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워치] 카카오, 재무그룹 '리더십 공백' 여파는'법카 유용'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재무지원실 담당 리더 정직, '대응 방식·거취' 향방 주목
이지혜 기자공개 2023-09-07 10:05:22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5일 13: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 재무그룹장 부사장이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으면서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재무그룹장의 역할은 컸다. 그는 회계나 재무, 손익 등을 관리하는 조직으로 산하에 관련 실과 팀을 두고 이를 관리해왔다.더욱이 현재 재무그룹장은 미래이니셔티브센터에서도 핵심적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해부터 센터재무지원 조직을 총괄하는 실장에 선임됐다.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는 카카오 공동체의 미래 10년을 준비하는 조직으로 창업자인 김범수 의장이 센터장을 맡고 있는데 재무그룹장의 공백이 적잖은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재무정책 리더십 공백, 카카오 대응은
5일 카카오에 따르면 카카오가 재무그룹장 부사장에게 정직 3개월 징계를 내렸다. 징계를 받은 부사장은 김 모 부사장인 것으로 파악된다. 카카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재무그룹장 직함을 달고 있는 인물은 김 모 부사장뿐이다.
재무그룹장은 법인카드로 1억원어치의 게임 아이템을 결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카카오 상임윤리위원회에 따르면 카카오그룹도 게임사업을 영위하는 만큼 법인카드로 게임 아이템 등을 매입할 수 있지만 과도한 금액을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즉시 재무그룹장을 업무에서 배제했다. 또 적정수위를 넘어선 결제액은 환수했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3/09/05/20230905134019168_n.png)
재무그룹장의 공백은 카카오 대내외적으로 적잖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재무그룹장이 이끌고 있는 재무그룹실은 회계, 재무, 손익 등 카카오의 안살림을 책임지는 핵심 부서다.
비록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 투자 총괄 대표가 CFO(최고재무책임자) 역할을 일부 담당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주요 업무가 투자인 만큼 재무그룹장의 책임이 막중할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카카오 곳간을 수비하는 역할을 재무그룹장이 맡고 있다는 의미다.
더욱이 현재 카카오는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다. 올 상반기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 편입 효과 등에 힘입어 매출은 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84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2분기 말 연결기준으로 4.9%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이 났다.
재무그룹장은 카카오의 미래 10년을 책임질 조직에 있어서도 핵심적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해 1월을 기점으로 재무그룹장은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의 재무지원실을 이끌고 있다. 2015년 카카오에 입사한 뒤 카카오커머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거쳐 카카오게임즈 CFO로서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는 점을 인정받았다.
카카오미래이니셔티브는 카카오 ‘비욘드 모바일(beyond mobile)’의 기치 아래 공동체의 미래 10년을 준비하는 조직이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센터장을 맡은 조직으로 카카오와 전 계열사의 글로벌 시장 공략과 미래먹거리 발굴을 주력 업무로 삼고 있다.
현재 카카오는 재무조직에 힘을 싣고 허리띠를 졸라매며 전사적 재무정책을 지휘해야 할 상황인데 3개월이나 리더십에 공백이 생겼다는 의미다.
이밖에 해당 재무그룹장은 카카오게임즈와 케이앤웍스, 디케이테크인 기타비상무이사로서 활약하고 있었는데 이런 업무도 당분간 수행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SG경영에 배치, 재무그룹장 거취 ‘주목’
카카오가 내세우고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에도 금이 갔을 것으로 보인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이사는 이사회 산하 ESG위원회에 소속돼 있을 뿐 아니라 카카오의 ESG총괄을 맡아 지속가능성이 경영 의사결정 전반에 녹아들도록 애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재무그룹장의 행보는 홍 대표가 내세우는 신념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더욱이 카카오는 최근 노동조합의 강한 반발에도 직면했다. 카카오 노조는 권고사직, 희망퇴직 등으로 고용불안이 확산되고 있는데도 사측이 아무런 대화나 사과 없이 일방적으로 구조조정을 강행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경영 실패에 따른 피해를 구성원이 입지만 경영진은 책임지지 않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런 여론이 거세진다면 재무그룹장의 거취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관련 규정도 있다. 카카오는 2022년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에 세부원칙으로 ‘기업가치의 훼손 또는 주주권익의 침해에 책임이 있는 자를 임원으로 선임하지 않아야 한다’고 적시했다.
카카오는 이 규정의 대상을 사내이사, 사외이사 등 이사뿐 아니라 임원으로 포괄적으로 적어놨다. 또 윤리규정에는 ‘모든 크루가 회사의 자산이 손실, 손해, 오용, 절도 또는 태업에 따른 파괴를 당하지 않도록 보호해야 한다’고 명기했다.
일단 카카오 상임윤리위원회가 재무그룹장을 대상으로 정직 처분을 내렸지만 지배구조, 윤리 규정을 얼마나 넓고 엄격하게 해석해 적용하느냐에 따라 재무그룹장이 거취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일단 정직 처분을 내렸지만 향후 재무그룹장의 거취를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심적으로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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