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9월 11일 07시2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코프로그룹과 포스코그룹에 이어 이차전지 열풍을 이끈 사업자를 꼽으라면 LS그룹을 들 수 있다. 지난해 구자은 회장이 그룹 총수에 오르고 이차전지, 전기차 충전 등 신사업 구상을 발표하며 조단위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올해는 엘앤에프와 손잡고 양극재 소재인 전구체 밸류체인을 구축하며 차세대 이차전지 소재 사업자로 떠올랐다.사실 LS그룹의 이차전지 소재 시장 진출은 이번이 두번째 도전이다. 과거 LG전선 시절인 2002년 배터리용 동박을 개발했고 2004년에는 음극재 생산기술을 보유한 카보닉스를 인수하는 등 누구보다 빠르게 이차전지 소재 시장에 뛰어든 경험이 있다. 얇은 구리막인 동박이 음극활물질을 감싸는 역할을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미 20여년 전에 음극재 밸류체인을 구축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너무 앞서 나간 탓일까. 오랜 기간 전기차 시장의 성장이 지연되자 계속되는 이차전지 소재 사업의 적자를 이기지 못하고 해당 사업을 하나둘 매각하기 시작했다. 2010년 음극재 사업을 포스코켐텍에, 2017년 동박 사업을 미국계 사모펀드 콜버그그래비스로버츠(KKR)에 넘기며 소재 사업에서 철수했다.
이후는 익히 알려진 바와 같다. 음극재 사업을 인수한 포스코켐텍은 포스코그룹의 이차전지 소재 전반을 담당하는 포스코퓨처엠으로 성장했고 KKR이 다시 시장에 내놓은 동박 사업부는 SK그룹에 인수되며 화학회사 SKC의 사업 전환을 이끌고 있다.
LS그룹 입장에선 수익을 내지 못하는 사업을 정리하기 위한 과감한 결단이었지만 지금 와서 보면 결과적으로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결정이다. 당시 그룹 내부에서도 전방산업인 전기차 시장의 성장 지연에 대한 아쉬움을 삼키며 적지 않은 인원이 소속을 옮겼다.
시간이 흘러 이차전지 소재 사업에 재도전하는 LS그룹은 절치부심한 모습이다. 보다 치밀한 전략을 세워 밸류체인을 다시 쌓아가고 있다. LS가 겨냥한 전구체는 중국산 의존도가 90%를 웃돌아 어느 소재보다 국산 자립화가 절실하다. 국산화 수요가 확실하기에 자신감을 갖고 원료부터 리사이클링까지 밸류체인 전반의 사업을 공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2029년 LS가 목표로 하는 전구체 생산능력은 12만톤이다. 이제는 후발주자가 된 LS그룹이 치고 나가기에 결코 부족한 수량이 아니다. 과거의 아쉬운 결정을 뒤로하고 재도전에 나선 LS그룹의 앞으로 5년 뒤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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