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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ting Watch]탄력받는 KDB생명 M&A, '대주주변경 리스크' 벗어나나불투명한 거버넌스 영향 수년째 영업력 약화…하나금융 편입시 지원여력 충분

양정우 기자공개 2023-08-22 07:42:43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6일 15: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새 주인을 고대하던 KDB생명보험이 하나금융그룹에 인수되면 신용도에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쏠린다. 오랜 기간 크레딧(부채상환능력)의 발목을 잡아온 대주주 변경 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 청신호로 여겨진다.

인수합병(M&A) 진행 과정에서 단행된 유상증자도 자본적정성을 높일 수 있는 이벤트다. 다만 이번 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는 레이팅 자체를 올릴 수준은 아닌 것으로 평가된다. 신용평가업계는 등급 변화로 이어질 수 있는 이번 M&A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하나금융 우선협상대상자 '새 주인' 무게…4차례 불발, 영업 약화 타격

한국산업은행은 지난달 KDB생명보험의 매각(보유 지분, 92.7%)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나금융지주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사모펀드인 JC파트너스와 주식매매계약을 파기한 후 5번째 매각 공고에 따른 결과였다.

KDB생명보험은 과거 4차례 매각 시도가 불발된 이력을 갖고 있다. 그간 새 주인 찾기가 절실했지만 매번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 이번엔 사모펀드 운용사가 아닌 금융그룹이 원매자로 나선 만큼 어느 때보다 딜 성사를 기대하고 있다. 우협측의 상세 실사 절차와 주식매매계약 체결 등 잔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신평업계는 KDB생명보험의 신용도를 진단하면서 대주주 변경의 불확실성 해소를 늘상 상향 요건으로 제시해왔다. 무엇보다 사업 역량과도 직접적으로 연결된 이슈다. 2021년 이후 M&A 시장에 매물로 노출되면서 전속설계사 이탈이 발생하는 동시에 초회보험료가 감소하는 등 신규 영업이 위축돼왔다.

이 때문에 설계사 조직 안정화 등 대응 방안에 초점을 맞췄지만 채널 기반이 제대로 회복되지 못했다. 향후 하나금융그룹 생보사로 자리를 잡으면 영업 기반의 안정성이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대주주 변경의 불확실성은 평정 논리상 악영향을 미치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 금융지주의 신용등급은 'AAA'로 책정되고 있기에 금융그룹 계열사의 지위를 가지면 계열의 지원가능성을 인정받는다. 자체 신용도보다 1노치(notch) 상향(uplift)된 등급을 부여받는 것이다.

현재 KDB생명보험의 신용등급엔 한국산업은행(AAA/안정적)의 지원 여력이 이미 반영돼있고 만일 사모펀드가 새 주인으로 나서면 등급 하락이 불가피했다. 이런 평정 논리는 이 생보사의 등급이 올라가는 데 걸림돌로 여겨졌다. 신용평가사에서 등급 안정성을 감안해 일종의 상향 마지노선을 설정해놓은 셈이다.

하나금융지주 역시 신용등급이 'AAA(안정적)'다. 앞으로 KDB생명보험이 하나금융그룹에 편입되면 기존 계열의 지원가능성을 그대로 인정받는 건 물론 등급 상향을 가로막았던 장벽 하나도 사라질 것으로 평가받는다.


◇ROA 상승 속 K-ICS 비율 부담…증자 등 자본관리 카드 주목

KDB생명보험이 펀더멘털 측면에서 신용도를 끌어올리려면 우선 신회계제도(IFRS17) 지급여력비율(K-ICS)의 개선이 필요하다. 경과조치 전 K-ICS 비율이 100%를 하회하면서 자본적정성이 열위하는 진단을 받고 있다.

지난 3월 말 K-ICS 지급여력비율은 선택적 경과조치 적용 후 101.7%, 적용 전 47.7%로 생보업계 평균(경과조치 전 192.6%)보다 낮은 수준이다. 오랜 기간 영업력이 약화돼온 탓에 낮은 수익성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급여력비율이 150%를 하회하는 건 등급 하향 트리거이기도 하다.

이달 초 KDB생명보험이 유상증자(1425억원)를 단행한 건 자본 확충 이벤트이지만 K-ICS비율 개선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게 신평업계의 중론이다. 현재 불리한 조달 여건과 열위한 자본 여력 등을 감안할 때 대주주의 추가 증자 등 적극적 자본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향후 M&A 세부사항이 확정되는 시점에 신용도 변화를 종합 평가해 최종 결론을 내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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