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7월 28일 07: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페이가 보험자회사의 지배구조 정리를 끝냈다. 카카오페이는 카카오로부터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의 지분을 모두 넘겨받아 100% 자회사로 둔다. 이로써 카카오페이는 보험자회사인 카카오페이손해보험과 KP보험서비스에 대해 강력한 지배력을 구축했다.

카카오페이가 보험자회사를 대대적으로 개편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페이는 올 초 KP보험서비스의 대표를 창업자인 김억 대표로 교체한 데 이어 최근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의 대표도 장영근 대표로 바꿨다. 김 대표와 장 대표는 둘다 보험과 IT분야에 전문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카카오페이가 보험자회사의 부진을 떨쳐내기 새로운 리더십으로 변화를 이끌어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페이는 그동안 별도기준으로 꾸준히 흑자를 내며 선전했지만 보험자회사의 부진 등에 발목잡혀 연결실적은 적자를 내며 고전했다.

◇카카오페이 중심으로 보험자회사 ‘결집’

27일 카카오페이에 따르면 28일 카카오로부터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의 주식 800만주를 넘겨받는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지분의 40%에 해당하는 규모다. 카카오페이는 이 지분을 모두 400억원에 취득한다고 밝혔다.

2022년 말 기준으로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카카오가 지분 40%, 카카오페이가 지분 60%를 쥔 구조였다. 그러나 이번에 지분을 넘겨받으면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을 100% 자회사로 두게 된다.

카카오페이가 보험자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크게 끌어올렸다. 카카오페이는 산하에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외에 케이피보험서비스(이하 KP손해보험서비스)도 자회사로 두고 있는데 지분을 96.3% 쥐고 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 국내 최초로 테크핀 주도 디지털 손해보험사로서 공식 출범하고 사업 초기 기틀을 잡기까지 카카오가 지원했다면 이제는 카카오페이가 주체로서 이끌어갈 것”이라며 “카카오페이 중심의 금융 생태계 확장에 속도를 내고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보험자회사 수장 잇단 교체, 부진 떨쳐내고 '쇄신' 의지

카카오페이가 보험자회사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페이는 올 1월 KP보험서비스의 대표이사에 이어 최근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의 대표이사도 교체했다. KP보험서비스와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의 신임 대표는 둘다 보험에도 전문성이 있지만 무엇보다 IT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KP보험서비스 수장에 오른 김억 대표는 KP보험서비스의 전신인 ‘인바이유’를 창업한 인물이다. 인바이유는 인슈어테크 플랫폼 스타트업으로 카카오페이에 인수된 뒤 KP보험서비스로 이름을 바꿨다.


종전까지 김억 대표는 KP보험서비스 내의 성장지원실장을 맡아 카카오페이 플랫폼에 적합한 보험상품개발을 주도해왔지만 이번에 대표로 등판했다. KP보험서비스의 직전 대표가 플랫폼 마케팅 전문가였던 것과 대비된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의 새 수장인 장영근 대표의 이력도 김억 대표와 비슷하다. 장 대표는 글로벌 리딩 인슈터테크사인 볼트테크와 IT스타트업, 글로벌 컨설팅사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인슈어테크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IT기술을 활용한 혁신적 보험서비스를 일컫는다.

장 대표는 직전까지 볼트테크코리아 대표로 일하며 국내의 인슈어테크 시장을 공략해왔다. 2020년에는 LG유플러스와 함께 휴대폰 관련 보험서비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장 대표가 디지털 보험 상품과 IT서비스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글로벌 인슈어테크 기업에 몸담았던 경험을 살려 본격적 사업확장과 새로운 도약을 이끌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가 보험자회사의 리더십 교체를 결정한 데에는 수년간 이어진 적자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별도기준으로 332억원의 영업이익을 벌어 흑자전환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영업이익 84억원을 거둬 안정적 흑자기조를 이어갔다.

그러나 연결기준으로는 여전히 적자상태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영업손실 455억원을 내 전년 대비 적자폭이 커졌다. 이는 올 1분기에도 마찬가지다.

보험자회사에 발목이 잡혔다. KP보험서비스는 지난해 70억원,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26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2021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적자를 이어갔다. 보험업계에서는 카카오페이의 보험자회사들이 규제와 카르텔 등에 가로막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는 말까지 나왔다.

이에 카카오페이가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판단을 내렸을 수 있다. 디지털 보험사업은 특성상 초반에 비용이 더 크게 잡히고 수익을 내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지만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을 수 있다는 의미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새로운 대표 체제에서 카카오손해보험이 본격적으로 보험산업 혁신에 속도를 낼 것”이라며 “이번 편입을 계기로 자회사 간 시너지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