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8월 11일 08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계열사 수가 30여개 줄어들 것으로 본다.” 김성수 전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지난해 4월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실제로 카카오는 2022년 34개의 계열사를 줄였다. 그러나 신규 계열사도 늘어나면서 계열사 감소 폭은 연초 대비 11개에 그쳤다.올해는 계열사 수가 더 늘었다. 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관련 계열사가 카카오그룹에 모두 편입됐다. 1분기 말 기준 카카오의 계열사 수는 167개로 대기업 집단 중에서 두 번째로 많다. 카카오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받는 이유다.
그러나 단순히 계열사 수로 카카오를 비난할 수 있을까.
카카오가 계열사를 줄이겠다고 약속한 배경에는 문어발식 사업확장과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깔려있다. 이 전 의장 발언의 진의는 숫자 그 자체가 아니라 소상공인과 상생, 골목상권 침해에 대한 자성이라는 뜻이다.
이는 카카오가 없앤 계열사와 늘린 계열사의 특성에서 드러난다. 꽃, 간식, 샐러드 배달 등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촉발시킨 사업은 진작 접었고 헤어샵 등 사업도 손실을 감수해가며 정리하고 있다. 소규모 게임스튜디오와 유통사 등도 통폐합을 진행했다.
늘어난 계열사는 대부분 웹콘텐츠나 영화제작사 등이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로 떠안게 된 계열사도 마찬가지다. 실상 카카오 계열사의 80%가 30인 미만 소규모업체로 웹콘텐츠, 게임, 음악 관련 기업이라는 의미다.
이런 계열사들은 골목상권 침해 논란과 무관하다.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 투자 총괄 대표가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소규모 계열사를 제외하면 실제 계열사는 10개 미만일 것”이라며 “단순히 숫자가 아닌 (계열사) 특성에 주목해 달라”고 말한 배경이다.
더욱이 카카오는 계열사를 줄이기 어려운 사업전략을 취하고 있다. 엔터사업을 성장동력으로 점찍고 스타트업에 적극 투자하며 인수합병(M&A)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엔터사는 필연적으로 소규모 스튜디오나 멀티레이블 자회사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M&A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의 경영철학이기도 하다. 김 창업자는 “기회를 잡으려면 새로운 회사가 나왔을 때 빨리 인수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며 “그래야 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계열사 수를 지적할 때마다 카카오 내부에서 ‘억울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소상공인과 상생하기 위해 눈물을 머금고 사업을 접은 대신 엔터사업을 점찍어 '비욘드 코리아'를 실천하고 있는데 그로 인해 비난을 받으니 말이다. 카카오가 가리키는 것은 보지 않고 손가락만 바라본 채 진심을 알아주지 않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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