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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수합병 수순 멀티에셋운용, 부실자산 부담됐나 한은 노조와 분쟁 가능성…마중가타워 부실 조짐도

이명관 기자공개 2023-10-26 13:44:18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4일 16: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자회사 멀티에셋운용과의 흡수합병을 추진중인 가운데 몇몇 부실자산에 대한 관리 부담이 이번 합병에 도화선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하여금 해당 자산에 대한 관리 및 정리를 맡기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렸을 것으로 시장에서는 추측하고 있다.

최근 해외 부동산 투자와 관련해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멀티에셋자산운용도 예외는 아니다. 대체투자를 주요 전략으로 삼고 있는 멀티에셋자산운용의 부실 프로젝트는 2개 정도다. 우선 가장 시장에서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프로젝트는 '홍콩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GFGC) 빌딩' 투자다.

딜의 시작은 미래에셋증권으로부터 시작됐다. 2019년 GFGC빌딩의 메자닌채권 2800억원을 총액 인수 형태로 가져왔다. 이를 국내 운용사와 기관투자자에 셀다운(재판매)했다. 그중 미래에셋증권은 자기자금으로 300억원을 책임지고, 나머지 2500억원은 멀티에셋운용 펀드(875억원)와 시몬느운용 펀드(765억원)에 각각 매각했다. 나머지 860억원은 기관에 직접 재판매했다.

당시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던 상황에서 성공적으로 셀다운이 이뤄졌다. 메자닌 대출은 위험성이 크지 않으면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중위험 중수익 투자처다. 증권사들뿐 아니라 우리은행 VVIP(초고액자산가) 등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선순위 대출자인 싱가포르투자청(GIC)과 도이체방크가 권리를 행사해 올 초 이 빌딩을 PAG 등에 매각, 원금을 회수하는 바람에 후순위채권(메자닌) 등 나머지 투자자들은 지금 회수가 어려워졌다. 이에 멀티에셋자산운용은 해당 투자금을 사실상 전액 상각처리했다. 멀티에셋운용은 투자금 회수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 지난 7월 멀티에셋DLS사모펀드 3호, 4호의 90%를 상각처리했다.

멀티에셋운용은 대출 보증을 선 골든파이낸셜홀딩스의 잔여 재산을 조사해 원금 회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다만 실질적으로 어느정도 회수가 가능할 지는 미지수다. 합병이 이뤄지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노하우를 기반으로 관리모드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부실이 수면위로 드러난 자산은 크게 위험도가 와닿지 않는다. 이미 상각처리까지 끝낸 상황이다 보니 사후 관리만 이뤄지면 된다. 회수가능한 수익은 가외수익정도로 잡히게 되기 때문이다. 다만 수익자들과의 관계 측면에서 여전히 풀어야할 게 남았다. 이를 테면 셀다운을 통해 물량을 받아간 한국은행 노조 측은 향후 불완전판매 여부를 짚고 넘어갈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은행 노동조합은 조합원들이 모은 투쟁기금 중 절반 이상인 20억원을 해외 부동산펀드에 투자했다.

투쟁기금은 한은 노조 조합원들이 십시일반 갹출한 돈이다. 타임오프제 시행 전 노조 집행부의 급여가 안 나올 경우에 대비해 마련한 자금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한은 노조가 멀티에셋자산운용 GFGC 메자닌 펀드에 투자한 금액은 전체 투쟁기금의 55%에 달한다. 단순히 관리를 넘어 수익자들을 대응해야하는 상황인 셈이다.

멀티에셋운용은 이와 함께 아직 부실이 현실화되지 않은 자산도 보유하고 있다. 해당 자산은 '마중가타워'다. 마중가타워는 미래에셋증권이 2019년 인수한 상업용 오피스 빌딩으로 이때 멀티에셋자산운용은 '멀티에셋해외부동산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제6호 1종, 2종 등을 통해 총 3700억원을 투자했다. 수익자는 예스코홀딩스다. 그런데 최근 감정평가 결과 자산가치가 1000억원 가량 하락한 것으로 파악된다.

마중가타워는 프랑스 라데팡스 지역에 자리하고 있다. 국내 기관들은 과거 브렉시트에 따른 반사이익을 기대하며 파리 부동산에 투자했다. 해외 부동산 시장에서 파리는 2017년 이후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함께 브렉시트 대안 지역으로 꾸준히 거론돼 왔다.

그런데 과도한 인수 경쟁으로 제대로 된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채 무리하게 투자가 이어졌다는 지적도 함께 있었다. 최근 몇 년 동안 상승세를 보여온 파리 부동산 경기는 고점을 찍고 하강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최근 들어 당시 투자가 무리수였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여러가지 이유로 합병을 추진 중이겠지만, 펀드 관리도 그중 하나일 것"이라며 "아무래도 수익자들과의 관계 등을 고려할 때 멀티에셋자산운용 입장에선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펀드의 사후 관리를 맡는게 나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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