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DB운용 엿보기]SC제일은행, 적립금 OCIO 검토…운용업계 '들썩'주간사업자 교보생명, 공격 투자 제안…연말 결정
이돈섭 기자공개 2023-07-31 08:13:40
[편집자주]
기업의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 운용 성과는 회사 부채 관리의 문제를 넘어 근로자들의 안정적인 노후 자금 확보와 맞닿아있다. 따라서 DB 사외적립금 투자 내용과 성과는 자금을 관리하는 CFO 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관심이 높을수 밖에 없다. 더벨은 상장기업들의 DB운용 현황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7일 17:2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하 SC제일은행)이 퇴직연금 확정급여형(DB) 적립금의 OCIO 펀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퇴직연금 주간 사업자인 교보생명이 지난해부터 SC제일은행을 꾸준히 설득해 온 결과다. 최근 복수의 종합 자산운용사들이 OCIO 펀드 등을 SC제일은행에 직접 소개하면서 투자 확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현재로선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집행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SC제일은행 퇴직연금 위원회가 반기에 한 번씩 매년 두 번 개최되는 점을 들어 연말께 결정이 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SC제일은행이 그룹 정책에 따라 DB 적립금을 적극적으로 운용해 온 만큼, 실적배당형 투자 확대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현재 DB 적립금의 실적배당형 투자 비중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최근 미래에셋자산운용을 비롯해 한국투자신탁운용과 KB자산운용 등 복수의 종합 자산운용사들로부터 OCIO 솔루션 등을 포함한 전략적 자산배분 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제안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SC제일은행 투자 확대를 견인하고 있는 곳은 교보생명이다. 교보생명은 SC제일은행의 퇴직연금 주간 사업자로 지난해부터 DB 적립금의 실적배당형 상품 투자 확대를 꾸준히 설득해 왔다. 삼성생명을 포함한 복수의 사업자들 역시 SC제일은행의 DB 적립금 펀드 투자 확대를 제안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전언이다.
교보생명이 위탁하고 있는 퇴직연금 적립금은 지난 6월 말 현재 11조원에 육박한다. 보험업권에선 삼성생명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적립금의 76%가 DB 적립금으로 구성돼 있다. 미국 조지아주립대학원을 졸업한 박진호 부사장 산하의 교보생명 퇴직연금 사업조직은 실적배당형 상품을 적극 공급하고 있다.
SC제일은행은 2012년 퇴직연금 제도를 본격 도입한 이래 DB와 확정기여형(DC)을 함께 운영해 오고 있다. 지난 3월 말 현재 SC제일은행 DB 적립금은 2520억원. 적립비율 112.6%를 기록하고 있다. 해당 DB 적립금은 원리금보장형 상품과 실적배당형 상품에 각각 8:2 비율로 배분해 운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SC제일은행의 DB 적립금 실적배당형 상품 투자 비중은 타사대비 비교적 높은 수준이다. SC제일은행이 DB 적립금 운용에 적극적인 사업장 중 한 곳으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지난해 매크로 환경 급변으로 운용 성과가 부진했지만, 오히려 이를 기회로 삼아 투자 비중을 확대한다는 설명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 사업자가 SC제일은행에 운용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자산운용사들이 해당 요건을 감안해 펀드를 제안하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투자 규모와 집행 시기는 현재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지만, 수 백억원 단위 적립금이 투입될 것이란 전망이 공유되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SC제일은행은 별도 퇴직연금 위원회를 설치해 DB 적립금 운용 전략을 자체 수립하고 있다. SC그룹 차원에서 각국 은행 퇴직급여 부채를 업데이트해 내부 규정 준칙으로 정한 뒤 각 은행에 CPC(Country Pension Committee) 조직을 설치케 하고 준칙에 맞춰 적립금을 운용할 수 있도록 가이드하고 있다.
이 CPC 역할을 담당하는 곳이 퇴직연금 위원회로 해당 위원회는 적립금 운용계획서(IPS)를 작성하는 등 현행법상 DB 적립금 운용위원회 역할을 실질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이 위원장을 맡고 있고 CFO(최고재무책임자)와 CHRO(최고인사책임자) 등 C레벨 임원들도 참여하고 있다.
이번 실적배당형 상품 투자 확대 역시 올 하반기 퇴직연금 위원회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관계자 설명이다. 은행업권 관계자는 "최근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DB 적립금을 실적배당형 상품에 태우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금리 인하기 도래를 대비해 사업자 영업도 활발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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