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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그룹, DB월드에 부동산 개발 역량 결집한다 DB메탈 합병 추진, 강원도 동해 포함 자산 활용…2023년 독립 건설사도 흡수 전망

신상윤 기자공개 2025-03-27 07:27:11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6일 07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B그룹이 부동산 개발업에 힘을 싣기 위해 DB월드와 DB메탈을 합병한다. DB메탈이 보유한 유휴 부동산을 개발해 수익을 창출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DB메탈은 자회사로 건설사인 DB월드건설을 거느리고 있다. DB그룹은 이번 합병 절차를 마치면 DB월드건설까지 흡수해 DB월드에 부동산 개발과 시공, 합금철 및 레저 등으로 기업가치를 올린다는 계획이다.

◇DB월드, DB메탈 흡수합병…동해 등 유휴 부동산 개발 추진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DB월드와 DB메탈은 전날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간 합병 계약을 체결했다. DB월드가 DB메탈을 흡수합병하는 내용이 골자다. DB월드와 DB메탈이 각각 1대 0.0362402의 비율로 합병한다. 양사는 오는 7월 1일을 합병기일로 관련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존속회사인 DB월드는 충청북도 음성군에서 27홀 규모의 골프자 '레인보우힐스CC'를 보유 및 운영한다. 다만 코로나 팬데믹 기간 급성장했던 골프 시장은 최근 들어 이용객 감소 등으로 위축되면서 DB월드도 지난해 매출액 199억원, 영업이익 29억원을 거두는 데 그쳤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18.8%, 영업이익은 61.8% 감소한 수준이다.

소멸회사인 DB메탈은 국내 합급철 1위 기업이다. 하지만 전방 철강산업의 수요 감소로 DB메탈은 지난 2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계속 기업의 불확실성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지난해 말 연결 기준 79.3% 수준의 자본잠식률을 기록한 DB메탈은 경영난이 지속됐다.

이에 DB그룹은 DB메탈의 합금철 사업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보유한 부동산을 활용, 개발사업을 영위해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으로 DB월드에 흡수합병을 결정했다. DB메탈은 강원도 동해시에 공장을 두고 있는 가운데 인근에 유휴 부동산이 향후 개발 사업 등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DB월드의 모회사 DB하이텍이 보유한 부지 활용도 가능하다.

DB월드는 DB메탈을 흡수합병해 앞서 골프장 개발, 산업단지 연계 개발 등의 경험을 살릴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구체적인 개발 계획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몇 년간 DB월드의 부동산 개발 사업은 전한 가운데 현재는 골프장 관리 등의 용역업무를 통해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DB월드건설 합병도 검토, 건설업 독립 법인 '분사→소멸→분사→소멸' 반복

이와 관련 DB그룹은 DB월드가 DB메탈 합병 절차를 마치면 DB메탈의 자회사인 건설사 DB월드건설과 추가 흡수합병을 검토하고 있다. DB월드건설은 2023년 12월 DB메탈에서 물적분할로 신설됐다. DB월드건설은 DB그룹 계열사 일감을 비롯해 일반 건축물 등 시공을 통해 지난해 기준 547억원 상당의 매출을 거뒀다.

일련의 절차를 마치면 DB월드는 DB메탈의 합금철 사업과 DB월드건설의 건설업 등을 모두 품게 된다. 지난해 기준 매출액만 따져보면 합금철 사업부문이 1455억원, 건설부문 547억원, 골프장 및 부동산개발 199억원 순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존속회사인 DB월드 경영진에 옛 동부건설 임원들이 집결하는 점엔 눈길이 쏠린다. 윤순균 대표를 제외하면 정인환 부동산연구소장 사장과 이원상 경영지원본부장 등이 옛 동부건설 출신들이다. 합병 후에는 DB월드 이사진에 김경진 DB월드건설 대표, 나민서 DB메탈 전략기획팀장이 합류한다. 김 대표도 옛 동부건설에서 많은 이력을 쌓았다.

DB월드의 DB메탈 흡수합병으로 최대주주는 바뀌지 않는다. 비상장기업인 양사의 최대주주는 모두 DB하이텍이다. DB월드의 경우 최대주주인 DB하이텍의 지분율은 기존 81.8%에서 72.1% 수준으로 변경되는 수준이다.

대신 DB월드 주주 구성은 다소 변화한다. 소멸되는 DB메탈 주주가 DB월드 신주를 교부받기 때문이다. DB월드 신규 주주로 합류하는 곳은 DB그룹 지주사인 DB아이앤씨(1.6%)와 DB인베스트(4.8%), DB스탁인베스트(1.3%) 등이다.

DB그룹이 DB월드를 통해 DB메탈, DB월드건설 등의 합병을 연이어 추진하면서 과거 힘을 실었던 건설업에서 달라진 전략을 보여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DB그룹의 창업주 김준기 전 회장은 1969년 미륭건설(옛 동부건설)을 모태로 성장했으나 몇 차례 위기 끝에 동부건설을 매각하면서 금융과 제조업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했다.

하지만 DB그룹의 건설업 진출 시도는 계속됐다. DB메탈에서 육성했던 건설업을 2020년 12월 '코메'란 법인으로 분사했다가 1년 만에 다시 합병했다. 이어 2023년 12월엔 DB메탈이 다시 DB월드건설을 분사했다. DB월드가 DB메탈 흡수합병 후 DB월드건설까지 흡수하면 건설업만 전문으로 영위하는 법인은 다시 소멸한다.

DB그룹 관계자는 "DB메탈이 보유한 유휴 부동산의 개발 역량을 더하기 위해 DB월드과 합병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그룹 내 부동산 사업의 통합과 시너지 창출 등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DB월드건설의 합병은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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