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10월 25일 10: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녹십자에 있어 CPhI Worldwide 2023는 더욱 특별하다. 올해 처음으로 단독 부스를 꾸린 데다 최고 스폰서 등급인 플래티넘 멤버십 자격으로 행사에 참여했다. 국내 기업 중 해당 스폰서 등급에 이름을 올린 건 녹십자가 유일하다.

이만큼 공을 들인 이유는 명확하다. 신사업 도전을 알리고 파트너사를 찾는 게 이번 행사 참여의 목적이다. 현지 시각 2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만난 이우진 글로벌사업본부 본부장(사진)은 녹십자가 차기 성장동력으로 위탁생산(CMO) 사업을 낙점했다고 밝혔다. 내년 CMO 사업으로만 최소 150억원을 올릴 것이란 목표도 내놨다.


이 본부장은 "50년 이상 자사 제품을 개발하고 완제품을 생산한 경험을 바탕으로 CMO 사업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키울 예정"이라며 "이번 CPhI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행사 기간 수주 확보에도 힘을 쏟겠다"고 했다.

녹십자는 기존 자사 제품 생산에 더해 타사 CMO까지 동시에 진행하면서 '성장·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이미 자체 제품 생산 시설을 보유한 만큼 대규모 설비 투자 없이도 CMO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면서 "직접비 외엔 비용이 많이 들지 않기 때문에 제조 원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녹십자의 통합완제관은 바이오시밀러부터 항체의약품, 메신저 리보핵산(mRNA) 등에 이르는 여러 치료제와 백신을 생산할 수 있다. 항암제처럼 독성이 있는 물질만 아니면 의약품 대부분이 생산 가능하다는 게 이 본부장의 설명이다. 보유한 최대 생산능력(캐파)은 최대 10억도즈에 달한다.

CMO 중에서도 녹십자가 주력하는 분야는 완제의약품(DP) 생산이다. 그는 "DP는 상대적으로 초기 시설 투자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국내에서 DP 생산을 담당하는 곳이 적다"며 "원료의약품(DS)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은 있지만 DP 생산 시설은 부족한 기업이 주요 고객층"이라고 했다.

수주 활동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임상 단계 제품은 이미 여러 건 수주 받아 CMO를 진행 중이다. 상업화 제품 물량도 점차 늘릴 계획이다. 이 본부장은 "CMO를 맡은 임상 단계 제품이 규제당국으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은 뒤 상업화 생산까지 연결이 된 사례도 있다"면서 "내달 초 상업화 제품을 보유한 국내 기업과 CMO 계약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특히 mRNA CMO에 힘을 주고 있다. DP 생산에만 집중하는 다른 플랫폼과 달리, mRNA의 경우 DS 생산 역량까지 갖춘다. 이 본부장은 "내년부터 mRNA의 DP생산뿐만 아니라 DS를 생산할 수 있는 체제도 보유하게 된다"면서 "다양한 제품군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CMO 사업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이 본부장은 행사 첫날부터 관련 사업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해외 파트너사가 꽤 있다고 했다. 그는 "해외 업체 중에 한국이나 일본 등 아시아에 진출하기 위해 CMO를 맡기는 회사를 중점으로 살피고 있다"며 "내년 예상 CMO 매출은 최소 150억원이고 점차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