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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투자증권은 지금]디지털 투자 확대...두나무 가치에 '울고 웃고'③권희백 전 대표 시절 두나무·토스뱅크 투자…자본적정성 영향 불가피

이정완 기자공개 2023-06-28 13:00:10

[편집자주]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6년 만에 순손실을 기록했다. 공교롭게도 올해 초 새로운 대표를 맞이하며 리더십에 변화가 생겼다. 한화투자증권은 2021년 한화그룹 금융계열사 핵심 축인 한화생명 자회사로 편입된 뒤 디지털과 글로벌을 키워드로 활발한 투자를 이어오기도 했다. 새 대표 체제 속 한화투자증권이 직면한 과제를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6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투자증권 자본 증가는 두나무 기업가치에 달렸다." 최근 증권업계에선 이 같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두나무 지분가치가 고점 대비 하락한 탓에 자본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두나무를 비롯한 한화투자증권의 디지털 투자는 권희백 전 대표이사 시절부터 시작됐다. 한화그룹 금융계열사의 신사업 전략에 발맞춰 디지털 기업 지분 투자 확대에 나섰다.

◇2019년 토스뱅크 출자로 투자 본격화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3월 토스뱅크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보통주 280만415주를 사들였다. 182억원 규모다. 한화투자증권은 2020년 토스뱅크 보통주 지분 인수를 위해 75억원을 투자한 것을 시작으로 2021년 475억원, 지난해 800억원을 연이어 투입했다.

최근 토스뱅크는 자본 총액을 최대 2조원 규모로 키우기 위해 4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유상증자 참여에 대해 확정된 내용이 없다"고 설명했다.

토스뱅크 투자는 2019년 3월 시작됐다. 248억원을 들여 설립 준비가 한창이던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했다. 토스뱅크와 제휴해 디지털 기반 고객 분석, 상품 제안 강화 등 혁신 사업 확대를 꾀했다.

당시 권희백 대표는 2019년 경영목표를 '사업영역 확대와 디지털 혁신으로 미래금융을 선도하는 성장기반 구축'으로 정하고 신사업 투자를 결정했다. 같은 해 9월에는 싱가포르 투자 플랫폼 기업인 캡브릿지(Capbridge)그룹에 50억원을 출자해 지분 10% 가량을 획득했다. 캡브릿지그룹과 블록체인을 기반 디지털 플랫폼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이 무렵 지배구조 재편을 통해 한화생명 종속기업으로 편입되면서 한화그룹 금융계열사 전반의 투자 트렌드에 발맞추는 목적도 있었다. 한화생명이 지분 100%를 보유한 한화자산운용은 2019년 2월 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약 1000억원에 한화투자증권 지분 19.6%를 획득했다. 2021년 8월에는 비금융계열사가 가지고 있던 한화투자증권 지분 26.46%를 마저 인수해 지배력을 높였다. 한화생명과 한화자산운용 모두 디지털을 핵심 키워드로 사업 전략을 탈바꿈하고 있다.

다만 꾸준히 유상증자에 참여한 토스뱅크는 여전히 순손실을 유지하고 있어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한화투자증권의 지분법 손실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실적 반등을 위해 올해 초부터 회사를 이끌게 된 한두희 대표가 토스뱅크와 협업을 이어갈 전망이다. 전략적 제휴를 추진해 올해 하반기 계좌 개설, 장외채권 매매 서비스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앞으로도 제휴 상품 및 디지털 신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두나무 지분가치 변동에 '희비' 교차

토스뱅크 투자가 디지털 금융 생태계 확대를 위한 투자였다면 두나무 투자는 더욱 과감함이 돋보인다. 한화투자증권은 2021년 2월 583억원을 들여 두나무 보통주 206만9450주를 인수했다. 현재 지분율은 5.96%다.

두나무 투자는 암호화폐 투자 열기에 힘입어 큰 폭의 수익률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두나무는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와 비상장 주식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 등을 운영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이 투자할 무렵 1조원 수준이던 두나무 기업가치는 2021년 말 10조원 이상으로 뛰었다. 2021년 말 한화투자증권은 두나무의 지분가치를 6514억원으로 평가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투자 대박이 현실화되는 듯 했으나 이듬해 암호화폐 산업 침체와 설상가상으로 루나 사태까지 겹치며 두나무 기업가치가 하락했다. 지난해 말 한화투자증권은 두나무 지분가치를 3348억원으로 재평가했다. 현재 장외시장 주가를 기준으로 한 두나무의 기업가치는 3조원 중반 수준이다.

여전히 매입 시점보단 높은 가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두나무가 한화투자증권의 자본 증가를 이끈 바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보유 지분에 대한 공정가치 평가를 통해 자본 중 기타포괄손익누계액에 투자 가치가 반영된다. 이로 인해 2020년 말 연결 기준 1조2522억원이던 자본총액은 2021년 말 1조8702억원까지 높아졌다. 다만 지난해 말 1조5556억원으로 다시 낮아졌다.

자본 총액은 증권사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인 만큼 변동성을 줄일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디지털 중심 지분 투자가 자본적정성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신용평가사가 증권사 자본적정성을 평가하는 수정순자본비율(NCR)은 하락세가 뚜렷하다. 한국기업평가는 1분기 말 한화투자증권의 수정NCR을 239.6%로 산출했다. 지난해 말 223.5%에 비해 소폭 상승했으나 2021년 276.3%에 비하면 40%포인트 가량 하락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수정NCR이 250% 밑을 지속 유지할 경우 신용등급 하향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두나무 투자가 여전히 평가이익을 유지하고 있지만 두나무에 대한 익스포저가 크다 보니 자본에 영향을 주는 관점에서 지속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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