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50부터 KF-21까지 일감 늘어난 KAI, 설비투자 늘린다 고정익 생산공장 확대 검토, 2025년까지 1조 이상 투자 계획
임한솔 기자공개 2023-09-07 07:14:23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5일 16: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해온 국산 전투기 KF-21의 실전 배치가 가까워졌다. KAI는 2021년 7월 KF-21 첫 시제기를 하늘에 띄웠다. 올해 6월에는 마지막 시제기인 6호기가 비행시험에 성공했다.공군은 KF-21의 성능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을 내렸다.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은 무기체계의 신속한 전력화를 위해 연구개발 중에 양산을 추진하기 위한 절차다.
이에 따라 KAI는 내년부터 첫 양산을 시작해 후속 시험을 진행한 뒤 2026년 하반기부터 공군에 기체를 인도한다는 계획이다. 공군은 2032년까지 KF-21 120대, 약 8조5000억원 규모를 도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투기 대량 공급이 가시화한 만큼 KAI는 생산시설 확충을 준비하는 중이다. KF-21 시제기가 만들어진 경남 사천 고정익 공장의 생산라인을 증설하기로 했다. 증설은 내년 KF-21 양산 계약이 체결되면 진행될 예정이다. 증설 후에는 매월 KF-21 2~3기 생산이 가능해진다.
고정익 공장에서는 KF-21뿐 아니라 FA-50 경공격기 생산라인의 증설 역시 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FA-50은 훈련기 T-50을 개량해 개발된 기체로 여러 나라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KAI는 지난해 폴란드와 FA-50 48대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올해는 말레이시아에서도 18대 수출을 수주했다. 중동, 미국을 비롯한 다른 지역에서의 수주도 추진하고 있다.
KF-21, FA-50 생산라인 증설로 장차 고정익 공장의 공간이 부족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KAI는 장차 기존 공장 인근에 KF-21 등 신규 기체를 생산하는 공장을 따로 건립하는 방안도 살펴보고 있다.
KAI의 설비투자 계획에는 이런 고정익 중심 생산능력 확대에 대한 고민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KAI 설비투자는 2023년 1964억원, 2024년 3768억원, 2025년 4676억원 등으로 책정됐다. 내년부터 투자 규모가 대폭 늘어나는 모습이다.
구체적 투자 내용을 살펴보면 2024년에는 먼저 기계(1336억원)와 공기구비품(471억원), 치공구(621억원) 도입에 2428억원이 들어간다. 항공기 부품 생산 및 조립에 필요한 기계 투자가 올해보다 3배 이상 증가한다. KF-21 양산체제 구축, FA-50 생산 확대에 따라 추가 장비를 갖추는 비용이 배정된 것으로 해석된다.
치공구 투자의 증가폭도 눈에 띈다. 치공구는 항공기 부품을 조립, 제작할 때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하는 장비로 공기구비품과 구분된다. 부품 하나에 많게는 10개 이상의 치공구가 필요하고 항공기마다 알맞은 치공구를 각각 개발해야 해 신규 사업에서는 치공구 수요가 많이 발생한다.
2024년 건물·구축물 투자 1341억원에는 KAI가 8월 말 착공한 진주 회전익비행센터의 건립 예산(최대 700억원)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된다. 회전익비행센터는 이름 그대로 회전익 기체의 비행시험을 위한 시설이지만 고정익사업과도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KF-21, FA-50 개발과 양산으로 비행시험이 급증해 사천 지역의 공역이 부족해진 데 따른 대안이기 때문이다. KAI는 내년 9월 회전익비행센터를 완공하고 무인기 등 미래형 항공기를 시험하기로 했다.
2025년에는 투자 비중에 변화가 생긴다. 건물·구축물 투자가 전년보다 1900억원가량 늘어난 3211억원 집행돼 기계(784억원), 공기구비품(199억원), 치공구(481억원)에 대한 투자를 압도하게 된다.
KF-21 생산 공장 건립을 가정한 것으로 여겨지는 대목이다. KAI는 이미 신규 공장 부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공장 건립 자체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사안인 만큼 투자 규모나 내용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KAI가 투자를 통해 추가적으로 갖출 생산능력은 앞으로 해외에서 KF-21, FA-50에 관한 수주를 더 확보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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