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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맞은 네패스그룹]요원해진 네패스라웨 IPO, CB·CPS 시한폭탄 되나④지난해 코스닥 진입 목표 실패, 기발행 메자닌 1700억 부담 가중

조영갑 기자공개 2023-11-13 08:07:56

[편집자주]

국내 주요 후공정 외주가공(OSAT) 업체인 네패스그룹이 전사적 위기를 맞고 있다. 지주사격인 네패스를 중심으로 차세대 패키지 기술 '팬아웃패널레벨패키지(FO-PLP)' 공정에 '올인' 했으나 양산 페이즈 진입에 실패하면서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어서다. 내년 패키징 시장의 업사이클이 예고된 상황이지만, FO-PLP 승부수를 계속 던질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네패스그룹의 그간 궤적과 돌파구를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9일 07: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패스그룹이 전사적으로 투자를 집중하며 육성한 첨단 패키징 공법 FO-PLP(팬아웃 패널레벨패키지) 기술이 양산진입에 실패하면서 FO-PLP 양산을 위해 설립된 계열사 '네패스라웨'의 기업공개(IPO) 일정도 기약이 없어졌다. 당초 네패스그룹은 네패스라웨의 IPO 일정을 지난해로 설정했으나 주요 고객사(퀄컴) 양산라인 진입이 무산되면서 IPO 일정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 네패스그룹을 믿고 마중물을 댄 FI(재무적 투자자)의 동요도 커지고 있다.

9일 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네패스그룹은 내년 반도체 후공정 패키징 시장의 업사이클을 대비, FO-PLP 관련 투자를 지속하되 주요 계열사인 네패스라웨의 IPO 일정은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2020년 네패스의 FO-PLP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신설한 네패스라웨는 분할 신설 이후 국내 주요 FI 들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으며 기업가치가 급격하게 커졌지만, 물량 확보가 지연되면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돼 IPO 일정이 요원해진 상황이다.

그룹 전사가 기대를 모았던 퀄컴 향 양산 공급이 무산된 탓이 결정적이었다. 막대한 CAPEX 투자를 진행한 네패스라웨는 설립 이후 PLP 관련 신규 매출을 창출하지 못하면서 매해 현금 순유출을 겪고 있다.

운전자본 등 비용 유출이 확대되면서 네패스라웨는 지난해 말 기준 매출액 700억원, 영업이익 -69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활동 중 발생한 순현금유출은 472억원 수준이다. 2021년에는 매출액 407억원, 영업이익 -636억원을 기록했다. 730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했다. 올해 2분기 말 역시 484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하면서 현금 고갈을 겪고 있다. 대부분 투자금인 현금성 자산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2021년 1020억원에서 지난해 말 87억원으로 유동성이 축소됐다.

문제는 분할 이후 CAPEX 투자 과정에서 유치한 메자닌(전환사채, 전환우선주)의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 기간이 도래하고 있다는 점이다. 네패스라웨(비상장)의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네패스라웨는 2020년 분할 직후 3월 전환사채(CB)를 발행, 비엔더블유 기술혁신 사모투자합자회사(100억원), 아이비케이비엔더블유 기술금융 2018 사모투자 합자회사(150억원), 케이디비중소중견메자닌 사모투자합자회사(150억원) 등 FI 조합으로부터 총 4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당시 국내 유동성 장에 다소 여유가 있던 상황이라 액면이자율은 1%, 만기이자율은 5% 수준으로 설정됐다. 보통주 전환가격은 주당 2만원, 만기일은 발행일(2020년 3월)로부터 7년으로 넉넉하게 설정됐다. 유동성이 갈급한 네패스라웨 입장에서는 크게 불리한 조건은 아니었다는 평가다.

다만 FI 들은 FO-PLP의 양산 진입에 이은 IPO 예상시기를 지난해 말에서 올해 초로 예상, 해당 CB의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 구간을 발행일로부터 42개월로 설정하고, 42개월이 초과되는 날부터 매 3개월 간(합의로 1년씩 2회 연장 가능) 연복리 5%의 이자율을 붙여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단서조항을 달아놨다. 도래 기간은 올해 9월부터다.

결과적으로 네패스라웨가 퀄컴 양산 진입에 실패하면서 FI들의 계산은 틀렸다. FO-PLP 기술의 양산과 시장 안착을 토대로 매출 프로젝션을 돌렸지만, 첫 단추(퀄컴 양산)가 틀어지면서 계획했던 일정이 전면 재검토된 것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풋옵션 도래 기간 진입에 맞춰 해당 CB에 대한 풋옵션 쇄도를 예측했지만, FI들은 네패스라웨에 시간을 부여한 것으로 보인다.

시간은 벌었지만 이후 FI들의 풋옵션 청구가 이어질 경우, 당장 네패스라웨는 추가적인 현금 유출이 불가피하다. 네패스라웨는 이를 대비하기 위해 모회사(네패스)에 300억원 규모의 현금을 대여하는 등 곳간을 채웠다. 네패스라웨 측은 감사보고서를 통해 "올해 하반기부터 매출증대와 매출채권의 회수를 통한 유동성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는 평가다.


FI들은 2020년 하반기 네패스그룹의 테스트 물량을 전담하는 네패스아크가 코스닥 상장을 하는 와중에 투자금을 대면서 네패스그룹의 확장을 도왔다. 비엔더블유(BNW)인베스트먼트, 기업은행, 산업은행과 함께 네패스아크가 발행한 신주 및 전환사채(CB)에 각각 400억원씩 총 800억원을 투자했다. 이후 네패스아크가 코스닥에 안착하면서 FI들은 87% 수준의 IRR(내부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2020년 3월 CB 투자를 한 FI들은 네패스라웨의 전환우선주(CPS)에도 총 400억원을 투자하며 네패스라웨의 스케일업을 도왔다. 주당 전환가액은 2만원, 존속기간은 7년으로 유사하다. 우선주라 매년 5% 수준의 우선배당 조항이 있다.

다만, 해당 CPS가 부메랑이 될 수 있는 단서조항은 고객사 퀄(품질인증)과 관련된 문구다. FI들은 CPS 발행일 후 24개월(합의로 1년 내 연장 가능) 내 주요 고객사로부터 퀄을 받지 못하는 경우 CPS 전부 또는 일부를 회사 또는 이해관계인에게 매도할 수 있는 조항을 삽입했다. 42개월 이내에 특별한 사유 없이 IPO를 하지 않을 경우도 마찬가지다. 네패스라웨는 이 시한을 모두 넘겼다.

2021년 말 후속 CPS 투자에 나선 에스지코어 유한회사, 한투에스지제이호 유한회사, 에스케이에스한국투자 제1호사모투자합자회사, 케이씨중소중견밸류업 제1호사모투자 합자회사 투자금 1300억원 역시 네패스라웨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네패스그룹 관계자는 "현재 반도체 전체 산업의 다운사이클로 인해 패키지 시장 역시 불황을 겪고 있지만, 회사는 팬아웃 패널레벨패키지 공법에 대해서 여전히 확신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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