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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다시 뛰는 메지온, 유데나필 FDA 승인 관건2차 임상 3상 시작, 4월 500억 유증으로 실탄 확보

황원지 기자공개 2023-09-26 08:21:17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1일 07: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최근 2년 사이 주가가 드라마틱한 U자를 그리며 상승한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제약바이오 기업 메지온입니다. 올해 초 1만2900원으로 시작했지만 지난 9월 18일에는 4만8000원을 돌파했습니다. 이번달 초에는 5만4000원을 터치하기도 했죠.

최근 몇 년 간 메지온 주가는 등락폭이 컸습니다. 지난해 1월까지만 해도 주당 7만6000원대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가를 거의 따라잡았지만, 작년 3월 말 개발 중인 신약 ‘유데나필’의 미국 FDA 승인에 실패하면서 1영업일만에 2만원대로 추락했죠. 무상증자라는 카드를 썼지만 반등이 없을 정도로 충격이 컸습니다. 이후 지난해 내내 1~2만원대를 횡보했죠.

올해 2월부터 반등의 조짐이 보였습니다. 유데나필의 2차 임상 3상 재도전 절차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주가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2월 말 1만7000원대에서 5월 2만8000원, 6월 3만6000원, 7월 4만6000원을 돌파했죠. 이번달부터는 5만원대를 넘나들며 고공행진 중입니다.

2020~2023년 메지온 주가 추이

◇Industry & Event

메지온 주가 등락 중심에는 개발중인 신약 유데나필(Udenafil)이 있습니다. 유데나필은 폰탄 수술을 받은 후 사용하는 치료제입니다. 신생아가 심실이 하나밖에 없는 선천성 심장 기형(단심실증)으로 태어나면, 정맥혈과 동맥혈을 분리하는 폰탄 수술을 받아야 생명을 구할 수 있죠.

문제는 수술을 받더라도 심장이 영원히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정맥혈의 폐 유입 활동 능력이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지기에, 수술 후 20~30년이 지나면 생존율이 현저하게 하락합니다. 이때 환자의 유산소능력을 개선해 수명을 연장할 수 있게 하는 치료제가 유데나필입니다.
폰탄 수술 개요


2015년 FDA가 유데나필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하면서 본격적인 개발을 시작합니다. 미국은 환자 수 20만명 이하에 해당하는 질환을 희귀병으로 지정하고, 희귀병 치료제에 대해서는 임상시험 비용의 최고 50%에 대한 세금 감면과 개발 후 7년간 독점 판매권 부여 등의 특혜를 제공합니다. 폰탄 수술 관련 시장 규모는 약 25억달러(2조8000억원)으로 추정됩니다. 현재 폰탄 수술 후 치료제로 임상시험이 진행중인 게 유데나필 뿐이라, 개발 성공만 한다면 수익성은 보장된 셈이죠.

FDA 지정으로 성공적인 시작을 끊은 메지온은 2019년까지 승승장구합니다. 2016년 FDA의 치료제 개발 관련 사전평가에서 승인을 받았고, 2018년에는 대규모 3상 임상시험을 진행했죠. 이때까지 주가도 꾸준한 우상향을 이어갔습니다. 문제는 2020년 첫번째 FDA 도전에서 발생했습니다. 3상 결과를 바탕으로 6월 신약허가 신청을 했으나 지표의 통계적 유의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받았죠. 한때 주당 8만원대를 터치했던 주가도 크게 폭락합니다.

메지온은 바로 재도전에 나섰습니다. 폰탄 수술을 받은 환자에 대한 치료제가 처음 개발되는 것이라 비교군 선택을 잘못한 것이지, 약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첫 임상 데이터에서 정상인의 80% 수준의 산소섭취량을 가진 ‘슈퍼 폰탄’ 환자를 제외한 결과를 들고 다시 FDA 문을 두드립니다. 이번에는 성공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2021년 말을 전후해 주가가 다시 7만원대를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FDA에서 이같은 결과는 사후 분석이라 승인 여부 판단 근거로 사용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결과 발표 직후 주가도 2만원대로 폭락했죠.

최근의 주가 상승은 메지온의 세 번째 도전 때문입니다. FDA측에서는 지난해 3월 메지온 에 처음부터 슈퍼 폰탄 환자를 제외한 임상을 다시 진행할 것을 제안했죠. 이에 메지온은 올 2월부터 두 번째 3상을 진행하기 위한 프로토콜을 FDA 측에 제출하고, 이번 달부터 환자 모집을 시작했습니다. 이번 임상에서는 슈퍼 폰탄 환자들이 제외됐고, 일부 2차 유효성 지표들이 바뀌었습니다.

