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대웅맨 윤재춘 줄어든 직함, 경영구도 변화조짐 지배구조 개편 작업하며 경영진 교체, 새로운 전문경영인 육성 과정 분석
최은진 기자공개 2023-09-01 09:12:34
이 기사는 2023년 08월 30일 14:5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40년 대웅맨이던 윤재춘 부회장의 직함이 줄었다. 올초 지주사 ㈜대웅을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개편을 하면서 그가 손을 뗀 계열사들이 상당하다. 윤 부회장이 갖던 영향력과 권한을 감안하면 힘을 빼는 수순으로 해석된다.그의 직함이 줄수록 새로운 경영진들이 반열에 오른다. 크게 드러내진 않지만 물밑에서 '뉴(New) 대웅'을 만들 전열 다듬기에 한창이다.
◇1985년부터 근무하며 오너 신뢰 돈독, 올들어 겸직 절반 축소
㈜대웅이 공시한 2023년 상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윤 부회장은 현재 맡고 있는 보직이 ㈜대웅의 대표이사와 대웅바이오 사내이사, 그리고 한올바이오파마 사내이사 단 세개다. 올 초까지만 해도 ㈜대웅의 대표이사와 함께 대웅개발 및 대웅이엔지 대표이사 그리고 대웅바이오와 한올바이오파마의 각각 사내이사를 겸직했던 걸 감안하면 보직이 꽤 줄어든 셈이다.
윤 부회장은 1985년 8월부터 지금까지 38년간 근무한 전통 대웅맨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대웅그룹 내 주요임원 가운데 윤 부회장만큼 오랜 경력을 지닌 이가 없을 정도다. 창업주 고(故) 윤영환 명예회장이 대표이사 시절인 2016년 대표이사로 오른 윤 부회장은 오너 2세인 윤재승 회장과도 경영의 합을 맞췄다. 오너일가와 오랜시간 함께 해온 그를 업계는 오너일가의 '복심'으로 평가했다.
그에게 굵직한 업무가 주어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윤 회장이 ㈜대웅의 대표이사에서 빠진 2016년부터 사실상 단독 대표이사로 역할을 했다. 오너의 신뢰 속에 그룹 내 계열사 구석구석을 책임져 온 셈이다.
하지만 갑작스레 그의 역할이 축소된 건 눈여겨 볼 지점이다. 특히 ㈜대웅을 중심으로 계열사를 합병하는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겸직체제가 해제됐다는 점이 주목된다.
올 초 ㈜대웅의 종속기업인 대웅이엔지·팜팩·디더블유메디팜 3사를 합병했다. 존속법인은 대웅이엔지다. 또 다른 종속기업 대웅개발·산웅개발도 대웅개발을 존속법인으로 합쳤다. 유사한 사업을 가지거나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계열사를 합병하면서 덩치를 키웠다. 이는 경영 효율화를 추진하는 과정으로도 읽힌다. 그룹 전반적으로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중복되는 업무를 줄이는 전략이 추진되는 셈이다.
◇대웅이엔지·대웅개발 지배구조 개편, 송기호·서종원·박영호 경영전면에
대웅이엔지 및 대웅개발 등 덩치를 키운 이들 계열사의 수장을 윤 부회장이 아닌 다른 이들에게 맡겼다는 건 의미가 있다. 더이상 윤 부회장의 입김이 필요 없다는 직간접적인 표현이기도 하다. 새로운 경영진이 전면에 나서게 된 계기로도 읽힌다.
대웅이엔지는 박영호 대웅제약 SCM본부장이 대표이사가 됐다. 대웅개발은 서종원 대웅경영개발원 대표가 겸직케 됐다. 서 대표의 경우 윤 회장의 개인회사인 엠서클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기도 하다. 엠서클은 인성TSS·디앤컴퍼니·블루넷 등 윤 회장과 그의 아들 윤석민씨가 직간접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가족기업들이 93%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오너 개인회사다.
이들은 새로운 인물들로 보이지만 사실은 이미 각각 요직을 맡고 있던 이들로 점점 더 업무영역을 넓혀가면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상황이다. 1959년생 64세인 윤 부회장이 은퇴할 시점이 다가오면서 새로운 인물들로 그 자리를 채워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박 대표나 서 대표는 각각 1967년생, 1970년생으로 50대 인력들이다.
모기업인 ㈜대웅의 리더십에도 관심이 몰린다. 여전히 윤 회장이 경영전면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인 데 따라 윤 부회장을 잇는 전문경영인의 출연이 예상된다. 그 대상으로 부각되는 인물이 올해 초 영입된 송기호 부사장이다. 현재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다. 송 부사장은 대웅제약 및 ㈜대웅에서 재무담당 임원으로 활약했던 인물로 7년여의 외유를 거쳐 다시 돌아온 인물이다.
그는 단순 CFO가 아닌 그 이상의 중책을 맡기로 하고 ㈜대웅에 재입사했다고 전해진다. 윤 부회장의 역할을 대신할 적임자가 될 것이란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이유다.
당위성으로 봐도 경영진이 바뀔 개연성은 있다. 윤 회장이 직접 CVO(최고비전책임자)로 자리하며 경영고문 역할을 할 정도로 새먹거리 발굴이 절실하다. 보툴리늄 톡신 시장에서 메디톡스와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을 정도로 성장이냐 위기냐를 두고 수싸움을 하고 있다. 신 사업 창출 그리고 적극적으로 영업현장을 뛰어다닐 젊은 인력들을 전면에 배치해야 하는 필요성이 대두된다.
하지만 당장 윤 부회장의 거취가 바뀌거나 신임 경영진들이 드러날 상황은 아니다. 윤 부회장의 임기가 2025년으로 아직 1년 반가량 남았기 때문에 경영진 교체 등을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다. 크게 드러나지 않게 서서히 젊은 인력들로 자리를 하나하나 바꿔나가는 방식으로 변화를 꾀할 가능성에 더 무게가 있다. 적어도 내년 초까지는 현 구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윤재춘 부회장은 직함 몇개를 내려놓기는 했지만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 중"이라며 "경영진 인사는 섣부르고 내년은 돼 봐야 알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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