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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공기업 재무점검]부산항만공사 수익성 변수 '북항부지 판매'②민간에 용지매각 5년간 '3000억' 확보, 분양원가 부담 '이익률 하락' 역효과

박동우 기자공개 2023-10-17 07:28:50

[편집자주]

공기업은 재벌그룹에 못지않은 덩치와 경제 및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한 곳이지만 반대로 방만경영, 빚쟁이 시한폭탄이라는 부정적 인식도 같이 갖고 있다. 효율성보다 공공성이 더 강한 조직인 탓에 민간기업과 같은 궤도에서 보기 어렵다. 그러나 이들의 재무상황은 시장 안정성과도 직결되는 만큼 면밀히 살펴볼 필요도 있다. 규모 면에서 독보적인 대형 공기업들 위주로 재무상태를 점검해 봤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2일 15:5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산항만공사의 수익성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는 '북항 재개발 부지 판매'다. 그동안 토지에 기반시설을 조성한 뒤 구획을 나눠 민간사업자에 순차적으로 매각해왔다.

최근 5년간 북항 부지를 처분하면서 3000억원을 확보했다. 하지만 90%를 웃돌 정도로 높은 분양원가율은 연간 이익률을 낮추는 역효과를 초래했다. 앞으로도 용지를 계속 민간에 매각해야 하는 만큼 분양원가를 낮추는 과제가 중요하게 부각될 전망이다.

◇1단계사업 면적 30% '유치시설용지' 구획

부산항만공사가 역점을 기울이는 북항 재개발 사업은 단순히 도로, 항구 등 기반시설을 구축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새롭게 조성한 부지를 민간에 분양하는 과제까지 이행하는 게 관건이다. 일반 기업에 부지를 처분해 수익을 추가로 실현하는 취지도 반영됐다.

민간 분양을 염두에 둔 유치시설용지 규모가 34만1000㎡다. 1단계 사업을 계기로 조성한 부지 면적 112만8000㎡ 가운데 30.2%를 차지한다. 유치시설용지의 면면을 살피면 △상업업무지구 △정보기술(IT)·영상·전시지구 △복합도심지구 △해양문화지구 등으로 나뉜다.


북항 부지에 쇼핑몰, 국제회의장, 호텔, 리조트, 공연장, 공동주택 등이 들어서는 밑그림은 1단계 사업의 지향점이었다. 민간자본 6조4802억원을 유치해 상부시설을 조성하는 로드맵을 수립한 배경과 맞물렸다. 2012년에 상업지구 D-1블록 부지 1만6419㎡를 협성르네상스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으며 첫발을 뗐다.

여세를 몰아 2018년에는 상업업무지구 D-2블록 용지 1만6195㎡를 동원개발 컨소시엄에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D-3블록 토지 1만3241㎡는 부산오션파크(한국투자증권 컨소시엄)에 넘겼다. 지금까지 부산항만공사는 총 16만5000㎡ 규모의 용지를 매각했다.

민간사업자들은 부산항만공사로부터 매입한 부지에 숙박시설이나 주거용 건물을 짓는 계획을 세웠다. 협성르네상스는 2021년 1028실 규모의 레지던스 '마리나G7'을 완공했다. 부산오션파크와 동원개발 역시 오피스텔, 생활형 숙박시설 건립을 추진 중이다.

◇분양수익 대비 원가 비중 90% 웃돌아

토지를 팔아 얻은 대금은 매출 증대에 기여했다. 2018년부터 5년간 실적 추이를 살피면 분양수익을 인식한 시기는 2020년과 2021년이다. 2020년에 거둬들인 분양수익은 841억원으로 연결기준 매출액 3969억원의 21.2%를 차지했다. 특히 2021년에는 분양수익이 전년대비 3배 가까이 불어난 2430억원을 기록했다. 덕분에 매출 역시 42.4% 증가한 5653억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북항 부지 분양은 '이익률 하락'이라는 반작용을 불러왔다. 2019년 49.3%였던 매출총이익률이 2020년 38.2%, 2021년 27.1%로 계속 낮아진 대목이 방증한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 역시 36%에서 17.9%로 2년새 18.1%포인트 하락했다.


토지공급사업 비용 부담이 다른 사업과 견줘 상대적으로 과중했기 때문이다. 2020년 부산항만공사의 분양원가율은 82.5%였다. 당시 수익을 841억원 인식한 반면 원가는 69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듬해인 2021년 분양원가는 2318억원으로 분양수익 2430억원 대비 95.4% 수준이었다.

용역부문 원가율이 최근 5년간 50%대를 유지한 대목과 대조적인 모양새다. 용역사업은 임대료와 항만시설 사용료를 확보하는데 방점을 찍었다. 임대료는 부두 운영 업체와 배후부지 입주사로부터 거둬들이는 금액이다. 항만시설 사용료는 △화물 입출항료 △접안료 △정박료 등이 포함되는데 부산항을 이용하는 해운선사와 화주에게서 수취한다.


부산항만공사는 2027년까지 진행하는 북항 재개발 1단계 사업 추진계획을 감안해 부지 분양에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해양문화지구 등 나머지 유치시설용지 17만6000㎡를 민간에 공급하는 구상을 그렸기 때문이다. 이달 초에는 토지 처분을 촉진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해양수산부, 부산광역시 등과 '북항 1단계 투자유치 공동협의회'도 발족했다. 용지 공급 활성화와 맞물려 분양원가율을 낮추는 과제가 대두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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