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연합회 차기 리더는]관 출신 다크호스 임영록 전 회장…당국 네트워크로 공백기 메운다재경부 차관 출신 금융지주 회장…KB사태 불명예 지워낼까
이기욱 기자공개 2023-11-13 08:20:20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0일 15시3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은 6명의 차기 은행연합회장 후보자들 중 유일한 관료 출신 인사다. KB금융 사장과 회장을 역임하며 민간에서의 경험도 쌓았으나 커리어 내 대부분의 시간을 공직에서 보냈다. 타 경쟁 후보들보다 금융당국과의 소통 부문에서 강점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짧은 기간 KB금융을 이끌며 우리파이낸셜(현 KB캐피탈),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를 이뤄내는 등 우수한 경영 역량을 보여주기도 했다. 다만 긴 공백기는 취약점으로 평가된다. 그는 'KB사태'로 인해 불명예스럽게 KB금융 회장직에서 내려온 이후 약 9년 동안 금융권에서 이렇다 할 이력을 만들지 못했다.
◇20회 행시로 공직 진출…한·싱가포르 FTA 주역 등 활약
임 전 회장은 1955년 강원도 영월 출생으로 경기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사범대 국어교육학과를 나왔다. 만 68세로 6명의 후보들 중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만 69세) 다음으로 나이가 많다.
1977년 20회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했다. 재정경제부에서 은행제도과장, 국고과장, 경제협력국장 등을 지냈다. 2004년 노무현 정부의 국장급 인사 교류 방침에 따라 외교통상부 다자통상국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당시 주변에서는 경제 관료로서 경력이 끝난 것이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한·싱가포르 자유무역협정(FTA)의 주역으로 활약하며 위기를 기회로 살렸다.
이듬해 재경부 금융정책국장으로 '금의환향'하는데 성공했다. 외교부에서는 떠나는 그에게 국가훈장인 홍조근정 훈장을 수여했다. 이후 재경부 차관보, 정책홍보관리실장 등을 거쳐 2007년 7월 재경부 2차관에 올랐다. 당시 진행 중인 한·미FTA, 남북경제협력 협상의 적임자로 발탁됐다. 서울대 상대나 법대가 아닌 사범대 출신이 재경부 차관까지 오른 것은 흔치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2008년 이명박 정부로 정권이 바뀌었고 단 6개월만에 차관 자리에서 내려오게 됐다. 공직을 떠난 후 1년 6개월동안 한국금융연구원 초빙 연구위원으로 활동했다. 2010년 대통령이 의장으로 있는 국민경제자문회의 민간위원으로 임명되며 이명박 정부와도 인연을 맺었다. 같은 해 8월 KB금융은 임 전 회장을 임기 3년의 KB금융 사장에 선임했다.
◇일본 불법대출·카드 고객 정보 유출 등 사건 다수…주전산기 교체 갈등으로 해임
금융권에 화려하게 복귀했지만 기대만큼 존재감을 드러내지는 못했다. 이명박 정부 '금융 4대 천왕'으로 불렸던 어윤대 당시 KB금융 회장의 그늘이 너무 짙었기 때문이다. 2013년 어 회장의 임기 만료 시점이 가까워질 때쯤 차기 회장 후보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병덕 당시 KB국민은행장과의 치열한 경쟁 끝에 KB금융 회장에 선임됐다. 하지만 시작부터 불운이 이어졌다. 2013년 9월 국민은행 도쿄지점 불법대출 사건이 발생했다. 검찰과 한국, 일본 금융당국으로부터 수사를 받았다.
11월에는 국민주택채권 위조사건도 일어났다. 국민은행 직원들이 국민주택채권을 위조한 후 90억원을 현금으로 바꿔 횡령한 혐의가 불거졌다. 이듬해 1월에는 사상 최대 규모의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 사태에 KB국민카드와 국민은행이 휘말렸다.
'KB사태'가 불거지며 자리에서 내려왔다. 임 전 회장은 국민은행 전산시스템 교체 문제로 이건호 당시 KB국민은행장과 갈등을 겪었다. 결국 금감원은 임 전 회장과 이 전 행장에게 중징계를 내렸다. 이 전 행장은 자진 사퇴했고 임 전 회장은 KB금융 이사회로부터 해임됐다.
다만 임 전 회장은 현재 KB사태 리스크를 털어냈다. KB금융그룹의 전산사업 납품 비리에 대해 수사하던 검찰은 2015년 1월 임 전 회장에 대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은행연합회장으로 금융권 복귀가 이뤄진다면 과거 명예를 완벽히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파이낸셜·LIG손보 인수 등 성과…현 주요 금융관료보다 기수 높아
온갖 악재 속에서도 임 전 회장은 KB금융 회장으로 있는 짧은 기간동안 굵직한 성과를 창출했다. 2014년 초 우리파이낸셜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했으며 LIG손보 지분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 체결도 이뤄냈다.
은행연합회장으로서 임 전 회장의 최대 강점은 금융당국과의 네트워크다. 행시 20회 출신인 임 전 회장은 현 정부 내 어떤 주요 금융당국 인사들보다 기수가 높다. 추경호 기재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와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행시 25회 출신이며 최상목 경제수석은 행시 29회다.
관료 출신인 다른 금융권 인사들도 마찬가지다. 김광수 현 은행연합회장은 행시 27회며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24회,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26회다.
다만 2014년 이후 오랜 기간 금융권을 떠나 있었다는 점은 취약점으로 평가된다. 같이 후보군에 올라와 있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아직 현직에 남아 있으며 조용병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까지 경영 일선에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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