'을 치르고 있다. 제주항공 등은 발리와 같은 새로운 여행 수요를 개척하기 위해 팔을 걷었다.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따른 대체 항공사 자리를 꿰차는 한편 중장기 노선 수익성을 높이고자 먼 거리를 마다하지 않는다. 더벨이 LCC업계의 치열한 운수권 다툼을 살펴보고 그에 따른 영향을 분석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2일 16: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티웨이항공은 국내에서 '처음'이라는 수식어를 자주 달았던 항공사다. 모태인 한성항공은 청주국제공항을 허브로 삼은 우리나라 첫 저비용항공사(LCC) 였다.

티웨이항공으로 이름을 바꾼 뒤에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하이브리드 항공사를 목표로 했다. 지금의 에어프레미아가 표방하는 항공사 모델과 비슷했다. 저비용항공사(LCC)보다 서비스의 수준은 높되 운임은 대형 항공사(FSC)의 85% 수준으로 받겠다는 계획이었다.

선두주자로 나선 만큼 파고 높을 수밖에 없다. 티웨이항공도 결국 하이브리드 항공사의 목표를 잠시 멈추고 다른 LCC처럼 저렴한 티켓값과 짧은 노선을 전면에 내세웠고, 이제는 중장거리 중심으로 다시 목적지를 수정했다.

◇중장거리 노선은 '하이브리드' 궤도 복귀

티웨이항공에게 중장거리 노선은 단순히 항속거리를 넓힌다는 의미를 뛰어 넘는다. 사실상 본래의 목표 궤도로 돌아가는 여정이라서다.

티웨이항공은 2019년부터 중장거리 노선 재도전의 의지를 드러냈다. 본래 보잉 737 MAX 8을 2019년 하반기부터 들여온다는 계획이었다. 생산 일정 등에서 난항에 부딪히자 에어버스 기종을 골랐다. 본격적인 중장거리 노선 운영은 에어버스의 대형기가 도입된 지난해부터다. 올해는 보잉 737 MAX 8도 확보했다.
티웨이항공이 2019년 차세대 항공기로 낙점한 보잉 737 맥스. 사진=티웨이항공

중장거리 비행 채비를 마치며 또 다른 수확도 따라왔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 따라 재분배될 운수권을 가져갈 대체 항공사 후보로 떠오른 것.

대체 항공사에게 풀릴 항로는 유럽 4개, 미국 5개 등 9개 노선이다. 티웨이항공은 이중 유럽 노선에 취항할 만한 여력을 갖췄다. 유럽은 프랑스(파리)·독일(프랑크푸르트)·이탈리아(로마)·스페인(바르셀로나) 노선이 배정된다.

티웨이항공은 미주와 유럽 노선 취항을 준비 중이다. 만약 대체 항공사가 된다면 FSC가 선점했던 '황금노선'을 가져갈 기회다. 합병 후 공석이 되는 비행 스케줄만 유럽의 경우 주간 23회다. 비행기 3~4대가 필요한 시간표다.

◇에어버스·보잉 대형기 확보…대한항공 지원 가능성도

중장거리 노선 확보는 운수권도 중요하지만 기재 확보가 먼저다. LCC들은 대부분 단거리용 비행기를 보유하고 있다. 대체 항공사로 거론될 수 있는 기업 자체가 중장거리 비행이 가능한 에어프레미아와 티웨이항공 뿐이다.

티웨이항공은 최근 가까운 유럽까지 운항 가능한 항속거리 기재를 속속 도입 중이다. 티웨이항공이 보유 중인 기재는 취항 초부터 운영 중인 보잉 737-800과 보잉 737 MAX 8, 에어버스 A330-343 등이다.

A330-300은 이론적인 항속거리가 1만km를 웃돈다. 여기에 좌석 등 여객기에 갖춰야하는 시설 등을 탑재하면 약 8500km 가량 운항이 가능하다. 최근 티웨이항공은 경량 좌석 적용에 매진 중으로 시설 무게를 줄여 항속거리를 더 확보할 계획이다.
시트 모니터를 빼고 무게를 경량화한 티웨이항공 좌석. 사진=티웨이항공

그렇다하더라도 만약 대체 항공사를 꿈꾼다면 기재 추가 도입이나 대한항공 등을 통한 임대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대한항공이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에 점보기를 저가에 대여해주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는 에어버스 A330-300 3대만 보유하고 있어 유럽 4개 공항 동시 취항이 불가능하다.

