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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걸음 뗀 가상자산법]'가상자산 보험' 나온다…거래소와 상품 조건 조율 중④법에서 보험 가입 또는 준비금 적립 의무화…중소형거래소 보험 주 고객 되나

노윤주 기자공개 2023-07-10 12:17:06

[편집자주]

가상자산 1차 법안인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가상자산 시장에 만연한 불공정거래를 막고 투자자를 보호하는 게 법의 주요 골자다. 정식 시행은 약 1년 뒤로 예정돼 있다. 이번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 마련은 무법지대와 다름없던 가상자산 거래를 제도화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법 내용을 살펴보며 향후 시장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또 기업들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알아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6일 13: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상자산거래소는 그동안 해킹으로 자산을 탈취당하면 거래소 고유 자산 또는 대표 사재를 털어 피해 금액을 메꿔왔다. 과거 일부 소규모 거래소는 해킹 이후 고객에게 돌려줄 수 있는 자산이 없어 임시방편으로 코인을 발행해 지급하거나 그길로 폐업을 선택하기도 했다.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앞으로 거래소들은 해킹에 대비해 보험에 가입하거나 준비금을 마련해야 한다. 법 시행에 맞춰 지금까지 관련 보험 상품을 출시하지 않았던 보험사들도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준비금 마련이 어려운 중소형거래소들이 보험으로 몰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조건 맞추기 어려웠던 가상자산 보험…법 제정으로 상품 출시 가닥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 제2장 8조에서는 가상자산사업자의 보험가입 또는 준비금 적립을 의무화했다. 해킹으로 고객의 가상자산이 탈취당하거나 전산장애로 투자 손해를 야기하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그 외 '사고'에 대한 세부 내용은 시행령에서 결정한다. 이에 따라 거래소는 금융위원회(금융위)가 정하는 기준에 따라 보험, 공제에 가입하거나 준비금을 적립해야 한다.


그간 없었던 가상자산거래소 대상 손해배상보험도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거래소들이 가입하고 있는 보험은 '개인정보 유출 또는 보호 배상책임보험'과 보이스피싱이나 스미싱 피해 시 보상받을 수 있는 '금융사고 보상보험' 등이다. 업비트가 삼성화재, 코인원이 DB손해보험 등과 계약하고 있다. 배상 한도는 회사별로 30억~50억원대다.

사고에 따른 가상자산 손해배상보험을 만들려는 시도가 없었던 건 아니다. 그러나 가상자산의 시세변동성과 재보험사 선정과 보장금액, 보험료율 설정 등의 벽에 막혀 번번히 무산됐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보험을 출시해 보려 여러 손해보험사와 접촉했었다"며 "그러나 재보험사를 설득부터 보험의 수지타산을 맞추는 것까지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이제 법에서 보험 가입을 명시했기 때문에 보험사들도 방법을 고안해 상품을 출시하지 않겠냐"고 전망했다.


◇준비금 비율 맞추기 빠듯한 중소형거래소, 보험에 관심

일부 보험사는 이미 가상자산 손해배상보험 상품을 출시 후 거래소들과 접촉 중이다. 해외 재보험사를 설득해 상품 출시가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 규모, 보장금액에 따른 보험료를 조율 중인 상황"이라며 "고객 예치금에 따른 보장규모 등이 시행령에서 정해질 것으로 보여 아직은 조심스럽게 접근 중"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중소형거래소들이 보험 주 고객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원화거래를 지원하는 업비트, 빗썸 등 대형거래소는 자금 역량이 충분하기기 때문에 보험보다는 준비금 적립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반면 회사 고유 자산보다 대신 보관 중인 고객 자산이 더 많은 중소형거래소의 경우 시행령에서 정하는 비율만큼 준비금을 마련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준비금 비율이 10%만 되더라도 중소형거래소는 준비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 예치 가상자산이 200억원 규모인데, 회사 현금자산은 20억원이 채 안되는 곳들이 많다"며 "준비금 대신 보험상품 출시 초기 단계에 보험사와 논의해 적당한 금액의 보험료를 타진해 보는 게 중소형거래소에 유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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