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앤장의 힘' DB하이텍, 가처분소 시간끌기 '성공' 2개 소송 심문기일 3주 뒤로 연기, '속도가 생명' KCGI 공세 지연 불가피
김경태 기자공개 2023-07-05 08:18:45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4일 11: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B하이텍이 KCGI가 제기한 소송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시간을 지연시키는데 성공했다. 재판부가 기존에 정했던 심문기일을 3주 뒤로 미루면서 시간을 추가로 확보했다. 김·장 법률사무소(이하 김앤장)를 소송대리인으로 내세워 향후 KCGI의 예봉을 꺾을 대응 전략 마련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4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은 전날(3일) KCGI가 DB하이텍을 상대로 제기한 2개 가처분 소송의 심문기일을 변경했다. 2개 소송 모두 이달 20일에 첫 심문기일이 열릴 예정이었는데 3주 뒤인 내달 10일로 미뤄졌다.
앞서 KCGI는 올 6월 9일 DB하이텍을 상대로 '회계장부 등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소송과 '이사회의사록 열람 및 등사 허가신청'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법률 대리인으로는 법무법인 대륙아주를 내세웠다.
그 후 DB하이텍은 지난달 21일 김앤장을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했다. 김앤장은 같은 달 29일 2개 소송 모두 심문기일을 바꿔 달라고 부천지원에 요청했다. 재판부가 영업일 기준으로 2일 만에 빠르게 응답한 셈이다.
DB하이텍의 기일 변경은 소송을 최대한 지체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빠른 전개는 KCGI에 보다 유리하기 때문이다. KCGI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다. 출자자(LP)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짧은 기간에 높은 차익을 거둬야 한다.
반면 DB그룹은 시간을 벌수록 유리해질 수 있다. 소송 대리를 맡은 김앤장은 이 같은 사실을 그 어떤 로펌보다 잘 알고 있다.
김앤장은 PEF 운용사들의 주 무대인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자타공인 최강 로펌이다. PEF 운용사의 속성을 내밀하게 간파하고 있는 셈이다. PEF에 밝은 내부 전문가들이 대거 포진한 데다 김앤장은 한진그룹과 KCGI의 경영권 분쟁에서 활약한 경험까지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M&A 분쟁이 생기면 소송에 나서는 송무 변호사 외에 M&A 자문 변호사를 비롯한 내부의 전문가들이 함께 힘을 합친다. 이번 DB하이텍 분쟁도 특성상 고창현 변호사(19기)를 비롯한 송무 변호사들 외에 조현덕 변호사(33기)와 같은 지배구조, 경영권 분쟁, PEF에 밝은 전문가들이 긴밀하게 공조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DB하이텍과의 정면충돌이 뒤로 밀릴수록 KCGI는 답답한 상황이 펼쳐진다. KCGI는 올 3월 30일 DB하이텍 지분 7.05%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당시 물적분할 과정 등 DB하이텍의 경영, 지배구조 문제를 지적하면서 기업가치를 제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 후 KCGI는 정중동 행보를 보이다 지난달 초 본격적인 공세에 나섰다. 6월 1일 주주서한을 보냈다. 이어 9일에는 2건의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법정다툼 역시 다시금 DB하이텍에 이목을 집중시키는 효과를 발생시켰다. 하지만 이번 심문기일 변경으로 진격 속도가 늦춰지면서 김이 새게 됐다는 평가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공동경영 균열 단초 된 '이그니오 인수 미스터리'
- [BNK증권 IB 리빌딩] '신명호 시대' 반년, '더 뚜렷해진' 성과와 과제
- [김화진칼럼]선임사외이사제도의 활용
- [네카오 페이사업 돋보기]신기술 시너지 창출 골몰, 부동산·생활 금융 강화
- 호반그룹, 오너가 경영참여 확대
- [thebell note]신신제약 오너와 '트라이애슬론'
- [바이오텍 유증·메자닌 승부수]프레스티지파마, CDMO 자회사 지원 이번엔 '출자전환'
- 기술이전 실적 절실한 샤페론, 더딘 개발속도 대안 고민
- [삼성·SK 메모리 레이스]eSSD 전쟁 격화, 낸드왕의 귀환·HBM 선두의 반격
- [이통3사 본업 전략 점검]상용화 로드맵 나온 6G, 이번에도 '최초' 패권 잡을까
김경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변수 많지만…카카오모빌리티, 살아 있는 '매각 불씨'
- IFA 다음은 CES 2025, 삼성·LG·SK·현차 '출격 채비'
- [IFA 2024 프리뷰]이재용 회장 애착 행사, 한종희 vs 조주완 맞수
- [IFA 2024 프리뷰]'CES보다 심한' 중국 기세, 삼성·LG 차별화 카드는
- 삼성메디슨, 첫 M&A 소니오 인수…금액 변동에도 '순항'
- '잊혀진' 삼성 미래사업기획단의 '임무'
- [페이드아웃 스토리]주성엔지니어링, '설립 24년' 유럽법인 청산
- SK하이닉스 HBM 팀장 "5세대 12단, 3분기 양산 순항"
- 삼성 준감위, 한경협 회비납부 승인에도 '허들 남았다'
- SK하이닉스, 키옥시아 엑시트·전략적 판단 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