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4월 11일 07시4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CGI가 다시 한번 주식시장을 휘젓고 있다. DB하이텍 지분을 매집하며 단숨에 주요 주주로 올라섰다. 반응은 뜨거웠다. DB하이텍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갔다. 현재 관전포인트는 KCGI가 DB그룹 경영권 분쟁 이슈를 표면화시킬지 여부다. DB하이텍과 마찬가지로 급격하게 오르는 ㈜DB 주가가 그 방증이다.IB업계에는 부자지간인 김준기 DB그룹 창업회장과 김남호 회장이 의견 차이로 사이가 멀어졌다는 얘기가 나왔다. 갈등이 본격화되면 지분 구조상 표 대결이 가능한 구조다. 김 회장은 ㈜DB 지분 16.83%를 보유한 1대 주주다. 김 창업회장의 지분율은 15.91%로 2대주주지만 그의 편으로 분류되는 장녀 김주원 부회장 지분(9.87%)을 더하면 김 회장을 넘는다.
KCGI가 주특기를 발휘할 수 있는 소재인 셈이다. 하지만 DB그룹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하는 데 변수가 있다. 바로 김 창업회장과 김 회장이 서로 싸우지 않는 경우다. 실제 KCGI는 최근 김 회장을 접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KCGI 측으로부터 도움을 주겠다는 연락을 받고 주변에 평판조회를 했다. 일단 거절의 뜻을 밝혔다고 한다.
김 창업회장 부자가 갈등은 있지만 다투지 않는 일촉측발의 상태를 넘어 극적으로 한편이 되면 KCGI로서는 고민이 커진다. 이때 관건은 김 회장의 '효심'으로 보인다. 이 사안에 밝은 고위관계자는 김 회장 성향이 부친을 거슬러 분쟁까지 할 사람은 아니라고 평했다. 다른 DB그룹에 밝은 전문가도 비슷한 평가를 내놨다.
예기(禮記)에는 "임금의 잘못을 세 번 간하여도 받아들이지 않으면 떠나는 것이 신하의 도리이고 부모의 과실을 세 번 간하여도 받아들이지 않으면 울부짖으며 따라간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천륜은 무섭다. 김 회장의 가슴이 쓰릴지는 모르겠으나 DB그룹을 일으킨 아버지를 섬기는 마음으로 숙이고 들어가면 지주사 경영권 분쟁 이슈는 단숨에 사그라든다.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KCGI로서는 이전보다 훨씬 정교한 접근법이 필요하다. 과거 투자 건과는 차원이 다른 어려움이 펼쳐질 공산이 있다. 단순히 DB그룹 창업주의 오너리스크, 후진적 지배구조만 내세워서는 나이브할 수 있다.
이번 일은 KCGI 스스로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향후 정체성을 결정짓는 중대한 투자 건이 될 수도 있다. KCGI는 '지배구조 전문가' 강성부 대표가 창업한 이래 국내에 '거버넌스 개선'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하지만 복수의 국내 기관투자가 자금운용책임자(CIO)들조차 KCGI를 엄밀한 의미의 행동주의 펀드라 칭하는 데 인색했던게 사실이다. 앞으로 경영학 수업에 단골 사례로 나올지 모르는 KCGI의 DB하이텍 투자는 어떤 의미로 기록될까. 언뜻 보면 한진칼, 오스템임플란트 때와 비슷한 양상이지만 KCGI에 훨씬 더 고도의 집중력과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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