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그룹의 건설업 재도전]DB월드건설 설립, 3년 전 세웠던 '코메'와 다른 전략②과거에도 건설사 재건 시도, 자본금·자산·사명 등 차이는 극명
신상윤 기자공개 2023-11-10 13:44:43
[편집자주]
DB그룹이 건설업 명망을 되찾을 수 있을까. 창업주 김준기 전 회장은 '아름답게 솟아오른다'라는 뜻의 '미륭(美隆)'이란 이름으로 세운 건설사(훗날 동부건설)를 토대로 그룹 초석을 다졌으나 과거 쇄락의 길을 걸으며 관련 분야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됐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지금 건설업 재건에 다시 힘을 불어넣으려는 모양새다. DB그룹 계열사 내에 있던 건설사업부를 독립 계열사로 분사할 계획을 최근 밝힌 것이다. 그 이면의 의미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8일 14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B그룹이 최근 건설사업 재진출을 시도하면서 과거와는 전혀 다른 전략을 구사해 눈길을 끈다. 3년 전 건설업 진출을 위해 100% 자본금을 출자해 건설사 '코메'를 설립한 바 있다. 다만 코메는 설립 1년 만에 DB메탈에 합병되며 청산된데다 이번 DB월드건설 설립과는 다양한 면에서 다른 행보를 보였다.무엇보다 이번에는 출자가 아닌 분사다. 합병 후 DB메탈의 자본력과 인지도를 기반으로 성장한 건설부문을 분사해 독립시키는 전략이다. 코메 때와는 달리 사명에도 'DB'와 '건설'을 담아 그룹 차원에서 힘을 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8일 재계에 따르면 DB그룹의 합금철 전문기업 DB메탈은 건설사업부문의 물적분할을 추진한다. 내달 27일을 기일로 건설사업부문을 100% 자회사인 'DB월드건설'로 분사할 계획이다. DB월드건설은 자본금 100억원 규모로 토목건축공사업과 주택건설사업 및 부동산 임대 등의 사업목적을 영위할 예정이다.
DB월드건설이 분사하면 DB그룹은 1년 만에 다시 독립된 건설 계열사를 품게 된다. 현재 DB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금융업과 제조업이 중심이다. 다만 DB그룹은 모태 사업인 건설업 진출 기회를 꾸준히 타진했다. 실제로 2020년 12월 DB메탈이 건설사 '코메'를 출자해 출범시킨 적이 있다.
DB메탈이 자본금 24억원을 전액 출자해 설립한 코메는 비주거용 및 시설물 건설업 등을 영위했다. 다만 합금철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DB메탈의 건설업 진출이었던 만큼 주목을 크게 받진 못했다. 사업 접점도 많지 않은 데다 자본금 규모 등을 고려했을 때 경쟁력도 낮았다. 부족한 경쟁력을 DB그룹이 일감을 지원하면서 채웠지만 기대했던 성과를 달성하진 못했다. 코메는 설립 1년 만에 청산됐다.
지난해 2월 DB메탈에 합병된 코메는 건설사업부문으로 자리를 잡았다. 인지도나 재무구조 등이 상대적으로 탄탄한 DB메탈의 이름으로 건설시장 문을 두드렸다. 국토교통부의 종합건설사업자 시공능력평가를 보면 코메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던 2021년 2946위를 기록했다. 그러다 DB메탈에 합병된 후인 2022년에는 순위가 2291위로 집계됐다. 순위 자체가 크게 달라진 것은 아니지만 시공능력평가액 등 항목은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DB메탈의 유동자산 가운데 현금 및 현금성자산, 단기금융자산 등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의 상당 부분도 DB원드건설이 가져간다. 일례로 올해 상반기 말 기준 DB메탈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08억원인데 이 가운데 DB월드건설이 56억원 가량을 승계할 예정이다. 아울러 단기금융자산 152억원 가운데 122억원이 DB월드건설에 배정됐다. 자본금 24억원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던 코메와 출발선부터 다르다.
수주잔고도 코메 때와 달리 넉넉하다. DB메탈 내 건설사업부문의 올해 상반기 말 수주잔고는 480억원 규모다. DB그룹 내 DB하이텍의 경기 부천 및 충북 음성(상우) 공사와 함께 태영건설과 함께하는 '신경주역세권 공동주택2BL 개발사업' 등이 있다. 물적분할 이후 DB월드건설의 이름으로 수행할 예정이다.
DB그룹의 건설사 키우기 의지는 사명에서도 엿볼 수 있다. 코메란 사명에선 DB그룹뿐 아니라 건설사의 색깔을 찾긴 어려웠다. 하지만 물적분할로 신설할 사명인 DB월드건설에는 'DB'와 '건설'을 모두 넣었다. 그룹 차원에서도 건설업에 힘을 싣겠다는 것을 보여준 행보로 볼 여지가 있는 일이다.
DB그룹 관계자는 "코메의 경우 설립 후 자산 규모도 작고 수주 등에 어려움이 있었던 탓에 DB메탈과 합병을 통해 각자 독립적으로 경영을 해왔다"며 "건설사업이 어느 정도 인지도와 실적을 쌓아가고 있는 만큼 전문성을 갖고 성장하기 위해 물적분할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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