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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산업, '롯데홈쇼핑 사옥매입 반대' 노림수는 이익잉여금 1조 '대주주 갈등으로 누적된 수익', 대만 홈쇼핑 투자주식 '13억→4584억'

김선호 기자공개 2023-09-01 07:58:16

이 기사는 2023년 08월 30일 14: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태광산업은 최근 롯데홈쇼핑의 양평사옥 매입이 롯데그룹 계열사를 지원해주기 위한 결정이라며 반대에 나섰다. 다만 업계는 거래를 원천무효화하기는 힘들 것이란 시각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오히려 이번 거래를 저지하면서 태광산업이 얻을 수 있는 다른 효익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롯데홈쇼핑은 올해 7월 29일 사내이사·기타비상무이사·사외이사가 총 9명이 모두 참석한 이사회에서 롯데지주와 롯데웰푸드로부터 각각 양평사옥을 1317억원, 722억원에 매입하기로 의결했다. 그러나 뒤늦게 2대 주주 태광산업이 가격이 높게 책정됐다며 반대 의사를 표했다.

태광산업의 주장을 요약하면 양평사옥을 원가법을 적용해 감정평가를 하면 이사회에서 의결한 총 매입금 2039억원보다 300억원이 낮아지고 그 격차만큼 매도자 롯데지주와 롯데웰푸드가 이득을 본다는 점이다.

그러나 업계에 따르면 원가법만을 적용해 내부 거래를 진행하면 특정 계열사를 부당지원할 수 있는 요인이 생길 수도 있어 거래사례와 수익환원법 등도 함께 고려하는 게 일반적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부당지원 제재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기도 하다.

롯데홈쇼핑이 양평사옥에 대해 경일감정평가법인에 의뢰를 하고 매입가를 결정한 배경이다. 경일감정평가법인에서는 원가법·거래사례비교법·수익환원법을 각각 20:40:40 비중으로 가중평균하는 방식을 사용했고 이를 통해 산출된 가격으로 양평사옥을 매입하기로 했다.

때문에 태광산업이 양평사옥 매입에 대한 이사회 결의에 대해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지만 양평사옥 거래를 무효화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다만 최대주주인 롯데쇼핑 등 롯데그룹의 경영권 행사를 2대 주주로서 최대한 방어하는 양상이다.

애초에 롯데쇼핑이 2006년 경방이 보유한 지분을 인수하면서 롯데홈쇼핑 최대주주로 올라설 때부터 이러한 갈등이 시작됐다. 이로써 태광산업이 롯데홈쇼핑을 인수하고자 했던 계획이 무산됐다. 이에 롯데쇼핑의 롯데홈쇼핑 인수에 대해 취소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결과는 태광산업의 패소였다. 현재 롯데홈쇼핑의 최대주주는 53.49%를 보유한 롯데쇼핑, 그 다음으로 태광산업과 계열사(대한화섬, 티시스) 등이 각각 27.99%, 10.21%, 6.78%로 합산 44.98%를 보유하는 형태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배경이다.

사실상 롯데홈쇼핑의 주력사업인 TV홈쇼핑은 송출수수료 부담 등으로 실적을 개선시키기 힘든 환경에 놓여 있다. 더군다나 이커머스 시장이 성장하면서 점차적으로 홈쇼핑업계의 미래도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롯데홈쇼핑의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한 1조77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780억원으로 23.5% 감소했다. 이를 보면 롯데쇼핑이나 태광산업도 롯데홈쇼핑이 지닌 사업구조에 성장성을 기대하고 있을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

주목할 지점은 롯데홈쇼핑의 재무제표 상 자산 항목이다. TV홈쇼핑 경쟁사의 경우 대부분 그룹 차원에서 벤처 투자 혹은 인수합병(M&A)을 진행시키며 외형을 확장하는데 활용됐지만 롯데홈쇼핑은 대주주 간 갈등 탓에 수익이 모두 쌓이는 형태였다.

물론 배당금으로 매년 400억원이 지급됐지만 지난해 말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7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2.2% 증가했다. 이익잉여금은 9966억원으로 1조원에 가까운 규모를 자랑한다.

특히 금융자산 중 'momo.com(대만 모모홈쇼핑)' 보유 지분 7.92%가 취득원가 13억원 대비 장부금액이 4584억원으로 표기됐다는 점이 눈에 띈다. 그만큼 유동화할 수 있는 자산이 가치가 높다는 의미다. 롯데그룹으로서는 롯데홈쇼핑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들여다 볼 수밖에 없었다.

전반적으로 보면 롯데그룹으로서는 롯데홈쇼핑의 자산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양상이다. 반면 2대 주주인 태광산업으로서는 롯데홈쇼핑에서 자금이 유출되는 것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고 이를 통해 지분가치를 유지 혹은 제고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롯데홈쇼핑의 자산가치와 활용도를 염두하면 롯데쇼핑이나 태광산업이 보유 지분을 양도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최대주주와 2대 주주 간 갈등이 더욱 장기화되면서 양평사옥 거래에 따른 분쟁이 추가적으로 일어날 가능성도 크다.

롯데홈쇼핑은 "양평사옥 매입은 법적인 문제가 없는 사항이고 이사회 의결을 통해 절차도 거쳐 계획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태광산업 측은 "충분한 자료를 제공하지 않고 이사회가 진행됐기 때문에 명백한 하자가 있어 효력 정지 가처분 시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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