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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회계 가이드라인]명문화된 공정가치 측정법, 활용 가능 공시가 구분짓는다⑥거래 규모, 빈도 충분한 활성시장 존재해야…통합 정보 플랫폼 평균가 활용 불가

이민우 기자공개 2023-07-24 13:23:16

[편집자주]

혼란스런 가상자산 회계·공시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금융당국이 나섰다. 가상자산별 성격과 공시 범위, 매출 포함 여부 등을 정리한 회계 지침을 마련했다. 기업의 회계 명확성을 개선할 뿐 아니라 고객이 맡긴 가상자산의 부채 인식, 리저브(준비금) 물량 주석공시 등이 의무화되면서 투자자 보호 효과도 기대된다. 새로운 회계 가이드라인이 시장에 어떤 변화를 불러일으킬지 알아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0일 07: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에서 보유 중인 가상자산을 객관적인 기준에 근거한 공정가치로 평가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그동안 가상자산에 대한 공정가치 측정은 구체적인 판단 절차, 요구 사항 등이 모호했다. 이에 따라 기업과 회계 실무자의 신뢰성 있는 가상자산 공정가치 작성과 감사 수행이 어려웠다.

객관화된 공정가치 측정 체계를 마련하면 동일한 가상자산을 두고 서로 다른 공시가격을 적용해 생기는 투자자 혼란을 막을 수 있다. 특히 공정가치 측정 판단을 위한 세부적인 개념이 사례와 함께 제시되는 만큼 가상자산 보유 기업의 관련 손익과 회계처리도 명확해질 전망이다.

◇활성시장 개념 적용, 요건 충족 시 파생 토큰 공정가치 측정도 가능

가상자산은 특성상 잦은 시세 변동을 겪고 매매되는 거래소도 많다. 때문에 보유 가상자산의 정확한 평가와 회계를 위해선 명확한 기준에 근거해 공정가치를 적용해야 한다. 하지만 그간 회사나 감사 측에서 참고할 통일된 기준이 없어 공정가치를 제대로 측정하기 어려웠다. 금융당국이 이번 지침에서 가상자산 별 공정가치 측정 사항과 관련 개념을 정리한 이유다.

우선 재평가모형을 적용해 공정가치로 측정할 무형자산은 활성시장 유무에 따라 가려진다. 활성시장이란 공정가치 측정에 필요한 가격결정 정보를 제공하는 시장을 말한다. 단순히 표현하면 상장돼 명확한 시세 확인이 가능해야 한다는 뜻이다.

다만 거래소 상장만으로 활성시장 요건이 충족되는 것은 아니다. 활성시장은 꾸준한 가격결정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만족하려면 해당 가상자산의 거래가 시장에서 상당한 규모, 빈도로 꾸준히 발생해야 한다. 당연히 자전거래(MM)이나 비정상거래는 포함되지 않는다.


주목해야 할 것은 ‘활성시장에 기초’한다는 개념이다. 이는 특정 가상자산의 활성시장이 없어도 같은 네트워크의 타 유사 토큰 활성시장이 있다면 이를 공정가치 투입변수로 쓸 수 있게 한다. 이더리움(ETH) 등에 기반한 파생 토큰도 같은 요건 충족 시 네트워크 기반 코인, 토큰의 활성시장에 근거해 공정가치 측정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대신 금융당국은 해당 유사 토큰들에 대해 정상적이며 충분한 거래 규모와 빈도, 신뢰성 높은 교환비율을 가져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가상자산 종류가 방대한 만큼 이에 대응해 실무 상 유연함을 살리기 위한 방편으로 헤아려진다.

◇코인마켓캡 평균가는 공시가격 불인정, 매매가능 선두 거래소 가격 써야

기업마다 가상자산에 대해 서로 다른 가치를 내리게 만들었던 모호했던 공시가격 사용법도 이번 지침에서 구체적인 활용법이 나왔다. 금융당국은 ‘측정일 현재 접근 가능한 주된 또는 가장 유리한 시장에서 자산을 매도하는 시장참여자 사이의 정상거래로 자산이 교환되는 것을 가정해 측정한다'고 정리했다.

해설에 따르면 앞으로 코인마켓캡 등 통합정보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가격은 가상자산 공정가치 측정에 활용되지 않는다. 이들 플랫폼은 대부분 직접 매매를 할 수 없어 ‘접근 가능한 시장’에 속하지 않는다. 제시된 가격도 여러 거래소의 가격을 모은 평균가다. 이를 활용할 시 실제 기업 매매, 보유 가상자간과 장부상 기록 차이가 생길 수 있다.


반면 업비트 등 시장 선두 거래소 공시가격은 기준으로 활발히 사용될 전망이다. 이는 ‘주된 또는 가장 유리한 시장’이란 내용에 근거한다. 높은 점유율, 이용자를 가진 거래소는 가상자산 거래 규모도 크며 빈도도 잦다. 공정가치가 시장 거래에 기반하는 만큼, 금융당국이 이들 거래소 가격이 시장을 가장 잘 반영할 것이라 해석한 것으로 판단된다.

업비트의 경우 국내 가상자산 거래에서 90% 점유율을 가졌다. 공정가치 측정 기준 활용이 국내 거래소에 국한되면, 현재 업비트에 상장된 가상자산은 다른 국내 거래소에 존재해도 업비트를 기준으로 공정가치를 측정할 확률이 높다.

다만 추후 구체화될 기준에서 거래소의 국적 등에 큰 제한을 두지 않는다면 가상자산에 따라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등의 가격이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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