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리뉴얼]내달 총회 분기점…시선 쏠리는 '삼성 준법위'①4대그룹 복귀 물밑작업, 차기회장 윤곽도…절차적 정당성 밟아야
원충희 기자공개 2023-07-12 11:15:08
[편집자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62년 만에 이름을 바꾸고 조직혁신을 진행한다.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과 통합 후 1961년 첫 이름인 '한국경제인협회'로 돌아간다. 이와 함께 4대그룹을 복귀시키고 정식 회장 선출 작업을 동시 진행 중이다. 2016년 최순실 사태 이후 뒷전으로 밀려난 뒤 7년 만에 '재계 맏형' 복귀를 꿈꾸는 전경련의 변화상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0일 16: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향후 분기점은 내달 말쯤 열릴 총회에서 결판이 난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 흡수통합 안건이 총회 승인을 거쳐야 하는데다 김병준 회장 직무대행(사진)의 임기 만료가 8월 하순으로 다가오고 있다. 차기 회장 역시 총회를 앞두고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삼성, 현대차, LG, SK 등 4대그룹의 복귀설도 군불을 떼고 있다. 아직은 여론을 의식해 확답은 없으나 복귀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핵심은 삼성의 복귀인데 특히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결정키를 쥐고 있는 만큼 매월 중순쯤 열리는 준법위 정례회의에도 시선이 쏠린다.
◇한경연 흡수합병 이면, 4대그룹 '우회적' 복귀
전경련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산하 연구기관인 한경연을 흡수 통합한 뒤 명칭을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바꾸는 안건을 승인했다. 이 안건은 내달 말쯤 열릴 총회에서 통과되면 곧바로 실행된다. 이는 지난달 18일 김병준 전경련 회장직무대행이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표한 혁신안의 핵심 내용이다.
초심으로 돌아가 1961년 설립 당시 이름으로 기관명을 되돌린다는 의미다. 일본 게이단렌(경단련)을 벤치마킹해 설립된 전경련은 1961년 8월 출범 당시 한국경제인협회였다. 이후 1968년 주요 민간기업과 금융기관, 국책회사 등이 회원으로 들어오면서 전경련으로 개칭했다.
내달 총회에선 차기 회장 선출도 같이 승인될 전망이다. 김 대행은 지난 6일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한일 미래파트너십 기금 운영위원회 후 기자들과 만나 "8월 총회에서 새 회장을 비롯해 여러 결정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행의 임기가 8월 하순으로 다가오고 있는 만큼 내달 총회에서 전경련의 향후 리더십과 방향성이 결정된다.
한경연 흡수 통합의 공식적인 이유는 조사연구 기능 강화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4대그룹을 포함한 주요 대기업들을 복귀시키기 위한 판을 구성했다는 시각이 강하다. 4대그룹은 2016년 전경련에선 탈퇴했으나 산하 연구기관인 한경연에는 남아있기 때문이다. 전경련이 한경연 흡수합병을 통해 4대그룹 재가입을 꾀했다는 해석이다. 때맞춰 4대그룹 복귀 분위기를 조성하는 '군불떼기'도 진행 중이다.
다만 4대그룹은 말을 아끼고 있다. 이들은 한경연 해산에 동의했으나 전경련이 회원을 승계하는 것에는 불분명한 태도를 보였다. 일각에서는 아직 이르다는 시각과 함께 재가입 한다면 이런 우회방식이 아닌 제대로 된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SK그룹의 경우 최태원 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어 가입유인이 적은 데다 삼성은 최순실 사태에 같이 엮여 있어 조심스런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등 4개 계열사 준법위 승인과정 필요
다만 재계에서는 4대그룹이 복귀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대통령 순방 동행이나 전경련 주관 행사 참여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으나 물밑에선 실무작업에 돌입했다. 대통령 측근으로 알려진 김 대행이 임기 내 4대그룹 복귀를 매듭짓겠다는 각오를 보인 것도 한몫했다.
문제는 복귀 모양새다. 각 개별 그룹의 따로 재가입하는 형태는 여론의 주목을 너무 크게 받을 수 있어 4대그룹이 한번에 같이 들어가는 모양새가 낫다. 이 과정에서 절차적 정당성도 밟아야 한다.
특히 삼성은 최순실 사태 이후 준법감시위원회란 그룹 차원의 컴플라이언스 시스템을 구축했다. 전경련 가입은 수십~수백억원 회비 지출을 동반하는 만큼 준법위 논의 대상이다. 2016년 당시 삼성 계열사 중에 전경련에는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이 가입해 있었다. 이 가운데 삼성증권을 제외한 4개 계열사가 준법위 소관이다.
다음 삼성 준법위 정례회의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삼성 준법위 정례회의는 매월 중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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