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호텔 위탁경영 점검]'부채비율 고심' 호텔신라, 글로벌 위탁 확대 수익성 제고 ‘사활’②부채비율 400%대로 재무지표 악화, 더 신라·신라스테이·신라모노그램 '삼각편대 강화'
변세영 기자공개 2023-09-08 07:56:02
[편집자주]
국내 호텔업계가 위탁경영을 새로운 먹거리로 내세우고 있다. 리스회계 영향으로 부채비율이 치솟으면서 직접 투자 리스크를 최소화할 필요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이에 자산을 경량화하고 동시에 수수료 등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위탁모델 확대에 매진하고 있다. 더벨은 엔데믹을 맞은 국내 호텔업계의 재무상황과 경영 현황을 분석하고 향후 기업별 위탁경영 확대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6일 08: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텔신라는 2010년대 호황기를 누렸다. 사업 부문별로 나눠보면 면세점(TR) 부문은 중국인들의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 확대와 따이궁 효과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통하던 시절이었다.호텔사업도 비즈니스호텔 브랜드 신라스테이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데 성공했다. 호텔신라는 2013년 경기도 화성 동탄에 '신라스테이' 1호점을 오픈하고 2014년 신라스테이 브랜드를 독립법인으로 분사시키면서 임대운영을 확장했다. 쇼핑 목적의 중국인들이 국내 비즈니스호텔을 자주 찾는다는 점을 고려한 행보였다.
실제로 신라스테이 점포는 빠르게 증가했다. 연도별로 보면 사업 첫해인 2013년 11월 신라스테이 동탄 오픈을 시작으로 2014년 역삼, 2015년에는 제주, 서대문, 울산, 마포, 광화문 사업장 등 한해에만 5개를 연달아 열었다.
◇코로나 거치면서 부채비율 400% 육박…'위탁 확대' 수익성 제고 박차
공격적인 사업 확장은 재무레버리지 지표 상승으로 이어졌다. 신라스테이나 면세점 등은 공간을 임대해 영업을 전개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2019년부터 회계기준이 달라지면서 임대료로 지급해야 할 리스비용이 계상되기 시작했고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부채비율은 2018년 201%에서 2019년 283%로 증가했다.
설상가상 코로나19가 겹치면서 재무건전성이 더욱 악화됐다. 영업적자가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 운전자본 부담을 메꾸기 위해 단기차입과 사채 발행을 늘린 탓이다. 부채비율은 연결기준 2020~2021년 300%대에서 지난해 말에는 444%까지 증가했다. 올 1분기에는 부채비율이 414%로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경쟁사인 ㈜호텔롯데(179%)보다도 월등히 높은 수치다.
이 과정에서 대안으로 떠오른 게 호텔 위탁 비즈니스 확대다. 호텔신라는 사업 구조가 크게 TR(면세)과 호텔&레저로 나뉜다. 전체 매출에서 호텔&레저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3%, 올해 상반기 20%다. 매출비중은 작지만 수익성만 따져보면 정반대다. TR부문 영업이익률은 4.9%, 호텔부문은 10%에 이른다.
게다가 위탁경영은 건물을 직접 보유하지 않아 리스크가 적다는 강점도 있다. 호텔 운영에 소요되는 재원 부담이 없고 꾸준히 수수료 매출을 수취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성이 높다. 호텔신라 입장에서도 위탁운영을 통해 수익성을 높여 궁극적으로 재무레버리지 지표를 개선하겠다는 심산이다. 호텔신라는 향후 위탁운영 지점을 계속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베트남 위탁운영 첫발, 이정호 부사장 글로벌 확장 ‘총대’
호텔신라의 위탁운영은 2020년 베트남에서 시작했다. 다낭에 '신라모노그램(Shilla Monogram)'을 오픈하면서부터다. 지상 9층 건물에 300여 개 객실과 빌라, 수영장, 식당, 바 등을 갖춘 호텔이다. 호텔신라는 지난 2006년 중국 쑤저우의 ‘진지레이크 신라호텔’을 위탁 경영한 경험이 있지만 당시에는 순수하게 호텔 운영만 맡았고 자사 브랜드를 달지는 못했다. 사실상 다낭 모노그램이 첫 위탁경영이다.
다만 추가 오픈 속도가 더디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특히 기대를 모았던 미국 지점은 올해 겨우 착공에 들어갔다. 호텔신라는 201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산호세에 신라스테이 위탁운영 계약을 따냈다. 200개 객실 규모의 부티크 호텔로 당초 오픈 목표는 2021년이었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일정이 오는 2024년으로 미뤄졌다.
위탁경영 사업 총대를 멘 인물은 이정호 부사장이다. 호텔&레저부문장이다. 호텔신라 임원구성을 살펴보면 대부분 TR사업부 소속 인물로 채워져 있는데 그중 이 부사장은 몇 없는 호텔 전문가다. 이 부사장을 필두로 호텔신라는 강원도 강릉, 세종, 베트남 하노이 등으로 위탁경영을 확대해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5성급 라인인 더 신라·신라스테이(비즈니스호텔)·신라모노그램 3대 브랜드를 삼각편대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는 포부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코로나로 지연된 부분이 좀 있지만 장기적으로 20호점까지 생각하고 있다”면서 “위탁경영은 최소 20년 이상을 맡기는 만큼 브랜드력이 있어야 하는데, 5성급 운영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업자로서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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