바이오 기업 특성상 현재 실적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작습니다. 신약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 등락의 핵심 요인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메지온의 시가총액은 약 1조3800억원대로 코스닥 시장에서 36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최근 5년간 실적은 모두 순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에는 매출 307억원을 냈으나 영업손실 223억원, 순손실 362억원을 내며 적자를 면치 못했습니다.


◇Market View

메지온에 대해 증권가에서 낸 공식 리포트는 교보증권에서 낸 2021년 7월의 탐방노트가 마지막입니다. FDA 승인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주목됐으나, 이후 승인이 계속해서 미뤄지고 주가가 떨어지면서 관심이 줄어든 것으로 관측됩니다.

당시 시장에서는 FDA 승인이 난다면 수익성은 충분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승인 이후 치료제로의 사용을 위해 현지 보험사 등과의 계약 체결 등이 어떻게 이뤄지는지에 따라 수익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봤죠.

현재 주가에 대해서는 희망론과 신중론이 교차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한 펀드매니저는 “국내 바이오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좋지 않은 상황이라 상대적으로 관심이 떨어져 있긴 하다”라면서도 “만약 FDA 승인이 떨어진다면 상승폭은 클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4월 외국계 자본이 들어왔다는 점은 긍정적입니다. 메지온은 4월 BRV Capital Management로부터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500억원을 수혈받았습니다. 이전까지 시장에서는 메지온이 두 번째 3상을 진행하는 동안 버틸 현금 여력이 있을지 의문을 가졌었는데, 이번 투자로 가용 실탄을 마련했습니다.

반면 세 번째 도전이라는 점에서 신중론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FDA에서 보완요청을 받은 기업들 중에서도 결국 승인에 실패한 기업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현재 개발 중인 유데나필 외에는 마땅한 파이프라인이 없다는 점도 위험 요소로 지적됐습니다. 메지온은 매출을 라이센싱 및 수수료와 BNF 사업 두 개 유형으로 구분하고 있는데요. 이중 발기부전증치료제와 폰탄치료제 등 약품을 통해 얻는 라이센싱 및 수수료는 매출은 지난 3년간 아예 없습니다. 현재 매출을 담당하고 있는 BNF사업부는 동물용 배합사료를 제조해 판매하는 사업으로 신약개발과는 관련이 없는 분야입니다.



◇Keyman & Comments

메지온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은 박동현 회장입니다. 박 회장은 미국 예일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스탠퍼드 경영학 MBA 과정을 밟은 월스트리트 출신 금융맨입니다. 1990년 귀국 이후 국내 금융권에서 활동할 때에도 주로 실적이 탄탄한 전통 제조업 위주로 다뤘다고 합니다. 그러던 1997년 동아제약 사외이사로 부임하면서 제약업계에 발을 디뎠습니다.

이때 박 회장이 처음 유데나필을 만납니다. 유데나필은 발기부전약 비아그라와 비슷한 기전으로 작용하는 약물로 동아제약이 보유하고 있었죠. 하지만 동아제약이 개발에 나서지 않자 박 회장은 직접 이 약물을 들고 2002년 9월 메지온을 설립합니다. 이후 발기부전 치료제 개발을 진행해 2015년 FDA에 승인 신청을 하는 등 성과를 냈습니다. 하지만 당시 품질관리 이슈로 승인이 지연되고 있었죠.

그러던 중 미국 국립보건원(NIH)로부터 이 약물을 폰탄수술 환자 치료제로 개발하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습니다. 필라델피아 아동병원 의사들이 직접 찾아왔다고 합니다. 비아그라와 같은 기존의 발기부전 치료제는 특허기간이 얼마 남지 않아 폰탄수술 치료제로 다시 임상을 진행하기엔 수지타산이 맞지 않았죠. 이에 아직 신약인 유데나필을 찾아와 다른 목적의 개발을 부탁한 것입니다. 이때부터 박 회장이 나서 빠르게 임상시험 계획을 수립하고 현재까지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메지온의 향방을 가를 이벤트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2차 3상입니다. 메지온 IR팀은 “현재 진행중인 임상의 목표 날짜는 2025년"이라며 “최대한 일정을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임상 이후 일정에 대해서도 준비 중입니다. 앞선 관계자는 “임상 3상을 진행해 신약 승인을 받게 되면 이후 미국에서 상업화를 진행할 계획”이라면서 “이번에 유상증자로 확보한 500억원은 이러한 상업화의 초기 단계를 준비하는 데까지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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