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로드 투 사우디]건설기계사업 캐시카우화, 네옴시티가 발판될까②사막지역 네옴시티, 콘셉트 X 무인 솔루션 입증기회 기대
강용규 기자공개 2023-11-14 07:36:53
[편집자주]
네옴시티 프로젝트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국내 기업들의 사업기회가 넓어지는 가운데 HD현대는 기업집단의 주요 기업들이 대부분 사우디아리비아와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등 관계가 유독 끈끈한 모습이다. 사우디는 범현대 기업들에게 창업주 정주영 명예회장이 '기적'을 남긴 특별한 땅이다. HD현대는 이 땅에서 다시 한 번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사우디와 관련한 HD현대 사업들의 전망과 과제를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9일 15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간 HD현대그룹의 건설기계사업은 그룹의 본업인 조선업과 캐시카우 정유업에 가려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다만 이 사업에는 '실적 안정성'이라는 가치가 있다. 2017년 옛 현대중공업의 4사 분할 이후 지주사 HD현대의 주요 자회사들 중 적자를 기록하지 않은 곳은 건설기계사업을 담당하는 HD현대건설기계가 유일하다.HD현대그룹 건설기계사업은 점유율과 수익성을 점차 개선하면서 그룹의 이익 안전판 역할을 넘어 새로운 캐시카우로 발돋움하는 중이다. 다만 자체 목표인 '글로벌 점유율 톱5'와는 아직 거리가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시티 프로젝트가 이 목표 달성의 발판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우디의 무인 건설기계 러브콜, 점유율 5% '쇼케이스' 될까
HD현대 건설기계사업 중간지주사 HD현대사이트솔루션에 따르면 매출 기준 2025년 글로벌 톱5 진입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점유율을 5%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글로벌 건설시장 조사기관 KHL에 따르면 2022년 5위인 미국 존디어의 매출 점유율이 4.9%였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현황은 어떨까. 지난해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사업자회사 HD현대건설기계는 1.2% 점유율의 세계 23위, 다른 사업자회사 HD현대인프라코어는 1.4%의 19위 건설기계회사로 각각 이름을 올렸다. 양사 점유율을 더한 2.6%는 11위에 해당한다.
글로벌 건설기계시장은 1위 미국 캐터필러와 2위 일본 고마쓰가 확연한 투톱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3~10위권에서는 2019년 9위 두산인프라코어(현 HD현대인프라코어)가 2020년 HD현대그룹에 매각되면서 두산밥캣과 점유율을 따로 집계하기 시작하면서 10위 바깥으로 나간 것을 제외하면 최근 몇 년 동안 새로운 기업의 10위권 진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처럼 고착화된 건설기계시장에 균열을 낼 비장의 무기로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무인 건설기계 솔루션 '콘셉트-X(Concept-X)' 시리즈를 준비했다. 글로벌 건설박람회에서의 시연을 통해 독일 뮌헨에서 8500km 떨어진 인천의 굴착기를 원격으로 조종하는 등 기술력도 검증했다.
남은 것은 콘셉트-X를 적용한 건설장비의 상업성 검증이다. 사우디 네옴시티 프로젝트가 무인 건설기계 상업성 검증의 거대한 '쇼케이스'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최근 업계에서 떠오르고 있다.
앞서 9월 이동욱 HD현대사이트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은 콘셉트-X2 솔루션의 시연회에서 기자들에게 "솔루션 도입을 위해 글로벌 건설사들과 협의 중"이라며 "특히 사우디가 네옴시티 프로젝트를 위해 이 솔루션의 도입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순조로운 수익성 개선세, 매출목표 달성시 더욱 '탄력'
사우디가 무인 건설기계를 원하는 이유는 네옴시티가 무덥고 건조한 사막 지역에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건설기계를 움직일 인간 작업자의 장시간 작업이 어렵다는 환경적 요인을 무인 건설기계로 극복해 작업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최근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투입될 대형 굴착기 30대와 대형 휠로더 50대를 수주했다. 앞서 8월에는 HD현대건설기계가 굴착기 12대와 휠로더 5대 등 총 50대 건설기계의 사우디 공급을 마쳤다. 사우디 측에서는 건설기계의 품질을 이미 입증했으니 신기술의 도입까지 원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상위권 건설기계기업들은 제각기 원격조종 건설기계를 개발 중이다. 그러나 원격조종에 자동화를 더한 무인 솔루션을 시연한 곳은 아직 HD현대사이트솔루션 뿐이다. 업계 관계자는 "네옴시티는 무인 솔루션의 '경쟁의 장'이 될 것"이라며 "HD현대사이트솔루션이 경쟁사들 대비 기술적 우위를 입증한다면 글로벌 5위권 진입을 위한 큰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8억5036억원, 영업이익 4644억원을 거뒀다. 글로벌 점유율 5%를 위한 매출 목표는 2025년 10조원이다. 매출 목표를 달성할 시 영업이익 증가율이 매출 증가율을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바라본다.
이는 HD현대인프라코어 인수 뒤 기존 HD현대건설기계와의 통합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HD현대그룹 건설기계사업의 영업이익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5% 안팎의 영업이익률을 보여 왔으나 올해 들어서는 2분기 11.3%를 기록하는 등 전례 없이 높은 수준의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
자연히 건설기계사업의 그룹 실적 기여도도 높아지고 있다. HD현대인프라코어 인수 연도인 2021년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영업이익 1770억원을 거둬 그 해 HD현대 연결 영업이익의 17.1%를 차지했다. 올들어서는 1~3분기 합산 영업이익 6636억원을 내 이익 비중이 39.6%까지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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