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당뇨 치료제 엔블로 '안전성' 기반 변신 시작 SGLT-2 저해제 '심혈관 효능' 국내서 속속 입증… 낮은 부작용 우려도 다변화 전략에 한몫
최은수 기자공개 2023-10-13 10:51:45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1일 16: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웅제약이 출시한 국산 36호 당뇨병치료신약 '엔블로(성분명 이나보글리플로진)'가 처방 저변 확대를 위한 첫발을 뗐다. 아직 연구자임상이긴 하나 심혈환계 질환자에 대한 효능 비교 연구가 임상 본 궤도에 오른 결과다.그간 엔블로가 속하는 SGLT(나트륨 포도당 공동수송체)-2 저해제는 혈당 조절과 별개로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계 개선에 효과를 낸다는 연구 결과가 글로벌 단위에서 속속 보고돼 왔다. 엔블로는 임상 과정에서 부작용 이슈가 특히 적었던 만큼 중증 심근경색 환자를 대상으로 기전 입증을 비롯해 여러 적응증 확장이 가능할 지에도 업계 이목이 쏠린다.
◇'이나보글리플로진' 속한 SGLT-2 억제제, 심혈관계 개선서도 유효성 입증 첫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0일 엔블로의 경피적 대동맥판막 교환술을 시행한 중증 대동맥판막 협착환자에서 임상경과에 대한 이나보글리플로진의 효능 비교 연구와 관련한 임상시험을 승인했다. 해당 시험은 연구자임상시험으로 의뢰자는 엔블로를 출시한 대웅제약이 아닌 아산사회복지재단서울아산병원이다.
이번 엔블로 연구자임상은 승인 초기다. 이에 따라 임상 설계 및 기간, 모집인원 등 세부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서울아산병원은 엔블로를 심근경색 등 심혈관계 질환 환자에 조기에 투여할 것을 가늠하기 위한 임상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는 급성 심근경색으로 수술을 받은 당뇨병 환자에게 당뇨약인 SGLT2 억제제를 조기 투여하면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보고된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그간 SGLT-2 억제제는 당뇨 처방을 위한 혈당 조절 외에 체중·혈압 감소, '심부전' 증세 및 신장 보호에 따른 만성 신부전 발생 지연 등의 효과를 연구로 입증했다.
국내에서도 앞서 SGLT-2 억제제의 심혈관계 개선과 관련한 대규모 추적관찰 보고가 나온 것도 이 전망을 뒷받침한다. 가톨릭대 은평·서울성모병원 연구팀(내분비내과 이정민 교수, 순환기내과 권오성 교수,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명준표 교수 등)은 지난달 미국심장학회 학술지에 관련 연구결과를 게재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을 두 코호트(사용 대 미사용)로 나눠 사망 및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주요 심혈관 사고 발생률을 약 2년간 추적관찰했다. 추적관찰 기간 중 SGLT2 억제제 미사용 그룹에선 사망과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등은 13.9% 발생한했는데 사용 그룹에서는 9.8%으로 나타났다. SGLT2 억제제의 조기 사용이 위험 발생을 낮췄다는 뜻이다.
◇적응증 확장부터 제형 변경까지… 국산 36호 신약 엔블로의 변신은 '현재진행형'
대웅제약이 국산 36호 신약 지위를 획득한 엔블로는 앞서 적응증 확대를 포함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대표적으론 적응증 확장부터 경구용으로 개발된 약물의 제형을 바꾸면서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로 혈관내피성장인자(VEGF) 분비 억제를 입증하기 위한 사업화가 꼽힌다.
대웅제약그룹 계열사 대웅테라퓨틱스가 개발 중인 'DWRX2008'은 엔블로의 투여경로를 입(경구)에서 눈(점안)으로 변경한 당뇨망막병증 신약 후보물질이다. 안구 후방에서 발현되는 SGLT(나트륨 포도당 공동수송체)-2를 억제하는 기전인데 전임상 연구에서 기존 치료제인 아일리아(성분명 애플리버셉트) 대비 일부 약효도 확인했다.
더불어 대웅제약은 엔블로를 주성분으로 하는 'DWP306001'를 비만치료제로도 개발 중이다. 해당 파이프라인은 엔블로에 식욕억제제를 더한 복합제인데, 올해 안으로 임상 2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엔블로가 대웅제약그룹의 다변화 전략 전면에 서는 배경은 개발 과정에서 확인한 부작용 보고와 깊은 관련이 있다. 엔블로의 그간 부작용 사례는 대부분 '경미한 수준'이며 기출시 동일 계열 제제보다 비율이 낮다. 세부적으로 대웅제약이 그간의 임상 간 보고한 엔블로의 주요 부작용은 저혈당, 근육통, 체중감소, 방광염 등이었다.
SGLT-2 저해제의 부작용 공통 분모였던 '감염' 이슈가 엔블로 임상에서는 특히 적게 나타난 것도 주목할 사안이다. 감염 관련 부작용은 경미한 질환의 환자에겐 크게 문제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앞서 중증 환자의 경우 생사 촌각을 다투는 합병증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큰 부작용 가운데 하나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연구자임상의 경우 회사가 주도하는 건이 아니라 세부 내용을 확인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엔블로가 국산 신약 지위를 따내면서 입증한 여러 기전과 효능 안전성을 업계는 물론 학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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