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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랜드 사태 1년, 증권사 PF 전략은]NH증권, 안정 무게 뒀지만…서울·수도권 익스포저↑④시딩북 유지 결정, IB Credit 지원부 역할론 무게

전기룡 기자공개 2023-10-16 10:59:28

[편집자주]

레고랜드 사태가 발발한지 1년이 지났다. 최고 신용등급을 지닌 ABCP의 EOD 소식이 PF 시장의 침체를 야기한 트리거가 됐다. 유동화가 진척되지 않자 곳곳에서 프로젝트가 좌초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PF 시장의 큰손으로 통하는 증권사들은 리스크 관리에 매진할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관리 측면에서 변화의 바람도 컸다. 사업·지역에 따라 별도 지침을 확립하고 제한된 선에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주요 증권사들의 PF 전략은 어떤 변화를 맞이했는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2일 15: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투자증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전략은 성장보다 안정에 무게를 두고 있다. 처음 시딩북(Seeding book)을 신설한 이래 꾸준히 규모를 늘려왔지만 올해에는 유지를 택했다. 고금리가 유지되고 부동산 경기가 악화되자 목표수익도 보수적으로 조정하는데 이르렀다.

서울·수도권 소재의 우량 딜 위주로 먹거리를 확보하게 된 배경이다. 다만 서울·수도권에서의 투자가 늘어난 만큼 해당 지역의 익스포저(Exposure)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NH투자증권 IB2사업부의 모든 딜을 심사·관리하고 있는 대체자산투자본부 내 IB Credit 지원부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해졌다.

◇셀다운 적극 활용…상환 약정 바탕으로 리스크 통제

NH투자증권 내 부동산 관련 조직으로는 부동산금융본부와 실물자산투자본부, 프로젝트금융부가 존재한다. 이 중 PF 업무를 전담하고 있는 곳은 IB2사업부 산하 부동산금융본부다. 26년간 부동산금융 외길을 걸어온 신재욱 개발부동산금융부문 대표(상무)가 조직을 이끌고 있다.

구체적인 규모를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자체 시딩북을 통해 고유계정·자기자본(PI) 영역에서 전방위적으로 활약해 왔다. 고위험 상품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더라도 셀다운(Sell-down)을 적극 활용해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NH투자증권이 짊어지는 부담을 사실상 미비한 수준이다.

'몽촌토성역 역세권주택 개발사업'의 브릿지론을 주선한 게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된다. 기존 골프연습장 부지를 역세권주택으로 개발하는 사업이었다. 시공은 에쿼티 투자자이기도 한 SK에코플랜트가 맡았다. 브릿지론 조달 규모는 선순위 1400억원, 후순위 940억원을 합친 2340억원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은 잔액(920억원) 인수 후 셀다운하는 방식으로 안전성을 높였다. 브릿지론 시장에서의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있었던 만큼 3개월 내 셀다운하겠다는 지침을 세웠다. 최종적으로 올 8월 전액을 셀다운하는데 성공하며 성공적인 주선 사례라는 평가를 받았다.

'여의도 MBC부지 개발사업(브라이튼 여의도)'의 리파이낸싱 사례에서도 NH투자증권이 추구하는 안정성을 엿볼 수 있다. 옛 여의도 MBC 부지를 지하6층~지상 49층, 4개동(공동주택 2개동, 오피스텔 1개동, 오피스 1개동)으로 개발하는 랜드마크 사업이다. 디벨로퍼 신영의 하이엔드 브랜드 '브라이튼'이 적용돼 이목을 끌었다.

NH투자증권은 시행주체인 여의도엠비씨부지복합개발피에프브이의 보통주 지분 5%를 일찌감치 확보했다. 이어 4450억원 규모로 리파이낸싱을 단행할 때도 오피스 매각대금과 오피스텔 분양대금, 공동주택 임대보증으로 상환 받겠다는 약정을 걸었다. 향후 상환 과정에서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차단한 셈이다.

◇사업별 최우선 요소 '입지'…기표 딜 중 서울·수도권 비중 상당

NH투자증권은 레고랜드 사태 이후 사업별 최우선 요소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투자를 단행하겠다는 기조를 세웠다. 주택사업에 투자를 단행할 때 리스크 헤지 차원에서 분양 가능성을 적극 고려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입지와 분양가, 시공사, 설계 등을 바탕으로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다.

오피스사업이라면 임차확약인이 존재하는지, 선매입 확약을 맺었는지를 최우선으로 살펴본다. 향후 매각 가능성까지 복합적으로 고려해 투자 규모를 결정하고 있다. 매각 가능성을 산정하기 위해 입지와 사업비 규모, 에쿼티 투입 비중 등을 검토하는 절차도 수반된다.

데이터센터도 입지를 적극 고려하고 있다. 인근에 데이터센터가 군집해 있는지, 접근성은 용이한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운영사의 크레딧과 마스터리스(Master Lease) 여부 등도 주요 검토 항목들이다. 물류센터의 경우 저온·상온 비율과 입지, 임차확약인 여부, 선매입확약 여부 등을 고려해 투자 판단을 내리고 있다.

공통적으로 입지를 중요시한 덕에 지역별 한도 비중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NH투자증권에서 올해 기표된 딜 대부분이 서울·수도권 지역에 편중돼 있다. 상환 가능성을 염두한 결정이었음에도 서울·수도권 지역의 익스포저가 일부 확대되는 결과가 뒤따랐다.

서울·수도권의 익스포저가 확대된 만큼 리스크 관리 조직의 역할도 보다 중요해졌다. NH투자증권은 PF 리스크를 관리하는 별도의 조직을 두지 않고 있다. 대신 IB2사업부 산하 대체자산투자본부의 IB Credit 지원부가 대체투자와 관련된 모든 딜을 1차적으로 심사·관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총괄 임원은 대체자산투자본부장인 박정목 상무다. 박 상무는 NH투자증권의 전신인 우리투자증권 시절 입사해 M&A팀과 IB영업전략부, PE1 부장, PI 본부장 등을 거쳤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과 대체자산 투자·관리를 맡았던 경험을 토대로 익스포저의 현실화를 억제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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