다만 EC와 DOJ가 2~3년간의 준비 기간을 보장해 줬다고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 시간 동안 중장거리 기재를 확보하면 대체 항공사도 실현 가능한 꿈이다.

티웨이항공은 에어버스 항공기를 2027년까지 20대로 늘린다는 목표다. 중소형기 30대를 포함해 모두 50대 규모의 기단을 확보할 계획이다. 기본형인 A330-300에 이어 항속거리가 더 긴 A330-200 도입도 목표했다.

◇20년 업력·풍부한 경험 '무기'

타 LCC 대비 경험이 많은 것도 티웨이항공의 장점이다. 티웨이항공도 에어프레미아를 앞서는 장점으로 풍부한 노하우를 내세우고 있다. 국내 최초의 LCC로 불리는 한성항공이 모태로 한성항공의 출범은 2004년이다. 약 20년간 이어져온 셈이다.

LCC로는 흔치 않은 노선을 운항한 경험이 있다. 몽골 노선은 30년 이상 대한항공이, 그 뒤로도 햇수로 2년간 아시아나항공이 나눠 운영했던 FSC의 전유물이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국토교통부의 운수권 정기배분 경합을 통해 제주항공과 함께 몽골행 운수권을 배분 받았다. 티웨이항공의 항로는 인천~울란바토르다.

특히 중장거리 부분에서는 LCC 중 가장 경험이 풍부하다. 티웨이항공이 중장거리기를 도입하며 방콕과 몽골, 호주 시드니행, 싱가포르 항로가 열렸다. 이론적으로는 서유럽 국가 일부까지도 비행이 가능한 수준이다.
티웨이항공이 키르기스스탄 정규 취항을 기념해 지난 1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기념식을 열었다. 아이다 이스마일로바(왼쪽에서 여섯 번째) 주한 키르기스스탄 대사, 김범호(오른쪽에서 일곱 번째) 인천공항공사 미래사업본부 본부장, 민병도(왼쪽에서 네 번째) 페이버스그룹 회장, 정홍근(왼쪽에서 여덟 번째) 티웨이항공 대표. 사진=티웨이항공

이달부터 LCC로는 미지의 영역이었던 '스탄 국가'에도 신규 취항했다. 2020년부터 키르기스스탄에 비정기선을 띄우며 중앙아시아에 도전장을 낸 바 있다. 팬데믹 기간 중 22편의 비슈케크 노선 전세편을 운항했다. 이달 14일부터 정기선을 운영하고 있다. 비행시간만 7시간으로 LCC로서는 최장거리에 속한다.

◇중장거리 노선 수익률에 기대 건다

경험도 많고 규모도 갖췄지만 난관도 분명하다. 티웨이항공의 가장 큰 문제는 유동성이다. 티웨이항공의 부채비율은 2019년 331.2%에서 2020년 517.6%까지 뛰었다. 2021년부터는 네자릿수까지 치솟았다. 2021년 1494.6%, 2022년 1744.1%다.

다만 부채비율 상승이 대형 항공기 도입에 따른 투자비용과 항공권 판매에 따른 선수금의 영향이 커 개선 여지가 있다. 대형 항공기 도입에 따른 부채비율 상승은 중장거리 노선 전략으로 낮출 수 있다. 대체 항공사도 기회다. 티웨이항공은 이미 EC에 유럽행 노선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고 항공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실례로 에어버스 A330-300이 운항하는 노선은 중소형기가 도달하는 항로 대비 객석당 수익률이 20%에서 30%까지 높아졌다. 덕분에 1분기 영업이익률이 23.0%에 육박했다. 국내 LCC 중 2위다. 1분기 영업이익은 826억7000만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다. 매출액은 3587억7600만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00%가 넘게 증가했다. 부채비율도 1050.9%까지 하락했다.

티웨이항공은 2025년까지 매출 2조원, 2027년까지 매출 3조원을 목표하고 있다. 올해 매출 목표는 1조원 이상으로 전해진다. 티웨이항공은 팬데믹 기간 이전인 2018년 7318억원, 2019년 8104억원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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