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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보증 뗀 KDB생명 후순위채, '리테일·기관' 뒷심에 선방 부정적 아웃룩 극복, 하이일드 수요 높아…'하나금융' 피인수 기대감

손현지 기자공개 2023-09-18 16:04:26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5일 14: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생명보험이 후순위채 수요예측에서 희망했던 물량을 다 못 채웠다. 어느정도 '예견된' 결과지만 주관사와 IB들 사이에선 "예상보다는 선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매각률이 8% 에 그쳤을 뿐 아니라 기관투자자들의 참여가 예상보다 많았다는 점에서다.

KDB생명은 직전과 달리 산업은행 보증없이 '홀로서기'로 후순위채 발행에 나섰다. 산업은행의 보증없이 자체 신용등급(A+, 부정적)으로 후순위채 발행에 도전했다. 산은 보증채 신용도가 AAA(안정적)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크레딧 매력은 떨어진다. 더욱이 '부정적' 아웃룩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기관투자자들의 참여는 저조할 것으로 예상됐다.

수요예측 결과는 예상과 달리 '선방'했다. 전체 주문액 중 증권사들이 지점 리테일 고객들에게 판매할 목적으로 사들인 금액 600억을 제외하고도 500억원의 기관 투자수요가 확인했다. 미매각 금액은 모집액의 8%에 불과하다. 하나금융그룹 피인수 가능성과 재무건전성 개선 상황 등이 기관 투심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체신용 발행 도전, 미매각율 8% 선방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DB생명보험은 14일 1200억원 후순위채(10년 만기 5년 콜옵션(조기상환권) 모집에서 1100억원 매수 주문을 받았다. 목표치에 100억원 미달한 셈이다. 제시한 금리밴드는 6.7~7%였다.

후순위채 발행일은 22일이다. 투자자들의 수요에 따라 최종 발행금리는 상단인 7%로 결정됐다. 미매각 물량 100억원은 주관사인 메리츠증권이 전량 인수하기로 했다.

미매각 결과에도 발행사와 주관을 맡은 메리츠증권 측은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내비치고 있다. 당초 미매각을 예상했는데 해당 금액(100억원)이 예상보다는 적다고 판단했다.

미매각을 예견한 건 크게 두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자체 신용도로 자금조달에 도전했다는 점이 컸다. 지난 6월에 KDB생명은 산업은행의 지급보증 덕에 신용등급 AAA(안정적)로 후순위채를 찍을 수 있었다. 총 900억원 모집에 무려 5배가 넘는 5350억원이 몰렸다.

하지만 이번엔 산은 보증 없이 자금조달에 나섰다. KDB생명 단일 신용등급은 A+(부정적)로 산은 보증채인 AAA(안정적)에 비하면 크레딧 매력이 한참 떨어진다. 특히나 '부정적' 아웃룩에 민감한 기관투자자들의 참여는 저조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나금융그룹에 피인수 불확실성도 잔존했다.

올해 보험업계 후순위채 도전이 번번이 흥행 참패로 끝났다는 점도 미매각 우려감을 더했다. 지난 3월 ABL생명은 후순위채 1300억원 발행(6.6%)에서 전량 미매각 났으며 뒤이어 6월 푸본현대생명도 후순위채 700억원 모집(7.28%)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590억원 미매각됐다.

◇하나금융 피인수 가능성, 재무건전성 노력…기관투심 끌어올렸다

KDB생명과 주관사 측인 메리츠증권도 조달 전략을 리테일 투자자들의 투심을 노리는 쪽으로 잡았다. 고금리 매력으로 '하이일드' 채권 투자가 성행하는 만큼 증권사 지점 매입 수요도 어느정도 많을 것으로 관측했다. KDB생명 후순위채 금리밴드는 6.7~7%로, 6월과 4.76%와 비교하면 무려 224bp나 높게 설정됐다.

다만 예상보다도 더 많은 기관투자자 참여가 이뤄졌다. 최근 산업은행의 1425억원 규모 증자로 자본의 질이 높아진 점, 하나금융지주에 인수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 등이 기관 투자자들에게 투자 매력으로 부각됐다는 평가다.

IB 관계자는 "지난달 실시한 유증은 보완자본이 보통주자기자본으로 바뀌는 것"이라며 "자본의 질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산업은행의 지원 의지를 확인했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나금융지주와 피인수 협상을 하고 있는데, 성사될 경우 하나금융그룹의 신용도를 가져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주관사였던 메리츠증권도 한숨을 놓았다. 수요예측 미달 금액은 주관업무를 맡은 증권사가 PI(고유계정·자기자본 투자) 계정을 통해 남은 물량을 모두 인수해야 한다.

메리츠증권은 이번 후순위채 발행 수수료율은 1.25%로 일반적인 회사채 수수료율(0.2~0.3%)에 비해 짭짤한 수익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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