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진주 SC제일은행]‘지배구조 개선’ 요구 비켜선 '장수 CEO' 박종복 은행장②SC제일은행 출범 후 첫 한국인 은행장…정부·당국 외풍 없어 4연임 유력
고설봉 기자공개 2023-09-19 07:13:09
[편집자주]
최근 은행권은 풍부한 수요를 바탕으로 매년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동시에 위기를 맞았다. 금융 당국의 강한 규제를 받으며 지배구조가 흔들렸다. 정치권 및 시민사회단체 등으로부터의 견제도 강해졌다. 이 가운데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은 경영 안정화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금융시장 성장의 과실을 누리며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더벨은 SC제일은행의 경영 현황과 지배구조 등을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5일 13: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은행 전성 시대다. 동시에 은행의 위기다. 최근 은행권은 풍부한 대출수요를 바탕으로 최대 실적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그러나 그 어느 때보다 위기감이 높다. 정부와 금융 당국 중심으로 펼쳐지는 은행 CEO 교체 요구 등 지배구조 리스크 때문이다.SC제일은행은 지배구조 리스크를 겪지 않는 거의 유일한 은행이다.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은 2015년 1월 취임한 이래 현재까지 9년 동안 조직을 이끌고 있다. 외국계 은행이란 특수성에 정치권 등 외풍에 휘둘리지 않기 때문이다.
박 행장은 내년 초 임기 만료를 앞두고 4연임 채비를 마쳤다. 탄탄한 실적과 안정적인 경영성과 등을 토대로 연임 가능성도 높다.
◇지배구조 리스크 피해간 SC제일은행
지난해 하반기부터 정부와 금융 당국은 은행에 대한 개입을 시작했다. 표면적으론 은행의 과도한 이익을 문제삼았다. 그러나 한걸음 더 들어가 CEO 등 지배구조를 개선할 것을 요구했다. ‘오래된 CEO는 교체하라’는 암묵적인 요구도 계속됐다.
은행을 비롯해 은행 기반의 금융지주사들은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상반기 내낸 지배구조 리스크를 겪었다. 이 과정에서 갑작스럽게 CEO가 교체되는 사태가 빈번하게 일어났다. 연임이 예정돼 있던 CEO들의 교체는 내부 혼란으로 이어졌다.
시민사회단체들도 은행을 정조준했다. 약탈적 금융이란 말이 연일 언론을 통해 퍼져나갔다. 은행 스스로 이자율을 낮추고 일부 취약차주에겐 더 많은 혜택을 제공했다. 사회공헌과 상생경영이란 포장지를 달고 제살을 깎는 과정이 진행됐다.
초고속으로 성장하던 은행산업은 올해 들어 성장세가 둔화했다. 고금리 장기화와 대내외 변수로 인한 시장상황 악화의 영향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지배구조 리스크에서 파생된 조직 내부의 불안감이 성장동력을 약화시켰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런 가운데 SC제일은행은 지배구조 리스크에서 한발 물러서 있다.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할 것 없이 지배구조 리스크가 경영안정성을 위협하는 가운데 SC제일은행은 외풍에 휘둘리지 않고 착실히 영업활동을 펼쳐나갈 수 있었다.
◇외풍 차단한 박종복 SC제일은행장…4연임 기대감
SC제일은행 지배구조 안정화 중심엔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이 있다. 박 행장은 2015년 1월 SC금융지주 회장 및 SC제일은행장으로 임명됐다. 이후 2018년 초 2연임, 2021년 초 3연임에 성공하며 현재까지 9년 동안 SC제일은행을 이끌고 있다.
박 행장은 청주고등학교와 경희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79년 SC제일은행의 전신인 제일은행에 입행했다. 그는 40년 이상 SC제일은행에 몸 담으며 영업부문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친 정통 '영업맨'이다.
소매영업·주요 대기업 릴레이션십 매니저(Relationships manager·RM), 프리미엄뱅킹사업부장, 소매채널사업본부장, 리테일금융총괄본부장 등을 거쳐 회장에 올랐다. 현재는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 비상임이사도 겸직하면서 한국 내 한국스탠다드차타드 계열사 경영 전반을 관장하고 있다.
박 행장은 SC제일은행의 적자 탈출을 위한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특히 행장으로 선임되기 이전인 2014년 4월부터 리테일금융총괄본부장을 맡아 고객 중심주의 영업문화를 정착 시켰다. 행장 취임 이후에는 SC그룹과 제일은행이라는 두 브랜드를 조화롭게 활용해 전략적 비즈니스 제휴, 디지털 역량 강화, 자산관리 비즈니스 성장 등을 이끌었다.
그는 최초의 한국인 은행장이란 점에서도 주목 받는다. 2005년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제일은행을 인수한 후 첫 한국인 행장이며 2000년 이후 5년간 미국 사모펀드 뉴브릿지캐피탈의 경영권 인수 기간까지 감안하면 15년 만의 첫 한국인 행장이다.
박 행장은 올해 말 4연임을 앞두고 있다. 은행권에선 박 행장의 4연임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외국계 은행으로 정부와 금융 당국 등의 외풍도 차단될 수 있는 구조인 만큼 박 행장의 4연임 기대감이 높다. 박 행장이 올해말 4연임에 성공한다면 국내 은행권 최초의 4연임 행장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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