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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 시대 여행 스타트업 리빌딩]야놀자 이어 자회사 인터파크까지, 상장 부담감 '굴레'③인수합병 성과 창출·시장 경쟁력 입증...구체적인 상장 계획은 미정

이기정 기자공개 2023-08-25 08:57:46

[편집자주]

팬데믹 기간이 막을 내리고 엔데믹 시대가 도래했다. 팬데믹 장기화로 여행산업 생태계가 무너진 가운데서도 서바이벌에 성공한 스타트업은 있었다. 성수기인 휴가 시즌을 맞아 여행 관련 스타트업은 움츠렸던 날개를 펴고 새롭게 도약할 채비를 마쳤다. 더벨은 리오프닝 기대감에 부푼 여행업계 스타트업의 미래 성장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3일 14: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공개(IPO)는 스타트업의 최종 목표 중 하나다. 성장에 필요한 자금 확보는 물론 시장에서 기업 가치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미국 주식시장에서의 상장은 모든 스타트업이 바라 마지않는 꿈이다.

나스닥 상장 기대감으로 주목을 받았던 야놀자는 최근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글로벌 경제 불안과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워지자 한 발 물러선 것이다.

대신 시장 상황이 좋아지기까지 성장에 주력하기로 노선을 바꿨다. 글로벌 사업 진출로 해외시장에서의 인지도를 늘려 기업공개 전까지 몸값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야놀자 관계자는 "아직 국내에서 상장을 도전할 지 미국 시장에 진출할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며 "다만 야놀자의 기업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는 환경에서 상장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M&A로 외형 확장, 성과까지는 시간 필요

야놀자는 향후 인수합병(M&A) 성과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상장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2년간 국내외 기업들을 공격적으로 인수하면서 외형 확장에 힘써왔다. 이를 성공적인 결과로 만드느냐가 키 포인트가 된 셈이다.

이를 위해 서비스 고도화와 더불어 글로벌 인지도를 끌어올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인터파크 인수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고, 데이블을 통해 AI(인공지능) 기술력을 확보했다. 또 고 글로벌 트래블(GGT)를 품으면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다만 아직 성과 창출을 논할 단계는 아니다. 현재 신사업들은 연구개발(R&D)와 마케팅을 강화하는 단계에 있다. 이 영향으로 인수합병을 통해 재정비한 클라우드와 인터파크 부문이 올해 1분기 각각 64억원, 9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시장에서 경쟁력도 입증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엔데믹과 함께 여행 업체간 출혈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야놀자가 여기어때와의 마케팅 경쟁에서 뒤쳐지고 있다는 분석까지 제기된다.

이에 대해 야놀자는 여기어때와 경쟁할 시점은 지났다고 선을 그었다. 야놀자가 국내 여행객과 아웃바운드 유치에 열을 올리는 반면, 야놀자는 인바운드와 해외시장으로 타기팅을 바꿨기 때문이다.

또 야놀자는 '글로벌 트레블 테크 기업'이라는 목표를 제시한 만큼 북킹닷컴과 아고다 등 글로벌 OTA(온라인여행사)와의 경쟁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

이철웅 야놀자 CMO는 "야놀자는 단순 예약 서비스뿐 아니라 데이터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글로벌 데이터 플랫폼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며 "이같은 관점에서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경쟁사가 아닌 동반 성장하는 관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두 차례 상장 도전 '미완성', "기업가치 인정받는 시점에 상장 도전"

그동안 야놀자는 두 차례 상장 도전에 나섰다가 계획을 철회한 경험이 있다. 2020년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코스닥 상장을 노렸다. 다만 이듬해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1조1900억원의 투자를 받으면서 계획을 접었다.

비전펀드로부터 충분한 실탄을 확보하면서 야놀자의 목표도 높아졌다.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나스닥 상장 준비에 착수했다. 시장에서는 이르면 2022년 하반기 야놀자가 기업공개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야놀자는 아직까지도 구체적인 상장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글로벌 경제가 흔들리면서 상장 일정을 뒤로 미룰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상에 기업 공개 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쳤고, 특히 스타트업 밸류에이션 산정에 대한 엄격한 기준이 적용됐다. 한때 10조원을 넘어섰던 야놀자의 기업가치도 이 영향으로 4조원대까지 내려왔다.

사실 야놀자 입장에서 상장이 급한 것은 아니다. 성장에 필요한 자금이 충분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1분기 야놀자의 현금성자산은 8697억원이다. 2분기 GGT 인수에 최소 3000억원 이상을 투입했지만 여전히 5000억원 가까운 기초 체력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주요 투자자인 소프트뱅크도 야놀자에게 충분한 시간을 줄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뱅크는 앞서 쿠팡에 투자했을 당시에도 상장까지 10여년을 기다린 전례가 있다. 야놀자 역시 성장 가능성만 보여준다면 상장 압박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상장 부담감은 야놀자에 국한되지 않는다. 야놀자는 인터파크 인수 당시 그래디언트와 인터파크 상장과 관련한 풋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향후 5년안에 인터파크가 상장에 나서지 않는다면 그래디언트는 야놀자에 보유 지분 매입을 요구할 수 있다. 그래디언트의 인터파크 지분은 30% 수준이다. 이외의 구체적인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야놀자는 해외 기업들을 인수하면서 이미 글로벌 인지도를 일정 부분 확보했다"며 "성장 가능성을 내세워 상장에 도전하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구체적인 성과가 더해진다면 시장에서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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