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차이나 디스카운트 점검]소프트센, 대주주 지배력 약화는 '현재 진행형'②수피센투자조합 최대출자자 홍콩셩다 대주주로, 콜옵션 제3자에 넘기며 지분율 희석
정유현 기자공개 2023-09-04 08:05:53
[편집자주]
국내 증시에는 중화권 기업에 대한 불신이 만연하다. 부실경영과 회계 불투명성으로 상장 폐지를 거듭하는 등 여러 논란을 일으키며 신뢰도를 스스로 깎아내린 영향이다. 하락한 신뢰도는 국내 증시에 상장을 유지하고 있는 기업의 투자 매력도 낮추고 있다. 코스닥에 상장한 중국 기업이나 중국 자본이 지배하는 곳은 15개 이하 수준에 불과한데, 이 중 80% 정도가 공모가 회복은커녕 동전주를 면치 못하고 있다. 더벨은 중국계 기업의 상장 후 실적과 지배구조 이슈, 주가 추이를 통해 차이나 디스카운트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31일 11시2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소프트센은 2019년 최대주주가 변경되며 신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었다. 최근 2차전지 검사장비와 폴더블폰용 초박막 강화유리(UTG) 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며 수익성 강화를 내세우는 모습이다. 중국계 자본을 등에 업고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에 나선 듯 보이지만 최대주주 지분율의 흐름은 반대로 흘러가고 있다.특히 소프트센은 대주주 변경 후 세 차례 전환사채(CB)를 찍어 2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지분율 희석을 방지할 수 있는 콜옵션(매도청구권) 카드도 대주주 측은 큰 관심이 없는 모양새다. 대주주 측이 지배력 안전판을 덧대는 작업을 실시하지 않을 경우 계속 지분율은 희석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프트센의 대주주는 6월 말 기준 15.24%의 지분을 보유한 홍콩셩다국제유한공사(이하 홍콩셩다)다. 지난해 기존 최대주주였던 수피센투자조합이 해산하는 과정에서 홍콩셩다가 대주주로 올랐다. 수피센투자조합은 2019년 12월 아이티센으로부터 소프트센의 주식 2053만9682주(24.47%)를 1주당 3043원에 장외매수 방식으로 취득해 최대주주에 올랐던 곳이다.
수피센투자조합은 1년 후 장외매도 방식을 활용해 2021년 11월 21일 소프트센 주식 167만주(1주당 3256원) , 2021년 11월 23일 11만주(1주당 3039원)를 매각했다. 178만주를 매각하며 지분율도 24.47%에서 17.99%로 낮아졌다. 57억7181만원 정도를 현금화했는데 1주당 3043원에 주식을 사 왔기 때문에 차익은 3억원 규모에 불과했다.
지난해 4월 수피센투자조합 내 조합원들이 투자금을 회수하면서 조합이 보유한 지분 100%를 최대출자자인 홍콩셩다에 매각한 것이다. 최대출자자 조합 잔여 지분을 인수하면서 경영을 이어가는 구조다.
기업의 영속성을 이어가는 그림을 그렸지만 홍콩셩다의 지분율은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신주 발행에 따라 지분율 희석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상장사 최대주주가 25~30% 수준의 지분율 보유하고 있을 경우 일반적으로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점에 비춰보면 현재 소프트센은 경영권이 변동될 리스크가 내재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대주주가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는 카드도 있었지만 활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센은 2020년 8회차 (60억원), 2021년 9회차 (60억원), 10회차 (80억원) 규모로 세 차례 CB를 찍었다. CB 발행 당시 조건을 세밀하게 살펴보면 콜옵션 행사 비율을 기재하지 않은 상태다. 콜옵션 행사 관련 법규와 이자율 정도만 명시해둔 상태다.
2021년 발행한 9, 10회차 경우 발행 시기 상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이하 증발공)'의 적용 전에 발행을 서두른 건으로 해석된다. 콜옵션을 최대주주 지분율 이상으로 걸 수 있었던 때였다. 콜옵션을 100%로 걸 수도 있는 때라는 의미다. 다만 투자자들의 엑시트에 있어 콜옵션 권리가 가장 우선이기 때문에 100%로 설정해 발행을 진행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8~10회차 CB 모두 콜옵션 행사 기간이 만료됐지만 전자공시 상 콜옵션에 관련한 공시는 없는 상태다. 대주주 측이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지난 6월까지 소프트센의 주가가 잠시 반등하며 투자자들이 앞다퉈 전환권 행사에 나섰다. 미전환 CB가 모두 상장되면 최대주주 지배력을 위협할 수준으로 신주가 발행될 상황이었다. 주가가 다시 하락세로 접어들며 오버행 이슈는 잠시 수면 아래로 내려갔지만 이 과정에서 홍콩셩다의 지분율은 일부 희석됐다. 3월 말 기준 지분율이 16.83%였는데 6월 말 기준 15.24%로 1.59%포인트 줄었다. 향후 주가가 다시 상승세를 탈 경우 지분율은 계속 줄어들 수 있는 상황이다.
소프트센 관계자는 "CB 발행 당시 콜옵션 비율 관련 미기재 여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며 "관계가 있는 기업이 소프트센의 콜옵션을 행사한 상황으로 의무가 없는 건이어서 따로 공시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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