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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법인 재무분석]삼성디스플레이 본사보다 4배 더 버는 '삼성아시아'올해 1분기 별도기준 '순이익 6조 넘어'...삼성전자 자회사 중 압도적 1위

양도웅 기자공개 2023-07-04 07:30:28

[편집자주]

2022년 12월 법인세법 개정으로 국내 본사가 해외법인(해외 자회사)으로부터 배당금을 받을 때 부담하는 세금 규모가 큰 폭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현금 확보가 필요한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은 배당을 확대할 여력이 있는 해외법인은 어디인지 살펴봐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THE CFO가 기업별 해외법인을 재무분석해 국내 본사 배당수익을 책임질 우량 해외법인을 찾아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8일 13:5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2월14일 삼성전자는 재계와 자본시장을 놀라게 만드는 공시를 하나 올린다.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연 이자율 4.6%에 2년간 빌린다는 내용이었다. 차입 목적으로는 운영자금 확보라고 밝혔다.

이번 대규모 차입은 바깥에 몇 가지를 알려줬다. 먼저 보유 현금(현금및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이 100조원 넘는 삼성전자이지만 본사가 가용할 수 있는 현금은 이보다 훨씬 적다는 사실이다. 차입하기 전인 2022년 12월 말 별도기준 보유 현금은 약 4조원으로 국내외 자회사 등을 포함했을 때인 연결기준 약 115조원과 110조원 넘는 차이가 났다.

이는 110조원 넘는 현금이 국내외 자회사와 손자회사 등에 나뉘어져 있다는 또다른 사실을 보여줬다. 이 가운데 2022년 12월 말 별도기준 삼성디스플레이의 보유 현금은 31조원이다. 삼성전자 본사보다 삼성디스플레이 본사가 8배 가까이 많은 현금을 들고 있었다. 국내외 자회사를 비롯한 232곳 중 삼성디스플레이 본사에 손을 내민 이유다.


◇자회사 중 가장 낮은 '부채비율 9%'...꾸준한 '조 단위' 순이익

그런데 삼성전자 해외 자회사 중에는 삼성디스플레이 본사보다 우량한 곳이 존재한다. 2006년 싱가포르에 설치한 '삼성아시아(Samsung Asia Pte. Ltd.)'다. 동남아 지역에 있는 삼성전자 해외 손자회사들을 관리하는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해외 자회사다.

올해 3월 말 별도기준 삼성아시아의 부채비율은 9%다. 전체 자산 가운데 91%가 삼성전자 본사가 출자한 돈(자본+자본잉여금)과 삼성아시아가 벌어들인 돈(이익잉여금)일 정도로 튼튼한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다.

부채비율 9%는 삼성디스플레이 본사 부채비율인 11%보다 2%p 낮은 수준이다. 또한 삼성전자가 자산과 부채를 공시하는 국내외 주요 자회사와 손자회사 등 25개 법인 가운데 가장 낮은 부채비율을 보이는 두 곳 중 한 곳이다. 다른 한 곳은 삼성디스플레이의 해외 자회사이자 삼성전자의 해외 손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동관(Samsung Display Dongguan Co., Ltd.)이다.


재무구조만 튼튼한 것도 아니다. 삼성아시아가 올해 1분기에 벌어들인 순이익은 6조원이 넘는다. 같은 기간 삼성디스플레이 본사의 순이익인 1조5000억원보다 네 배 큰 규모로, 25개 주요 국내외 법인 중에 압도적 1위다. 올해만 잘 번 것도 아니다. 지난해 순이익은 2조7000억원, 2년 전 순이익은 4조6000억원이 넘는다.

순이익은 자본총계 항목 가운데 이익잉여금으로 이동한다. 이익잉여금은 대표적인 배당 재원이다. 배당 여력을 비교분석할 때 순이익과 그 추이를 살펴보는 이유다. 삼성아시아의 정확한 이익잉여금 수치는 확인되지 않지만 2021년부터 2023년 1분기까지 쌓은 이익잉여금만 해도 13조원이 넘는다.


◇'주력 생산기지' 베트남 법인 3곳 모두 '완전 자회사'로 보유

삼성아시아의 순이익이 높은 이유는 무엇보다 삼성전자의 핵심 해외 생산기지인 베트남에 설치된 생산법인들을 자회사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베트남(Samsung Electronics Vietnam Co., Ltd.) △삼성전자베트남타이응우옌(Samsung Electronics Vietnam THAINGUYEN Co., Ltd.) △삼성전자HCMCCE콤플렉스 등 세 곳이다. 생산과 판매를 하는 세 법인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총 9000억원이 넘는다.

삼성아시아는 세 법인을 모두 완전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일본과 싱가포르, 뉴질랜드, 필리핀 등에 있는 판매법인과 방글라데시연구법인도 완전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다. 이들이 올린 순이익이 배당금 형태로 삼성아시아에 유입돼 자본총계를 늘리고 있다.

더욱이 싱가포르는 현지법인이 국외에 설립한 법인으로부터 거둔 배당수익을 포함한 자본소득에 대해서는 비과세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가 대규모 순이익을 내는 삼성전자베트남과 삼성전자베트남타이응우옌 등을 관리하는 해외 지주사인 삼성아시아를 싱가포르에 설치한 이유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베트남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다. 올해 1월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박학규 사장은 호 득 픅(Ho Duc Phoc) 베트남 재정부 장관을 만나 투자를 확대할 의사가 있음을 재차 밝혔다. 이 투자는 삼성전자 본사가 직접하기보다는 삼성아시아를 통해 이뤄질 것으로 점쳐진다.

이 경우 삼성아시아가 배당 여력은 감소할 수 있으나 매년 수조원의 잉여금이 쌓이기 때문에 삼성아시아는 지금도, 앞으로도 삼성전자 본사에 가장 큰 배당수익을 안기는 해외 자회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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