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인사 풍향계]'안정 속 변화'에 무게…부회장 승진 인사 주목①21일 정기인사…트럼프 재집권 변수·미래 먹거리 발굴 등 고려
정명섭 기자공개 2024-11-20 07:45:21
[편집자주]
LG그룹의 2024년은 녹록지 않았다. 화학(배터리 포함)과 디스플레이 사업의 실적 부진으로 그룹의 수익성이 2년 연속 저하했다. 동시에 배터리 설비 투자와 중소형 OLED 관련 투자 등으로 재무부담은 커졌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에 따른 정책적 불확실성이라는 변수에도 대응해야 한다. 더벨은 LG그룹의 올해 말 인사를 조망하고 2025년을 이끌어갈 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9일 15: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그룹이 구광모 회장 친정 체제를 강화한 건 LX그룹이 계열분리에 나선 2021년부터다. 그해 말 구 회장은 권봉석 ㈜LG 대표이사 부회장과 조주완 LG전자 사장 승진을 포함한 역대 최대 규모의 인사를 단행했다. 대규모 인적쇄신 이후 LG그룹의 인사 방향은 안정(2022년)-변화(2023년)를 오갔다.이같은 추세라면 올해는 큰 폭의 사장단 교체는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불확실성과 미래 성장동력 발굴 등을 위한 원포인트 인사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계열사별 사업 보고회 막바지, 21일 인사 전망
LG그룹은 오는 21일 정기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은 매년 10월 말부터 한 달간 계열사별로 사업 보고회를 진행하는데 11월 셋째~넷째주 보고회가 끝나면 사장단 인사와 조직개편을 시작한다. 현재 보고회는 끝나지 않은 상황이다.
LG그룹이 지난해 큰 폭의 세대교체를 단행한 점을 고려하면 올해 정기인사는 안정에 힘을 실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작년 인사 때 최고경영자(CEO)가 바뀐 계열사는 LG에너지솔루션과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이다. 당시 LG에너지솔루션에는 1969년생 김동명 사장이, LG이노텍에는 1970년생 문혁수 사장이 선임됐다. 그간 LG그룹에서 취임 1년 만에 바뀐 CEO는 없었다.
대표이사급 중에서 내달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임원은 권봉석 ㈜LG 부회장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조주완 LG전자 사장이다. 이번 정기 인사에서 유임 여부가 결정된다는 의미다.
㈜LG 대표이사는 구광모 회장을 보좌하면서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브랜드 관리 등을 맡는 자리다. 구 회장이 낙점한 신성장동력 'ABC(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 사업을 함께 확장해야 하는 조력자이기도 하다. 이에 권 부회장은 현재 LG전자 기타비상무이사, LG에너지솔루션 기타비상무이사, LG화학 기타비상무이사를 겸임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이사회에선 의장이기도 하다.
전임 권영수 전 부회장은 4년, 하현회 전 부회장은 3년, 조준호 전 사장은 4년간 ㈜LG 대표이사직을 수행했다. 전례를 보면 권 부회장이 1년가량은 자리를 더 지킬 수 있는 셈이다.
만약 권 부회장이 이동한다면 빈자리를 채울 인물로 신 부회장이 하마평에 오른다. 그는 2021년 말 ㈜LG 대표이사였던 권영수 전 부회장이 LG에너지솔루션으로 이동할 때도 후임으로 거론됐다.
신 부회장은 구 회장이 2018년에 취임한 이후 직접 영입한 인재다. 역대 부회장 중 유일한 외부 출신이다. 그는 한국3M 평사원으로 입사해 한국인 최초로 미국 본사 수석부회장까지 오른 인물이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그룹 내 주요 경영진과 차별화된 역량으로 평가된다.
신 부회장 체제의 LG화학은 석유화학 업황 저하에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지만 석유화학 부문 일부 가동 중지, 비주력 사업 정리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 3분기 LG화학의 매출 비중은 △LG에너지솔루션 54.28% △석유화학 38% △첨단소재 13.51% △생명과학 2.42% △팜한농 0.89% 순이다. 2022년 이후부터 석유화학 비중 대신 배터리, 첨단소재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다.
◇정철동·조주완 올해도 부회장 하마평
부회장단의 확대 여부도 큰 관심사다. 작년 인사에서 '44년 LG맨' 권영수 전 부회장이 용퇴해 구 회장 취임 당시 6명이던 부회장단이 2인 체제로 확 줄었다.
1~2년 전부터 꾸준히 하마평에 오르는 인물은 조주완 사장과 정철동 사장이다. 역대 부회장 승진자들은 최소 6~7년을 CEO로 재직한 점을 고려하면 정 사장이 승진 대상자에 더 가깝다고 평가된다. 정 사장은 2016년 말 정기인사에서 사장단에 합류해 CEO 재직기간만 8년에 달한다.
그는 2019년부터 LG이노텍을 이끌며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2021년 2022년)의 성과를 거두는 등 경영능력을 입증했다. 작년 말 인사에선 적자의 늪에 빠진 LG디스플레이 구원투수에 낙점됐다. 사업구조 개선과 비용·운영 효율화를 추진해 LG디스플레이의 적자 규모는 매분기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당장 올 4분기 중 흑자 전환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조 사장은 2022년 1월 사장 승진과 함께 대표이사 임기를 시작해 부회장 승진이 시기상조라는 분석이 있으나 올해 업황 둔화에도 호실적을 거둔 성과가 주목을 받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부회장 승진은 경영성과 외에도 그룹 최고경영진으로서의 무게감과 인품까지 종합적으로 고려되기 때문에 회사 성장 기여만으로 결과를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구 회장이 부회장단을 확대하지 않을 것으로 보기도 한다. 1978년생인 구 회장은 형식이나 격식보다 실용주의를 중시하는 총수로 잘 알려졌다. 사내에서 회장이 아닌 대표로 불리는 건 평소 그의 경영철학을 보여준다. 구 회장 체제에서 부회장 승진자는 2021년 말 인사에서 승진한 권봉석 부회장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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