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값 하락에 발목 잡힌 에코프로비엠 4분기 전기차 수요 부진 전망에 올해 CAPEX 계획 대비 2000억 줄여
정명섭 기자공개 2023-11-08 09:21:09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7일 14: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성장 가도를 달리던 국내 이차전지 산업이 암초를 만났다. 경기 침체로 인한 글로벌 전기차 수요 감소와 메탈 가격 하락 등으로 이차전지 소재 기업들의 실적이 예년만 못하다.국내 양극재 업계 선두 기업인 에코프로비엠도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양극재 판매량은 늘었지만 리튬 가격 하락으로 '역래깅(원재료 투입 시차)' 효과가 발생하면서 이익이 크게 줄었다. 회사는 전기차 수요 둔화가 올해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올해 자본적지출(CAPEX)을 기존 계획 대비 10%가량 축소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1조8033억원, 영업이익은 459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4% 늘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7.6%나 줄었다.
양극재 출하량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삼성SDI향 전동공구 물량은 부진했지만 전기차용 양극재 판매량은 전분기 대비 15.4% 늘었다. 발목을 잡은 건 양극재 메인 원재료인 리튬 가격의 하락이다. 리튬은 양극재 원가의 60~70%를 차지해 가격 변동 여부가 이익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올해 1분기 kg당 평균 75달러였던 수산화리튬 가격은 2분기 45달러, 3분기 35달러로 떨어졌다. 리튬 가격 하락은 양극재 판가 하락을 의미한다.
양극재 판매 가격은 메탈가에 후행할 수밖에 없어 이차전지 소재사들은 메탈 가격을 판가와 연동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가격 변동성이 큰 시기에는 역래깅효과로 양극재 판매 가격이 하락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실제로 에코프로비엠은 이날 수익성 감소 요인으로 메탈가 변동성 확대에 따른 스프레드 마진 축소와 재고자산평가손실 발생(340억원) 등을 꼽았다.
회사는 오는 4분기 리튬 가격의 변동폭은 3분기 대비 축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전기차 수요 감소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전기차 판매 부진은 이차전지 셀 출하량 감소로 이어진다. 이에 연동되는 양극재 판매도 부진할 수밖에 없다. 이에 에코프로비엠은 올해 자본적지출(CAPEX) 계획을 기존 1조4000억원에서 1조2000억원으로 낮췄다.
에코프로비엠은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024년 시장 상황 반영해 사업 계획을 준비 중"이라며 "고객사와 함께 내년도 물량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분기 에코프로비엠의 자산총계는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한 4조8055억원을 기록했다. 현금성자산이 5299억원으로 전년 대비 3000억원이나 늘었다. 이는 지난 7월 44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한 영향이다.
회사는 이를 시설투자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에코프로비엠은 2027년 연산 71만톤, 2030년까지 연산 100만톤 규모의 양극재 생산능력을 갖추기 위해 연 1조원(연결기준) 규모를 넘어서는 설비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CB 발행은 회계기준상 차입금으로 잡혀 부채비율은 올해 2분기 말 150%에서 3분기 말 180%로 올랐다. 에코프로비엠은 투자가 계속 진행 중인 만큼 부채비율 증가는 불가피하나 향후 150% 내외로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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