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8월 21일 07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은 자본시장의 뜨거운 감자 중 하나다. 국책은행의 외화채 정도만 해도 벤치마크 역할로 충분하다는 의견이 있다. 반면 외평채의 금리 지표 기능이 필요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최근에는 후자의 시각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정부는 2년 만에 발행을 재개하며 사무라이본드(엔화표시 채권)를 처음으로 시도한다. 얼어붙은 엔화채 시장에 온기를 더한다는 전략이다.
한국물 시장에서 AA급 국책은행이 벤치마크 역할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수출입은행과 KDB산업은행은 매 분기 시장을 찾아 수십억달러를 발행했다. 달러채는 물론이고 호주달러표시 채권(캥거루본드), 유로화채권 등 통화 다변화를 꾀했다.
한국물 위상이 수년에 걸쳐 개선되면서 민간 기업도 저금리 조달에 성공했다. 올해 현대캐피탈, 포스코, SK하이닉스 등 정기 이슈어(Issuer)가 안정적인 조달을 마쳤다. 이어 해양진흥공사와 한화큐셀 등은 데뷔전에서 무난히 주문액을 채웠다.
그 결과 올 상반기 공모 한국물 발행량은 27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게다가 발행을 대기 중인 이슈어들도 상당한 상황이다. 현재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주택금융공사, IBK기업은행 등이 조달을 가시화했다.
이때 기재부는 시장의 예상을 깨고 사무라이본드를 택했다. 당초 일본 시장의 경우 투자자 성향이 보수적인 탓에 적격 등급이 아니면 발행이 쉽지 않다고 알려졌다. 특히 2019년 한일관계가 본격적으로 악화하면서 제약이 커졌다.
상황이 이렇자 국내 이슈어들은 국책은행의 지급보증을 통해 간간히 시장에 나서곤 했다. 일례로 올해 사무라이본드 발행을 마친 대한항공은 한국수출입은행의 보증으로 무사히 200억엔을 조달했다.
기재부는 엔화표시 외평채를 최초로 발행해 일본 기관 투자자의 한국물 투자 심리를 끌어올린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무라이본드 시장에서 벤치마크 금리를 형성해 분위기 반전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만큼은 실효성 논란이 사그라든 배경이다.
시장에서 기대하는 외평채의 역할은 역시 '마중물'인듯 하다. 이종통화 발행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조달에 나서는 자세가 중요하단 의미다. 기재부의 사무라이본드를 기점으로 활발한 발행이 이뤄질 수 있을지 지켜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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