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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플래닛은 지금]SKT 유산으로 견고했던 금융손익, 자체 포폴 구축 시점⑤12년간 누적 6500억 이상 취득, 모기업 SK스퀘어 존재는 한계 요소

이민우 기자공개 2023-11-15 10:34:24

[편집자주]

SK플래닛이 플랫폼 사업을 품고 SKT에서 독립한 지 어느덧 13년 차를 맞았다. 사업 규모와 구조는 병합과 분할, 재무개선을 거치며 초기 대비 크게 변화됐다. 하지만 출범 당시 내세웠던 중장기 사업성, 잠재력 발굴에 집중하겠다는 포부는 여전하다. 플랫폼과 커머스를 거쳐 블록체인 등 웹3 산업에도 손을 뻗고 있는 SK플래닛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4일 07: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플래닛은 지난 시간 영업손실을 겪으면서도 당기순손익 등에선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SKT로부터 분리 시 가져온 사업과 투자 포트폴리오를 처분해 재무제표 상 높은 금융손익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지난 12년 간 SK스퀘어가 투자자산, 배당금 수익 등으로 얻은 금융손익은 6500억원 이상이다.

지난해 막대한 배당금을 가져다 준 케이넷문화컨텐츠투자조합 탈퇴로, SK플래닛은 SKT 시절 유산을 대부분 털어냈다. 2021년 베르티스 등을 포함해 본격적으로 자체 투자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시기를 맞은 셈이다. 다만 크래프톤 주식 중간배당에서 보듯 투자전문사 SK스퀘어를 모기업으로 둔 점은 SK플래닛의 자체 투자 구조에 한계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년 2000억 배당금 수익, 12년 누적 금융손익 6500억 이상

SK플래닛은 지난해 금융수익으로 총 2022억원을 벌었다. 같은 기간 투입된 금융비용은 27억원으로 총 금융손익은 1995억원 수준이다. 이는 과거 투자했던 케이넷문화컨텐츠투자조합을 전년 탈퇴한 영향이다. 탈퇴 직후 배당에 따라 국내 게임사 크래프톤의 상장주식 108만5600주를 취득했기 때문이다.

크래프톤 주가는 지난해 말 종가 기준 주당 16만8000원 수준이며, SK플래닛 취득 당시엔 총액 2000억원에 준하는 수준으로 형성돼 있었다. SK플래닛은 이를 전부 모기업인 SK스퀘어 측으로 현물배당 처리했다. 그룹 내 투자전문회사인 SK스퀘어의 포트폴리오의 리밸런싱에 힘을 실으려는 결정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외에도 2011년 출범 이후 SK플래닛의 표면적인 금융손익 실적은 전반적으로 영업성과 대비 우수했다. 2011년과 2012년, 지난해 정도를 제외하면 금융손익이 영업손익을 모두 앞질렀다. 이는 SKT에서 분할 당시 가져온 투자 포트폴리오와 자회사 등을 사업 조정 과정에서 매각하거나 현금화했던 덕분이었다.

분할과 사업 매각 등을 통해 가장 많은 금융손익을 벌어들였던 것은 2016년이다. SK플래닛은 당시 보유했던 로엔 지분 15%를 카카오에 넘겼다. 로엔 매각 과정에서 대금이 2000억원 상당 현금과 1500억원 규모 카카오 주식으로 지불됐다.

이를 바탕으로 SK플래닛은 지난해를 포함한 12개 사업년도 동안 6553억원에 달하는 누적 금융손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영업손익이 이커머스 사업의 적자 등 영향으로 누적 7785억원의 마이너스를 거둔 것과 대비된다.

◇투자전문 모기업 SK스퀘어 존재감, 자체 포폴 계획엔 한계

앞서 언급된 것처럼 지난 12년간 발생한 SK플래닛 금융수익은 상당수 과거 SKT 분할 당시 가져온 투자자산에서 출발했다. 2016년 등에 매각된 로엔 지분의 경우 과거 2008년 SKT에서 사들였다. 지난해 크래프톤 주식 성과를 낸 케이넷문화컨텐츠투자조합 역시 2008년 SKT에서 259억원을 출자해 지분을 확보했던 포트폴리오였다.

SKT 시절 자산에서 파생된 배당금수익, 투자자산처분이익 등은 지난 12년간 총 6400억원 이상에 달한다. 이를 감안하면 출범 이후 SK플래닛의 금융손익은 1300억원 이하로 쪼그라든다. 모기업이 SK스퀘어로 옮겨지며 지분상 독립했으나 지난해까진 아직 과거 SKT의 우산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SK플래닛은 케이넷문화컨텐츠투자조합 탈퇴로 과거 굵직했던 SKT 시절 투자자산을 거의 다 처분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의 금융손익 규모는 SK플래닛 이름의 투자와 처분으로 이뤄지게 됐다. 아직 SK플래닛의 투자 규모는 크지 않다. 지난해 기준 현금성자산이 387억원 정도로 적극적인 투자 활동에 나서기엔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SK플래닛은 지난해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유출액 중 86억원을 장단기투자자산 취득에 사용했고, 종속기업 및 관계기업 투자 취득에 94억원만 썼다. 2021년에는 150억원에 유방암 진단기기 개발업체 베르티스 지분을 10% 확보했다. 지난해와 2021년 꼬박 150억원 내외 금액을 쓴 셈인데 올해 지난 3년 흑자세를 이어 영업이익 규모를 늘리면 투자 여력도 한숨 돌릴 전망이다.

다만 모기업을 투자 전문사인 SK스퀘어로 두고 있는 점은 SK플래닛의 자체적인 투자에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크래프톤 주식 배당 사례에서 보듯 향후 투자한 포트폴리오가 중간 배당 형식으로 SK스퀘어에 전입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불어 기업공개(IPO) 순위에서도 상대적으로 SK스퀘어 내 다른 산하 포트폴리오에 밀려있는 만큼 자본시장 진입을 통한 재원 마련 가능성도 낮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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