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 열위' 호전실업, 'CB 풋옵션' 대안될까 260억 규모 미전환 물량 내포, "조기 해소시 부담 경감"
김소라 기자공개 2023-08-10 13:05:24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8일 16: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의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기업 '호전실업'이 기보유 전환사채(CB) 물량 해소를 두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2021년 말 발행한 CB가 현재 고스란히 미전환 상태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해당 물량이 주가 반등을 억제하는 요소 중 하나로 꼽히는 만큼 내부적으론 조기 상환하는 방향을 희망하고 있다.다만 추가 조달은 이뤄져야 할 전망이다. 자체 현금만으로 대규모 상환 이슈에 대응하기엔 무리가 따르는 탓이다. 이를 위해 추후 메자닌 추가 발행 가능성도 염두하고 있다.
호전실업은 이달 기준 264억원 규모의 미전환 CB 물량을 안고 있다. 각각 12회차, 13회차 사채로 모두 2021년 하반기 발행됐다. 모두 표면, 만기이자율이 0%인 제로금리로 설정됐다. CB 발행 후 주식으로의 전환은 이뤄지지 않았다.
호전실업은 현재 사채권자의 풋옵션(조기상환청구) 실행을 가장 긍정적인 CB 해소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향후 신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는 CB를 미리 사채권자로부터 되사들여오는 것을 희망하고 있다. 지분가치가 추가로 희석되는 것을 막겠다는 목적이다. 이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과 관련해 호전실업이 안고 있는 고민과 맞닿아있다.
호전실업은 주가 부진 상태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5월 이후 1년 넘게 코스피 지수 대비 투자수익률은 계속해서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이달 기준 코스피 대비 투자수익률은 -17%로 전년동기대비 -7%p 더 악화됐다. 섬유의복 업종 상장사 평균 PER(주가수익비율)와 비교해도 저평가 상태다. 올 1분기 말 기준 호전실업 PER는 2.6배로 8배 수준인 피어그룹(비교기업) 대비 낮게 형성돼 있다.
호전실업은 자체적으로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리스크 등을 밸류에이션 부진 배경으로 꼽고 있다. 이달 기준 12~13회차 CB 전환에 따른 발행 가능한 신주 물량은 전체 발행주식수 대비 25%에 달한다. 이미 두 CB 모두 지난해 전환 가능 기간이 도래한 만큼 신주 대량 출회 가능성을 안고 있다. 무이자다 보니 사채권자 입장에서 CB 장기보유 유인도 떨어진다.
다만 현재로선 전환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올해 호전실업 주가는 전환가액에 여전히 못 미치는 상황이다. 12~13회차 CB 전환가액이 각각 9889원, 1만850원(최저 전환가액 기준)인 반면 올 평균 주가는 8000원 안팎에 머물러 있다. 앞서 지난달 12회차 CB에 대해 20억원 규모의 조기상환 청구도 이뤄졌다.
호전실업 관계자는 "대외적으로 몇몇 산업을 중심으로 수급이 집중된 영향과 내부 잠재 물량 이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연내 투자자의 풋옵션 청구 가능성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버행 이슈 해소 실마리는 이르면 다음달 드러날 전망이다. 오는 9월 25일 225억원 규모의 13회차 CB 풋옵션 청구기간이 도래한다. 호전실업은 이에 대비해 현재 자금 조달 마련 방안도 고심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유보 현금을 활용하되 주식 발행을 통한 조달법도 염두에 두고 있다. 다만 주권 가치 희석 등의 측면을 고려해 신주 발행은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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