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디지털헬스케어, 진격의 대기업]카카오·네이버, 신규 먹거리 지목 '같은듯 다른 전략'병원예약부터 의료데이터까지…환자 중심 서비스로 이용자 확보, 병원 대상 수익모델 수립

홍숙 기자공개 2023-09-07 13:18:06

[편집자주]

디지털헬스케어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큰 틀에서 미래 먹거리라고 보는 낙관적인 전망이 있는가하면 아직 기술과 헬스케어 산업의 특성이 제대로 조화를 못 이루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IT 기업들은 다양한 전략으로 디지털헬스케어에 접근하고 있다. 의료데이터, 원격의료 등 각 회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IT 대기업의 디지털헬스케어 사업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5일 07: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와 네이버가 IT 기술을 접목해 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한다. 병원예약과 만성질환 관리뿐 아니라 병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솔루션 개발에도 한창이다.

현재 카카오와 네이버 외에도 관련 스타트업, 보험사까지 관련 분야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이처럼 아직 디지털헬스케어를 주도하는 선도기업이 없는 상황에서 IT 대기업들이 어떤 경쟁력으로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지 시장은 관심있게 지켜보는 분위기다.

◇신규 먹거리로 낙점한 '헬스케어'....환자와 병원 중심 서비스 윤곽 드러나

전 세계 IT 기술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세계가전전시회(CES 2023)에선 올해 처음으로 '디지털헬스' 섹션이 신설됐다. 해외에선 모더나와 같은 신약개발 회사는 물론이고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IT 기업, 보험사인 유나이티드 헬스 등 다양한 해외 기업이 해당 세션에 참가했다.

국내에선 롯데헬스케어를 비롯해 라이프시맨틱스, 딥노이드, 룰루랩, 에이슬립와 같은 디지털헬스케어 스타트업이 참여했다. 여기에 국내에서 신약개발을 하던 SK바이오팜 역시 디지털치료기기를 CES에서 선보였다.

이로써 '디지털헬스케어'가 단순히 미래 먹거리가 아니라 한 산업군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 발맞춰 국내에서 IT 산업을 이끌고 있는 카카오와 네이버 역시 디지털헬스케어 사업에 뛰어들며 본격적인 경쟁 채비에 나섰다. 자사의 IT 기술을 기반으로 환자와 의료진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두 회사는 의료계 전문가를 영입해 디지털헬스케어 자회사와 사업부를 신설했다. 카카오는 2021년 12월 황희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를 자회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로 선임했다. 황 대표는 임상현장 경험 뿐만 아니라 전자의무기록(EMR) 회사인 이지케어텍을 사업을 이끈 경험도 있다.

카카오헬스케어와 달리 네이버는 자회사를 별도로 두지 않고 사내에 네이버 헬스케어연구소를 설립했다. 연구소를 이끄는 소장으로는 2020년 12월 나군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교수를 영입했다. 나 소장은 로봇수술 권위자로 국내에 수술로봇 다빈치를 도입한 인물로 꼽힌다. 여기에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뒤 의사 자격증을 취득한 차동철 의료혁신센터장이 나 소장과 합을 맞추고 있다.

나군호 네이버 헬스케어연구소 소장(왼쪽),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

◇카카오, '당뇨' 점찍어 개인건강관리 공략...네이버, 건강검진 관리 서비스 선보여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결국 이용자(user)가 있어야 한다. 이는 디지털헬스케어 플랫폼도 마찬가지다. 이미 카카오톡이라는 메신저와 네이버 포털 플랫폼을 갖춘 양사가 헬스케어 이용자를 모으기 위한 전략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핵심은 '환자'를 모으는 것이다.

즉 병원이 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병원예약' 서비스를 통해 환자들을 공략하는 것이다. 현재 국내 대학병원 예약 시스템은 병원마다 폐쇄적인 시스템을 사용한다. 최근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스타트업이 병원예약 앱을 개발했지만 아직까지 대학병원보다는 병의원에서만 활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마저도 해당 서비스를 유료화한다는 문제를 두고 논쟁이 있는 상황이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카카오톡에서 병원을 편리하게 예약하고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개발을 위해 카카오 공동체 및 대학병원들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는 이미 2019년 일본에서 메신저 라인 앱에서 병원 예약부터 진료와 결제까지 한 번에 가능한 서비스를 내놨다. 국내에서도 해당 서비스를 출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두 기업 모두 이용자들이 최대한 자사의 디지털헬스케어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당 서비스는 무료로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기반으로 카카오헬스케어는 연속혈당측정(CGM) 기반으로 당뇨 건강관리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를 늘려나간다는 전략이다. 추후 고혈압, 비만 등 만성질환으로 확장 가능성도 열어뒀다.

네이버 역시 당뇨 뿐만 아니라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로 폭넓게 이용자를 모은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페이션트 서머리'라는 서비스를 통해 건강 검진 이력을 관리는 물론 적절한 검진을 추천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인공지능 기반 돌봄서비스 케어콜을 통해 독거노인의 건강상태를 전화를 통해 확인하는 앱 출시도 앞두고 있다.


◇카카오, EMR부터 임상데이터까지...네이버, AI기반 예진부터 EMR 자동기록까지

두 회사 모두 환자를 타깃으로 한 서비스는 이용자 확보에 초점을 둔다. 반면 의료진을 타깃으로 한 서비스는 병원 등 B2B 서비스를 통해 일정 수준의 수익모델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즉 병원 등을 대상으로 솔루션에 대한 일정 부분 과금 체계를 가져간다는 구상이다.

카카오헬스케어는 국내 의료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양질의 임상데이터와 다양한 의무기록들을 표준화해 데이터 레이크를 구축한다. 이후 인공지능과 기계 학습 등을 이용자가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과 플랫폼을 제공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의료데이터는 의료기관이 직접 보유하면서 카카오헬스케어는 데이터 플랫폼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카카오헬스케어는 중장기적으로 해당 플랫폼을 통해 임상연구 자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계획이다. 현재 국내 대형병원을 대상으로 파일럿 프로젝트에 착수했으며 대규모 병원 데이터를 처리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네이버는 '스마트 서베이'와 '보이스 EMR'을 통해 의료진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마트 서베이는 AI 기반 예진 서비스로, 진료 전 온라인으로 받은 환자의 병력 청취 결과를 의료 용어로 자동 변환해 의사에게 전달하는 서비스다. 여기에 진료 내용을 음성인식 기술로 EMR에 자동으로 기록할 수 있는 '보이스 EMR'을 현재 건국대의료병원 등에 제공하며 정식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카카오가 EMR부터 임상데이터까지 폭넓게 병원 데이터를 접급하는 방식을 취한다. 반면 네이버는 환자 진료 데이터를 비롯해 EMR에 데이터 관리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선 결국 정식 서비스가 얼마나 이용자(환자, 의료진)이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는 의견을 제시한다. 디지털헬스케어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헬스케어의 경우 아이디어 자체는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크게 다르지 않다"며 "결국 해당 사업 아이디어를 이용자가 손쉽게 쓸 수 있는 앱 혹은 서비스를 얼마나 구현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